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근의 병영터치] "2016년 광명성4호는 나흘간 신호"…이번엔?
"진짜 정찰 사진인지는 몇개월 지켜봐야…저장사진 기만 송신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2012년엔 쓰레기 덩어리 하나 올린 정도였고, 2016년엔 나흘가량 신호가 잡혔다가 끊겼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6일 북한이 2012년 12월 광명성 3호 2호기와 2016년 2월 광명성 4호 위성을 각각 발사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우주궤도를 돌던 광명성 3호 2호기는 지난 9월, 광명성 4호는 지난 7월 각각 지구로 낙하하면서 모두 소멸했다.
앞서 북한은 1998년부터 장거리 로켓을 이용해 총 6차례의 위성체 궤도 진입을 시도했고, 이 가운데 2012년과 2016년 두 차례 궤도에 올렸다.
무게 100㎏의 광명성 3호 2호기는 궤도에는 진입했으나 위성 송출 신호가 아예 없어 위성체로 보기 어렵다. 당시 북한은 광명성 3호 2호기가 보내온 자료를 기상예보 등에 사용하는 실용위성이라고 주장했다.
무게가 최대 200㎏으로 추정된 광명성 4호는 2016년 2월 7일 발사된 이후 나흘가량 위성 송출 신호가 잡혔다가 끊어진 뒤로는 더는 아무런 신호를 송출하지 않았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북한은 광명성 4호에 지상 관측용 카메라와 통신 장비가 탑재됐다고 주장했으나 이 위성이 찍은 사진이나 영상을 한 번도 제시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난 21일 발사해 궤도에 진입한 첫 번째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는 위성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까.
군과 정부 당국자들은 만리경-1호의 정상 작동 여부는 금주 초에나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 당국자는 "애초 주말로 예상했으나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면서 "한미가 공동으로 작동 여부를 분석 평가해야 하는데 미국 측에서 굉장히 신중하게 분석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북한 위성체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는 앞으로 며칠 내로 알 수 있다"면서 "다만, 북한이 이번 위성체가 찍은 사진을 공개할 경우 그 진위는 몇 개월 지켜봐야 가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위성이 찍은 사진이라고 주장해도 기술적으로 얼마든지 기만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서 "예를 들어 미리 찍은 사진을 위성체에 내장했다가 그 사진을 지상으로 전송하는 방법으로 기만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발사된 만리경-1호는 약 500㎏ 무게로, 고도 500여㎞의 저궤도를 돌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군 관계자들은 만리경-1호가 하루 세 차례가량 한반도 상공을 지나갈 것으로 추산했고, 미국의소리(VOA)는 하루 2~4회 지나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만리경-1호에 1차 발사 때와 같은 성능의 카메라를 달았고, 정상 작동한다면 흐릿하거나 흔들리는 수준의 사진을 찍을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지난 5월 북한의 1차 발사 때 인양한 낙하물을 분석한 결과, 당시 정찰위성에 장착된 카메라의 해상도가 3m급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하고, 군사적 효용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 정찰위성은 촬영한 영상이 1m 미만의 물체를 파악할 수 있는 서브미터 해상도는 돼야 한다.
우리 군이 오는 30일 발사하는 정찰위성의 해상도는 0.3m 수준으로 알려졌다. 해상도 3m급으로 추정되는 북한 정찰위성과 비교하면 100배가량 정밀한 영상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에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고성능 카메라로 교체했다면 지난 5월 평가 때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는 만리경-1호가 정상 작동하고 이 위성이 찍은 사진을 북한이 공개하면 한미 군 당국의 정밀한 판독을 거쳐서 알 수 있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공중에서의 정찰 능력이 뒤처진 북한은 남측의 군사 및 국가 기간 시설 등에 대한 세밀한 정보를 수집하고자 정찰위성 개발에 전력을 쏟았다. 북한으로서는 이라크전 등 최근 전쟁 양상이 '먼저 보고 때리는' 데에서 승패를 가리는 만큼 정찰위성의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관영매체가 만리경-1호 발사와 관련해 "김정은 동지께서는 이제는 만 리를 굽어보는 '눈'과 만 리를 때리는 강력한 '주먹'을 다 함께 자기 수중에 틀어쥐었다고 하셨다"고 전한 것은 이를 잘 말해준다.
여기에다 남측이 정찰위성 5기를 2025년까지 전력화하고, 수십기의 소형 위성까지 쏘아 올릴 계획을 추진하고 있고, 미국의 SBIRS(신형 조기경보위성) 등 여러 첩보위성이 수집한 북한 전역에 대한 위성정보를 남측과 실시간 공유하는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 등이 북한의 조급증을 더 키웠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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