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잡는 아마’ 모셔오기 대작전…영입 추진 3배 늘었다는데 [임정우의 스리 퍼트]
잠재력·스타성 겸비한 선수들 인기
USGA·R&A, 성장 지원 위해 개정
1년새 후원 검토하는 기업 확 늘어
조우영·장유빈 선수 등 두각 드러내
프로와 아마추어의 가장 큰 차이는 돈이다. 2021년까지만 해도 아마추어 선수들은 프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도 상금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스폰서 계약도 마찬가지다. 후원 계약을 공식적으로 체결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아마추어 선수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서 많은 게 달라졌다. 아마추어 선수들은 1000달러 이하로 상금을 받고 후원 계약을 자유롭게 맺을 수 있게 됐다.
USGA와 R&A가 아마추어 선수 관련 규정을 바꾼 이유는 형편이 어려워 골프를 그만두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대한골프협회(KGA) 한 관계자는 “한 시즌을 보내는 데 적게는 수천만원부터 많게는 1억원 이상이 드는 만큼 아마추어 선수들이 이전보다 좋은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바꾼 것으로 알고 있다. 협회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게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추어 선수들과 부모들은 달라진 규정을 반기고 있다. 현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한 아마추어 선수의 어머니는 “평범한 집안에서 골프를 시켜 정말 힘들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지난해부터 후원금을 받을 수 있게 돼 숨통이 트였다”며 “프로 데뷔를 앞두고 이전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후원 계약이 가능해지면서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가장 먼저 아마추어 선수들과 계약을 체결한 건 KB금융그룹이다. 뒤를 이어 두산건설과 우리금융그룹, CJ그룹 등이 아마추어 영입에 뛰어들었다.
기업들이 아마추어 선수에 주목한 이유는 선점 효과다. 한 골프계 관계자는 “아마추어 선수들의 경우 프로 선수들과 비교해 브랜드 노출 효과가 거의 없다”면서도 “미래의 최고의 활약을 펼칠만한 선수들을 미리 선점할 수 있는 게 후원하는 가장 큰 이유다. 한번 계약을 맺으면 오랜 시간 함께하는 골프계 분위기도 있어 아마추어 선수들의 영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아마추어 선수들을 후원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기준은 프로 골퍼들과 다르다. 당장 잘 치는 것보다 미래의 발전 가능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매니지먼트 한 관계자는 “프로 골퍼들처럼 드라이버, 아이언, 그린 주변 플레이 등 세밀하게 나눠 검토한다”며 “인성과 부모님과의 관계, 친구들 등도 반드시 확인한다.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나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골프 단체전 은메달리스트인 김민솔과 임지유, 유현조는 K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골프단을 운영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과거에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대부분 프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까지 1~3년 정도가 걸렸다. 그러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전혀 달라졌다”며 “즉시 전력감인 아마추어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후원 계약을 체결하는 기업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선수들의 몸값은 천차만별이다. 평균적으로는 5000만원 이하에 계약하고 프로 대회 우승과 아시안게임 메달 등을 차지한 몇몇 선수들만 1억원 전후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추어 때부터 많은 돈을 받게 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골프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한 기업 관계자는 “USGA와 R&A의 의도와 다르게 프로처럼 돈만 쫓는 몇몇 아마추어 선수들이 있다”며 “미래보다는 현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성장 속도 등이 걱정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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