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이·하마스 전쟁…‘중동 평화안’ 이대로 끝날까[지식人 지식in]
제이슨 그린블랫 전 백악관 중동특사
“아브라함 협정 유효…전후 중동평화 밑거름”
지난달 7일 하마스의 대대적인 이스라엘 공격과 이어진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으로 발발한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책사로 불리는 제이슨 그린블랫 전 백악관 중동특사는 하마스의 공격 9일 뒤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과, 이에 하마스를 끝장내겠다는 이스라엘의 보복으로 촉발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개전 한 달을 넘기고 있습니다. 인도주의 위기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양측의 사망자는 1만명을 넘어섰죠.
팔레스타인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팔레스타인 국민의 권리는 판매 대상이 아니다”라며 “당신네들의 거래이자 음모는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무장정파 하마스 역시 “팔레스타인은 협정에 저항할 것”이라며 “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 땅으로 남게 될 것이다”라고 잘라 말했죠. 이란 역시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과 미국 간 거래”라며 일축했습니다.
같은해 9월엔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이 바레인·아랍에미리트(UAE)와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합니다. 이들이 체결한 협정이 ‘아브라함 협정’으로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 모두 공통의 조상으로 여기는 아브라함의 이름을 따서 명명했습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분쟁 등을 이유로 대립관계였던 걸프 지역의 아랍 국가들과 수교했다는데 의의가 있었죠.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평화안에서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이 유대계 3인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데이비드 프리드먼 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 그리고 그린블랫 전 중동특사죠. 이들은 모두 유대계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트럼프 정부에서 공직에 발탁되기 전 정치, 외교적 경력이 없어 적임자가 맞느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린블랫 전 중동특사는 지난해 9월 열린 제23회 세계지식포럼에 참가해 “아브라함 협정 이후 중동 지역에서 경제협력 기회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국가들은 석유 자본을 넘어설 혁신 기술이 필요하고, 이제는 분쟁보다 파트너십과 비즈니스 중심의 평화적 협력을 생각해야 할 때”라며 “아브라함 협정은 아랍 국가, 이스라엘과 활발한 사업 관계와 우정을 나누는 한국과 같은 나라에도 많은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어렵게 이끌어낸 중동 평화는 지난달 하마스의 대대적인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깨지고 말았습니다. 하마스는 이 협정이 체결되면 자신들의 입지가 약해집니다. 이란 역시 마찬가지죠.
암자드 하타 정치 전략분야 전문가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하마스가 사라지고 팔레스타인 국가기구와 팔레스타인 국민의 손에 결정권이 넘어간다면 두 국가 해법에 한 발 더 가까워 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바그다드 포스트 편집장인 수피안 알 사마라이 역시 외신 인터뷰를 통해 “하마스의 공격은 이스라엘이 사우디라아라비아와의 회담을 통해 실현될 가능성이 있는 2국 해법을 무산시키려는 의도”라며 “이는 이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죠.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격한 뒤 바레인, 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항의 성명을 발표했지만 아랍에미리트와 이스라엘 간 항공편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아직 ‘대화’라는 희망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바레인과 요르단도 주이스라엘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긴 했지만, 이스라엘과 단교까지 가지 않았다는 점도 이같은 분석에 무게를 싣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주예멘 미국 대사를 역임한 제럴드 파이어슈타인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9일 ‘아브라함 협정은 여전히 중동에 평화를 가져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의 더 힐지 기고문을 통해 “UAE, 바레인, 수단, 모로코 같은 아랍 국가들은 자국 내 반 이스라엘 여론으로 인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에 비판적인 입장이지만 단교에 나서진 않았다”며 “하마스와 이란이 지원하는 단체들이 중동지역에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점에 대해 이스라엘과 같은 의견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파이어슈타인 선임연구원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 협정을 재개하기 위해 1차 걸프전 이후 열린 마드리드 회의와 같은 국제 회의를 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다국적 회담을 다시 만들어낼 수 있는 (아브라함 협정과 같은)프레임워크가 이미 존재하고 있기에, 참가국들의 협력 장려, 공동이익 증진, 중동의 지역안정과 번영 촉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린블랫 전 중동특사 역시 “우리는 역사적인 아브라함 협정을 통해 이스라엘과 일부 아랍 국가들 사이에 평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며 “이는 중요하고 긍정적인 많은 조치들로 이어졌는데, 향후 더 많은 국가들이 유사한 협정을 체결하도록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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