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일중 외교장관회의… 北도발 대응에 中 '역할' 끌어낼까
(부산=뉴스1) 이창규 노민호 기자 = 한국과 일본, 중국 외교수장이 4년여 만에 한 자리에 모인다. 이들은 3국 정상회의 개최 시기를 조율하고 북한의 무력도발 등 역내 현안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6일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무상,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제10회 한일중 외교장관회담'을 갖는다.
한일중 외교장관회의는 지난 2019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제9차 회의 이후 중국 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등의 여파로 열리지 못하다 이번에 재개됐다.
3국 외교장관들은 이번 회의에서 3국 정상회의 시기에 대해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중 3국은 지난 9월 열린 고위급 회의(SOM)에서 정상회의 시기에 대해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개최하기로 뜻을 같이함에 따라 이번 외교장관회의에서 구체적인 시기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파리 순방을 수행한 박 장관은 전날 부산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3국 정상회의에 대해 "일본, 중국 측과 의견을 지금 교환하고 있다"며 "이번 회의를 통해서 윤곽이 어느정도 잡힐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일 외교장관은 날로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3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재개한 북한은 이달 21일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쏘아올리며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그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체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9·19 남북군합의' 1조3항의 효력을 정지했다.
북한은 정찰위성을 통해 서울과 평택, 오산, 군산 등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과 오산, 군산에는 주한미군기지와 공군기위등이 위치해있다. 북한은 부산에 정박한 미국의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칼 빈슨'(CVN-70)과 미국 하와이 진주만의 해군기지 및 히캄 공군기지, 괌 미군 기지 등도 촬영했다고 한다.
유엔 안보리 상임의장국인 중국은 그동안 러시아와 함께 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 및 의장성명 등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북한을 비호해왔다. 다만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서의 입지 등을 고려한 듯,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측이 이번 외교장관회담에서 북한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박 장관은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3국 협력의 방안이 어떤 것이 있는지 논의할 예정"이라며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포함해서 필요한 논의를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일중 외교장관회의에 앞서선 한일, 한중 간 양자회담이 각각 열릴 예정이다. 양자회담에선 양국 간 현안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박 장관은 가미카와 외무상과의 회담에선 최근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우리 법원이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준 판결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수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은 지난 23일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2억원씩 손해배상을 해야한다고 판결했다.
일본 외무성은 이 판결에 대해 "국제법과 한일 양국 간 합의에 위배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유감을 표했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과 2015년 '한일위안부합의'로 종결됐다는 입장을 이어오고 있다.
박 장관과 왕 부장의 양자회담에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 2014년 7월 국빈 방한한 이후 약 10년 동안 한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그 사이 2017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두 차례 중국을 방문했던 만큼, 이번엔 시 주석이 방한할 차례라는 목소리가 우리 정부 내에서 나온다.
시 주석은 지난 9월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개막식 당시 우리 정부 대표로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 "(방한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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