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인' 김서안 "남궁민 칭찬에 뿌듯…새로운 매력 보여줬죠"

조은애 기자 2023. 11. 2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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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서안이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VAST엔터테인먼트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MBC 드라마에 제가 나온다니 설렘 반 긴장 반이었는데 막상 보려니까 부끄럽더라고요.(웃음)"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 역사 멜로 MBC 금토드라마 '연인'이 지난 18일 뜨거운 인기 속 종영했다. '연인'에서 기생 영랑 역으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배우 김서안은 2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포츠한국 사옥을 찾아 지상파 데뷔작을 선보인 소감을 밝혔다.

"영랑 역으로 오디션을 봤고 한 번에 합격 소식을 들었어요. 오디션 때 영랑이 처음 기생이 돼 장현과 만나는 장면을 보여드렸는데 저한테서 나오는 에너지를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오디션 직전까지 정말 떨렸는데 감독님께서 친근하게 해주셔서 긴장감을 내려놓고 준비한 걸 다 보여드릴 수 있었죠."

영랑은 이장현(남궁민)의 본거지 의주의 기생집 어린 기생이다. '새벽 이슬처럼 영롱하고 초롱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처럼 해사하고 맑은 외모에 당차고 씩씩한 성격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귀엽고 당돌한 매력으로 극에 활기를 더한 것은 물론 후반부에는 깊이 있는 감정선까지 보여주며 몰입감을 더했다.

"온갖 고난과 역경 끝에 변화하고 성장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초반엔 어린 나이에 어울리게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색채감이 강렬한 노란색 한복을 입고 등장했고요, 뒤로 갈수록 고난을 겪다보니 메이크업을 거의 안 했어요. 특히 의주 사투리를 써야 하는 캐릭터라 말투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완벽하게 구현하긴 어려워도 의주 사투리가 나오는 드라마를 보면서 열심히 공부했어요. '사랑의 불시착' 같은 작품이요. 다들 북한말 같다고 하더라고요.(웃음)"

특히 장현과 영랑의 에피소드는 '연인'의 큰 줄기 중 하나였다. 포로로 잡혀갔던 영랑은 위기를 딛고 일어난 데 이어 역모의 누명을 쓰고 내수사 일행에게 쫓기던 장현을 아무 조건 없이 도우며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마냥 해맑은 친구였는데 포로로 잡혀가면서 상황이 달라졌죠. 그 안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의지하고, 또 나중엔 장현에게 의지했을 것 같아요. 또 장현에게 은혜를 입었기 때문에 나중에 장현이 위기에 처했을 때 '내가 목숨을 걸어서라도 구해줘야겠다'고 다짐했을 거예요. 정말 필요한 순간에 도와준 장현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니까요. 반대로 장현에게도 영랑은 차마 외면할 수 없는, 눈에 밟히는 존재였을 거라 생각하면서 연기했어요."

영랑, 장현이 결정적인 순간 서로를 위로하며 따뜻한 관계를 쌓은 것처럼, 김서안도 촬영장에서 남궁민을 믿고 의지하며 역할에 대한 고민을 풀어나갔다. 남궁민 역시 김서안에게 다정한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엄청 따뜻한 분이에요. 첫 촬영 전날 선배님께 어떤 말을 건넬지 혼자 시뮬레이션을 돌렸는데 결국 한마디도 못했어요. 근데 선배님이 먼저 '영롱 초롱 영랑이야?' 하고 말을 걸어주시더라고요. 촬영 끝나고는 '떨지도 않고 잘했다'고 칭찬해주셨어요. 사실 엄청 떨렸는데 안 그런 척 했죠.(웃음) 선배님 연기하실 때 뒤에서 모니터를 보면서 많이 배우기도 했어요. 나도 저렇게 살아있는 눈빛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올해로 데뷔 5년 차 신예인 김서안은 풋풋한 매력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연인'의 중요한 순간들을 책임졌다. 이에 이번 작품 속 가장 사랑스러운 신스틸러로 불릴 만큼 큰 호응을 얻었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배우의 길을 두고 고민한 시기가 있었다. 그때 연기를 그만뒀다면 김서안표 영랑은 탄생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중3 때쯤 길거리 캐스팅이 돼 연기 수업을 받기 시작했어요. 그때 연기에 흥미가 생겨서 성신여대 연극영화과로 진학했는데 진로에 고민이 많았어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었겠죠. 친구들은 하나둘 취업하고 자리 잡기 시작하는데 '계속 연기하는 게 맞나?' 싶었어요. 그래서 대학교 졸업 전에 1년 정도 쉬면서 머리도 확 짧게 자르고 여러 가지 일을 접해보기도 했어요. 근데 결국 돌고 돌아 연기더라고요. 혼자 여기저기 프로필 돌리느라 엄청 뛰어다녔어요. 그러다 우연히 오디션 기회를 얻은 작품으로 데뷔하게 됐어요."

2019년 네이버TV '세상 잘 사는 지은씨2'로 데뷔한 김서안은 웹드라마 '또 한 번 엔딩', '소녀의 세계', '썸웨이' 등으로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채워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순재 연출작인 연극 '갈매기'의 주인공 니나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큰 호평을 얻었고, 올해 초에는 현빈, 이연희 등이 소속된 VAST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으며 더욱 활발한 활동을 준비 중이다.

"영랑을 연기하면서 '자연스러웠다'는 말이 제일 듣고 싶었어요. 해맑은 모습부터 아주 깊은 감정까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작품이라 만족해요. '박화영', '어른들은 몰라요', '지금 우리 학교는' 같은 작품들을 정말 재밌게 봤어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외면하는 이야기, 인간적이면서도 리얼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라면 센 캐릭터도 자신 있어요. 눈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요, 앞으로도 눈으로 표현하는 배우로 더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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