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패스하고 뽑았는데…‘충격의 9푼1리’ 포수 SSG 떠났다, ‘좌투수 킬러’ 시절 그립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 겨울 SSG 랜더스를 떠난 프랜차이즈 스타는 김강민만 있는 게 아니다. 무게감만 따지면 이 선수도 만만치 않다.
SSG는 2차 드래프트와 별개로 지난 24일 선수단 정리를 단행했다. 투수 임준섭, 김주한, 양선률, 서동민과 함께 포수 이재원(35)도 방출했다. 이재원은 FA 4년 69억원 계약이 일찌감치 끝났지만 FA 자격을 행사하지 않았다. 그리고 스스로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다.
타 구단에서 현역을 이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자라고 봐야 한다. 35세라면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선수생활을 이대로 접기에도 이른 시기다. 이재원은 SSG에서 자신보다 나이 많은 선배가 적지 않았다. 그들이 역경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며 열정을 불태웠을 수 있다.
포수라는 포지션은 상대적으로 특수성이 있다. 경험이 중요한 포지션이라서 현역 생명도 긴 편이다. 백업포수를 보강하고자 하는 구단들은 오프시즌마다 있다. FA를 포기했고, 재기 하나만 생각한다면 최저연봉 수준으로 새 둥지를 트는 게 유일한 방법이다. 아직 오프시즌 초반이라 시간은 있다.
이재원은 2018-2019 FA 시장에서 4년 69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 139경기서 타율 0.268 12홈런 75타점도 아주 좋은 기록은 아니다. 그러나 이후 4년이 참혹했다. 2020시즌에는 초반부터 각종 부상에 시달린 끝에 80경기서 타율 0.185 2홈런 21타점 OPS 0.514에 그쳤다.
2021년엔 107경기서 타율 0.280 3홈런 30타점 OPS 0.720으로 살짝 반등했다. 그러나 2022시즌 105경기서 타율 0.201 4홈런 28타점 27득점 OPS 0.574, 올 시즌 27경기서 타율 0.091 2타점 3득점 OPS 0.242. 올 시즌엔 사실상 전력 외였다.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서도 주전이 아니었다.
인천고를 졸업한 이재원은 2006년 SK 와이번스의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당시 SK는 무려 동산고 죄완 류현진(FA)을 거르고 이재원을 뽑아 큰 화제가 됐다. 결국 류현진은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지명됐다.
이재원은 김성근 전 감독 시절 ‘좌투수 킬러’로 불리며 전략적으로 활용됐다. 박경완이라는 거물에 가려 주전도약시기는 늦었지만, 일발장타력을 갖춘 포수였다. 실제로 좌투수가 나올 때 지명타자로 전략적으로 나가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FA 계약 이후, 2020년 부상 이후 장타력이 급감했다. 2018년 24개의 2루타를 쳤는데, 2020년부터 올 시즌까지 친 2루타 합계가 겨우 28개였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쳤지만, 올 시즌은 0홈런 굴욕을 맛봤다. 최근 4년간 단 9홈런에 그쳤다. 지난 2년간 애버리지도 무너지면서 쓰임새가 뚝 떨어졌다.
4년 연속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 포수. 마지막 부활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기로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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