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불호도 아닌 불호 '독전2'…빛바랜 호연 [N초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독전2'(감독 백종열)는 최근 한국 영화 중에서도 만듦새 측면에서 보기 드문 혹평을 받고 있다. '독전2'는 52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던 '독전'(감독 이해영)의 속편으로, 용산역에서 벌인 지독한 혈투 이후, 여전히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조진웅 분)와 사라진 락(오승훈 분), 다시 나타난 브라이언(차승원 분)과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에서 온 큰칼(한효주 분)의 독한 전쟁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다.
'독전2'는 전편의 엔딩인 용산역 혈투 이후부터 원호와 락의 노르웨이신 사이 이야기를 미드퀄 형식으로 담았다. 1편의 엔딩은 한발의 총성이 울리면서 원호와 락 둘 중 누가 생존했을지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이야기가 마무리됐다. 당시에도 독한 캐릭터에만 기댄 엉성한 이야기와 불분명한 결말에 대해서 호불호가 갈렸지만, 그럼에도 1편의 미덕은 결말 해석이 관객의 몫이었다는 데 있었다.
속편은 1편에서 밝혀진 이선생의 정체를 또 한번 뒤집고 원호와 락의 생존 여부에 대해 명확히 드러낸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전개가 전편의 매력을 퇴색시켰다는 게 공통된 평가다. 이선생의 등장 또한 허무하게 그린 점을 차치하더라도 결말에 도달하기까지 서사의 촘촘함과 깊이, 세계관의 확장을 보여주기 보다, 과한 설정과 캐릭터들로 관객들이 이야기에 스며들기 어렵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각 인물들의 과거 이야기를 푸는 과정과 사건이 발생한 이후 시점을 다시 되돌리는 장면들이 지나치게 뒤죽박죽 나열되는가 하면 맥을 끊는 흐름이 계속되면서 몰입도도 반감됐다.
'독전2'는 관객들의 진짜 궁금증과 전혀 다른 노선으로 완성되면서 영화 기획과 설계 자체에 의문을 갖게 되는 결과를 불러왔다. 이는 호불호가 갈린 정도가 아닌 불호로 평이 쏠리는 결과까지 보여줬다. 전편 또한 탄탄한 스토리로 호평을 받은 것이 아닌 진하림과 보령을 연기했던 고(故) 김주혁과 진서연의 파격적인 열연으로 호평을 끌어내면서 화제가 됐기에, 주요 캐릭터들을 연기했던 배우들이 없는 속편은 관객들로서 진입하기가 좀처럼 어려웠다. 또한 모든 캐릭터들의 구심점이 돼줬던 락 역은 류준열이 아닌 오승훈이 연기하면서 두 배우는 자연스레 비교선상에 놓일수밖에 없었다. 속편에서의 새로운 인물이라 볼 수 있었던 큰칼 캐릭터 역시도 억지로 끼워넣은 캐릭터로 비쳐졌다.
유일한 장점은 배우들의 호연이다. 조진웅부터 오승훈까지, 이들 모두 연기력에는 이견이 없는 배우들로 알려져있다. 개연성 없는 이야기 속에서도 이들은 자신의 캐릭터에 몰입한 모습을 보여줬다. 조진웅은 전편의 원호와 이질감이 없는 감정선을 드러낸다. 다시 원호에 깊이 몰입한 열연이다. 전편에선 특별출연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던 브라이언 역의 차승원은 쇠약하지만 복수심과 내면의 악 만큼은 더욱 독해진 악역으로 또 한번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오승훈 또한 독한 캐릭터들 사이 구심점을 잡아야 하는 역할에 대한 적절한 해석을 보여줬다.
국내에서의 혹평에도 '독전2'는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1편과 2편을 모두 끌어온 주연배우인 조진웅은 최근 인터뷰에서 "(넷플릭스라서) 관객수에 대한 부담감은 다르다"면서도 영화에 대한 일부 관객들의 평가에 대해 "영화는 주관적인 해석으로 이뤄진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뭔가 아쉬울 것이기 때문에 그건 사실 제작하는 사람들의 선택이고 그 선택을 (관객들에게)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편으로 '독전' 시리즈를 마무리한 데 대해서는 "해방 됐다는 지점이 생겨나니까 잘 보내줄 수 있는 것 같다"며 "원호의 이야기를 다 해결하지 못하고 나온 기분이었는데 결말이 나오면서 진득해졌다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1편과 속편에 모두 출연한 차승원 역시도 작품 관련 인터뷰에서 "영화가 좋다 나쁘다의 평가에 대해서는 (배우가) 왈가불가할 수 없는 것"이라며 "그건 보시는 분의 평가이고 호가 있으면 불호가 있는 것에 대해 배우가 언급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소신을 밝혔다. 다만 그는 함께 고군분투한 배우들의 노력에 대해 "불호 반응과 상관 없이 배우들이 성실하게 임했구나 하는 건 불변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관객들에게 "저는 그냥 다른 시각으로 봐주시면 어떨까 한다"고 당부하고는 "평 생각 말고 다른 시각으로 봐주면 좋겠다, 그리고 나서 호불호는 여러분의 몫"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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