'독전2' 오승훈의 '성덕' 일지 [인터뷰]

서지현 기자 2023. 11. 26.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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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전2 오승훈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관객에서 세계관 속으로, 배우 오승훈이 '독전2'에 녹아들었다.

지난 2018년 개봉한 영화 '독전'에 이어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독전 2'(연출 백종열)는 용산역에서 벌인 지독한 혈투 이후, 여전히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조진웅)와 사라진 락(오승훈), 다시 나타난 브라이언(차승원)과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에서 온 큰칼(한효주)의 독한 전쟁을 그린다.

오승훈은 작품 공개 소감에 대해 "제가 반응을 찾아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이야기를 듣긴 했다. 공개된 것만으로도 기분이 너무 좋다. 긴장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홀가분하다"며 "저는 스스로 늘 만족을 못하는 스타일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보신 분들이 '한 작품을 온전히 끌고 간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셔서 다행인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기도 했다"고 전했다.

독전2 오승훈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앞서 '독전'은 배우 류준열이 락을 연기한데 이어 시즌2에서는 오승훈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오디션 단계부터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것으로 유명한 오승훈은 그렇게 새로운 락으로 합류하게 됐다.

이에 대해 오승훈은 "처음엔 회사를 통해 영상 오디션을 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거기에 1000명 정도가 지원한 것 같다. 감독님이 대면 오디션을 보신 건 300명 정도로 알고 있다. 그렇게 최종까지 한 달 반에서 두 달 정도 걸렸다. 감독님은 5번 정도 뵌 것 같다. 그 기다리는 과정과 반복되는 오디션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전엔 관객으로 '독전'을 봤다면, 이번엔 그 세계관에 녹아들어야 했다. 오승훈은 "저는 '독전'을 굉장히 사랑한 관객이다. 3번이나 극장에 직접 가서 봤다. 류준열 선배도 너무 좋아한다. 선배와 한 캐릭터를 같이 나눈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고, 행복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같은 타임라인을 다루고 있는 영화지만 락의 미션은 달라진다. 저에게 주어진 락만 쳐다보려고 했고, 감독님도 그것을 원하셨다. 제가 오디션에 통과하고 난 뒤 바로 감독님을 찾아가 '어디가 시작점인가요'라고 물었고, 감독님은 '텍스트에 쓰인 것부터'라고 답해주셨다. '너로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해주셔서 그때부터 용기를 얻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가장 큰 숙제는 관객들이 시즌1과 시즌2의 락 사이 간극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오승훈만의 락을 그려내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오승훈은 "락이 가진 색채의 톤은 지켜줘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이 인물 자체를 검은색이라고 치면, 제가 빨간색으로 바꿔버리는 것은 조금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어차피 정서가 같은 인물이었고, 그 친구가 살아온 삶은 같다. 그렇게 생각하면 색깔이 크게 변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제 생각대로 했을 때 벗어나는 지점이 있었다면 조금씩 다듬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정서적인 부분에서의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독전2 오승훈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특히 '독전' 첫 번째 이야기가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새롭게 투입되는 배우 입장에선 큰 부담감이 있었을 터다. 그중에서도 오승훈은 주인공을 이어받으며 상상도 못 할 중압감을 홀로 버텨내야 했다.

오승훈은 "살도 많이 뺐다. 정신적으로 부담이 컸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을 해서 체력을 많이 키웠다. 단순한 이야기지만, 체력이 안되면 멘털적으로 흔들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운동을 많이 했다. 조금 더 예민하게 보이고 싶었던 지점이 있었다"며 "솔직히 말씀드리면 너무 부담됐다. 저도 좋아하는 영화이고, 좋아하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더 냉정해지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다. 락을 연기하면서 그 안에 진정성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제가 연기하는 그 순간 속에서 단 한순간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 부분에선 만족스러웠다"고 이야기했다.

극 중 오승훈이 연기한 락은 자신의 삶을 오로지 이선생(Tzi ma, 티지 마)을 쫓는 데 바친다. 마침내 이선생과 마주한 락은 그를 죽이고, 자신을 괴롭히던 그 모든 굴레에서 벗어난다.

락의 마음속 짐을 풀어놓는 장면이나, 이선생의 최후가 담긴 해당 신에 대해 오승훈은 "선배와 연기하며 너무 신선한 충격들을 많이 받았다. 락은 이선생에게 무의식적으로 위로받고 싶었을 거라 생각한다. 이 사람이 일말의 사람이었다면, 조금의 위로를 받았겠지만 결국 아무것도 해소되지 않았다"며 "어차피 죽이러 간 락의 입장에선 이 사람이 조금이라도 사람 같은 말을 했다면 조금의 해소가 됐겠지만, 너무 허탈했다. 저도 이 장면을 연기하면서 허탈하고, 공허하고, 연기가 끝나고 나서도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오승훈은 "사실 시즌2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락이 이선생이 아니라는 것이 너무 놀라웠다. 동시에 그걸 오픈하고 가는 것도 놀라웠다. 그런 부분에서 락의 삶이 궁금해졌다. 왜 그렇게 이선생인 척하고 위험하게 살아왔는지 집중하게 되더라"고 덧붙였다.

관객에서 이야기의 중심까지, 오승훈은 그렇게 '독전' 세계관에 발을 들였다. 이에 대한 소감에 대해 오승훈은 "웅장했다"는 한마디 말로 표현했다.

이어 "마지막 장면은 노르웨이에서 촬영했다. 실제로 노르웨이가 주는 '홀리함'이 있는 것 같다. 텅 비어있는 공간과, 그 순간 조진웅 선배와 눈을 맞추고 교감하는 순간이 정말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조진웅 선배는 제가 던지는 말의 서브텍스트까지 다 느끼고 계셨다. 선배의 눈을 보면 원호와 락으로 주고받는 게 느껴졌다. 그 순간이 영광스러웠다"고 이야기했다.

독전2 오승훈 인터뷰 / 사진=넷플릭스 제공


다만 '독전2'는 시즌1에서 그려진 이선생의 정체를 다시 한번 비틀며 일각에선 '설정 구멍'이라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이로 인해 호불호 평가가 쏟아졌다.

오승훈은 "속상하다. 다만 그게 전부다. 무엇보다 감독님이 너무 큰 상심을 안 하셨으면 좋겠다. 저는 억울하기보단 그저 감사한 기회고, 큰 책임감을 갖고 있다. 그건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분들의 판단이기 때문에, 제가 억울함을 느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그저 열심히 연기하며 나아가려고 한다. 그것에 대해 너무 큰 실망을 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건 저의 몫이 아니다. 그저 열심히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낼 뿐"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아울러 오승훈은 "'독전2'를 통해 베테랑 선배들에게 현장에서 정말 많이 배웠다. 감독님이나 스태프분들을 대하는 애티튜드부터 주인공으로서 끌고 가시는 태도 등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며 "일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지치고 힘들 수도 있지만, 늘 순수하고 천진한 이 마음 그대로 오래오래 진정성 있는 배우로 존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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