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안타 MVP, FA 3수 독기도 소용 없었다... 12년 만에 '친정 복귀' 그 끝은 방출 엔딩

김동윤 기자 2023. 11. 2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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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서건창이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서건창./사진=뉴스1
무려 12년 만에 친정팀 복귀였지만 그 끝은 방출 엔딩이었다. FA 3수도 각오하는 독기를 품고 명예 회복을 노린 서건창(34)에게 더 이상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서건창은 25일 LG가 보류선수 명단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12명의 방출 선수 중 하나에 포함됐다. 송은범, 이찬혁, 김태형, 성재헌, 임정우(이상 포수), 정주현, 김성협, 최현준(이상 내야수), 이천웅, 최민창, 이철민(이상 외야수) 등과 함께 자유의 몸이 된 가운데 그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이었다.

송정동초-충장중-광주제일고 졸업 후 2008년 LG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서건창은 2008년 단 한 경기만 1군에 출장한 채 모습을 감췄다. 그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1년 겨울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의 필드였다. 절치부심해 돌아온 KBO리그 1군 그라운드에서 서건창은 2012년 주전을 차지하고 127경기 타율 0.266, 39도루, 출루율 0.342 장타율 0.367을 마크하며 신인왕을 수상했다.

2014년은 육성선수 신화의 정점을 찍은 해였다. 128경기 타율 0.370(543타수 201안타) 7홈런 67타점 135득점 48도루, 출루율 0.438 장타율 0.547로 커리어하이시즌을 보냈다. 128경기 체제에서 201안타 135득점으로 각각 이종범(196안타), 이승엽(126득점)의 한 시즌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며 KBO리그 역사 한 페이지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그 결과 타격 3관왕, 골든글러브, 시즌 MVP 등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싹쓸이했다.

하지만 이후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시작으로 각종 악재에 시달리며 커리어가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2019년 타율 0.300 이후로는 3할 타율도 기록하지 못했다. 첫 FA 직전 시즌인 2021년에는 연봉을 자진 삭감하는 등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지만, 쉽게 반전은 일어나진 않았다.

염경엽 감독(왼쪽)과 서건창.
염경엽 감독(왼쪽)과 서건창.

2021년 7월 있었던 LG로의 트레이드는 커리어의 반환점으로 여겨졌다. 정찬헌과 일대일 트레이드로 12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했고 14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하며 모처럼 반등 가능성을 높였다. 바뀐 환경에서도 추락은 계속됐다. 2023년에는 히어로즈 시절 스승 염경엽 감독이 LG 사령탑에 올라 부활이 기대됐으나, 2021년 타율 0.253, 2022년 타율 0.224, 2023년 타율 0.200으로 성적은 하염없이 떨어졌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마저 2군 강등 직전까지 실책 공동 1위로 무너졌다. 5월 2군행 당시 스승 염경엽 감독으로부터 "본인이 느낌이 가장 중요하다. 서건창은 야구를 1, 2년 한 것이 아니라 오래 했던 선수이기 때문에 내가 (1군에) 부르는 것보다는 본인의 느낌이 훨씬 중요하다. 그 정도 베테랑이면 자기가 치면서 '괜찮다' 이런 느낌이 있을 때 올라올 것"이라고 애정 어린 격려를 받았다. 하지만 신민재의 주전 2루수 급부상과 맞물려 끝내 9월 확장 엔트리까지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돌아온 서건창이 부침을 겪는 동안 LG는 차츰 우승을 향한 준비를 마쳤다. 복귀 3년 차가 된 올해, 염경엽 감독의 장기적인 육성 플랜과 두터운 선수층에 힘입어 정규시즌을 86승 2무 56패로 1위로 마쳤고 한국시리즈에서도 2위 KT 위즈를 4승 1패로 제압하며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 속에 서건창의 자리는 없었다.

한편 1군 통산 12시즌을 LG에서만 활약했던 원클럽맨 정주현은 은퇴 의사를 밝혔다. 대구대현초-경상중-대구고를 졸업한 정주현은 2009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36순위로 LG에 입단해 통산 76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7, 18홈런 153타점 260득점 68도루, 출루율 0.309 장타율 0.325를 기록했다. 꾸준히 내야 빈자리를 메워주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고 현역 마지막 시즌인 올해 생애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LG와 함께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 4월 인터넷 불법 도박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이천웅은 이날 최종 명단에서 제외돼 LG와 인연이 끝났다.

서건창.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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