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우 “‘빅슬립’으로 확신을 얻었죠”[인터뷰]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skyb1842@mkinternet.com) 2023. 11. 26.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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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우가 ‘빅슬립’에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사진|찬란
중학생이었던 소년은 어느새 훌쩍 자랐다. ‘빅슬립’으로 조금 더 진지하게 연기의 힘을, 매력을 알게 됐다는 배우 최준우(18)를 만났다.

최준우는 영화 ‘빅슬립’(감독 김태훈)에서 새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다 거리로 나온 가출 청소년 길호를 연기했다. 김태훈 감독이 10대 청소년을 위한 예술 강사로 일하던 당시의 경험을 녹여낸 ‘빅슬립’은 우연한 계기로 함께 머물게 된 기영(김영성 분)과 길호(최준우 분)가 서로를 구원하고 치유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최준우는 “중학교 2학년 때 촬영했다. 고등학교 2학년 시점에서 개봉해서 보여드리게 돼서 애틋하고 감회가 새롭다. 제 학창 시절을 같이 보낸 느낌이라 의미가 깊다”며 ‘빅슬립’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몇 년 전, 지금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오디션으로 길호 역을 거머쥔 최준우는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 ‘빅슬립’ 제작진 덕에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고 했다.

그는 “당시 긴장을 많이 했는데 다들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줘 여러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뭔가 좋은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렇게 ‘빅슬립’의 길호가 됐지만, 주연으로서 무게감은 컸다. 쉽지 않은 길호를, 어떻게 잘 표현해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

최준우는 “오디션 때와 달리 첫 대본을 받았을 때 마음은 복잡했다.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고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깊은 캐릭터를 보여줘야 했고 자연스럽게 보여줘야 했다. 그래서 내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최준우는 주연의 무게감을 딛고 진짜 길호로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사진|찬란
“진짜 길호이고 싶었다”는 최준우는 김태훈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열심히 대본을 탐구했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빅슬립’ 팀과 연습 시간을 보낸 것도 도움이 됐다.

그는 “길호는 가출 소년이었고 아픔을 가진 친구였다. 미성숙하지만 내면이 강한 친구라고 생각했다”며 “감독님과 김영성 선배와 촬영 전 연습을 하면서 만들어 갔고, 감독님이 켄 로치 감독의 ‘달콤한 열여섯’을 추천해 줘서 참고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감독님이 촬영 현장에서 제가 잘했든 못 했든 바로 반응하기보다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게 맹렬한 눈빛으로 디테일하게 봐줬다”며 “특히 경찰서 신은 길호의 억울함이나 울분, 그 복잡한 그 감정을 어떻게 끌어올릴지 고민이 됐다. 다양하고 복잡한 길호의 감정을 표현하는 게 어려웠는데 감독님이 냉정하게 현장에 절 던져놓고 길호가 될 수 있는 시간을 줘서 해낼 수 있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길호와 함께 ‘빅슬립’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한 배우 김영성과 호흡은 어땠을까.

최준우는 “저는 아역이고 김영성 선배는 성인이라 어떻게 궁합을 맞춰야 할지 생각했는데, 현장에서 같이 연기하고 있으면 되게 편했다. 쉽지 않은 감정이었지만 다들 편하게 해줬다. 스태프들도 저희 연기를 보고 다 같이 하나의 감정으로 울고 웃었던 현장이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굴 안에서 김영성 선배가 쇠 파이프를 들고 찍는 신이 있는데, 그 연기를 촬영 전 연습실에서 한 적이 있다. 정말 그냥 방이었는데, 그 작은 공간에서도 연기를 막힘없이 보여주더라. 그렇게 계속 던져주니까 저도 선배의 연기에 따라 길호로 호흡을 할 수 있었고 많은 걸 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최준우가 자신에게 ‘빅슬립’이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 밝혔다. 사진|찬란
연기를 시작한 지 어느새 10년이 됐다. 초등학교 담임 선생의 “감정이 다르다”는 한 마디가 최준우를 연기자의 길로 이끌었고, 공익 광고를 시작으로 우연히 독립 영화 ‘우리들’을 오디션을 보게 되면서 첫 주연을 맡은 영화 ‘흩어진 밤’ 등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그는 “처음에는 신나게 시작했고 천진난만했던 것 같다. 어렸을 때 TV를 보는데 차인표 선배님이 컴패션과 같이 기부하고 사람들을 돕는 게 멋있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연기를 하면서 배우는 되게 많은 직업과 감정을 연기하고 겪어볼 수 있다는게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연기를 할 때 자유롭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은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저도 많은 돈은 아니지만, 해외 아동을 후원하고 있다. 차인표 선배님처럼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다 잘하는 류준열 형 같은 배우가 되고 싶기도 해요. 언젠가 한 작품에서 만났으면 좋겠다”며 “미술과 패션에도 관심이 많고 운동도 좋아하고 특공 무술 3단이라 기회가 된다면 액션도 해보고 싶다. 진짜 그 사람 같은, 진짜 같은 연기를 해보고 싶다”며 열정을 드러냈다.

“이 길이 맞는지 고민하고 있을 때 ‘빅슬립’을 만났고, 연기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자유롭게 연기 해보고 싶었고 진지하게 파고들어 연기했다. 제가 조금 더 진지하게 연기를 생각하게 해준, 확신을 준 작품이기도 하다. 저희 영화는 지치고 힘들고 잠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겨울 ‘빅슬립’으로 따뜻함을 느껴보셨으면 좋겠다. 전 이제 곧 고3이라 당분간은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웃음)”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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