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LG 트윈스 임찬규 "야생마 버금가는 '조랑말'로 기억되길"
"후배들에게 재미있게 풀어내 조언…'소울리스' 땐 다음에 하자고"
FA 행보엔 "감독님과의 의리 지켜야 한다 생각"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강지영
[앵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의 임찬규 선수, 뉴스룸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우승을 먼저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요즘 축하 인사 너무 많이 받으시죠?
[임찬규/선수 : 네, 살면서 이렇게 많이 받아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이 받고 있습니다.]
[앵커]
요즘 기분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임찬규/선수 : 한마디로 표현하면 황홀…하다. 이게 맞는 것 같습니다. 한 해에 이렇게 몰아서 행복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그래서 황홀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앵커]
특히 임찬규 선수는 어린 시절부터 LG 팬으로 '엘린이' 출신입니다. '엘린이'에서 팀의 주축으로 29년 만에 우승을 거뒀을 때 그 기분은 정말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경험은 아니잖아요.
[임찬규/선수 : 그래서 더 더더욱 감동이 저한테는 있었던 것 같고요. 뭐라고 표현이 안 되더라고요. 눈물이 막 나오는데요. 이거를… 그런데 정말 행복한 눈물이었던 것 같아요. 모든 게 다 씻어내려 간다는 느낌을 그날 처음에서야 알았던 것 같아요.]
[앵커]
우승이 결정된 순간 정말 그 찰나의 순간에 가장 먼저 누가 떠올랐습니까?
[임찬규/선수 : 지금은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가, 가장 아빠가 가장 생각이 났고. 아빠의 꿈이 "나는 너의 100승을 보고, 한국 시리즈 우승하는 걸 보고 나는 갈 거니까 걱정하지 마라" 그 한창 몸이 안 좋으셨을 때. 정말 돌아가신 지 2년도 안 돼서 이렇게 딱 우승이 되니까 너무 막 이게 슬프더라고요. 근데 하늘에서 또 돌아가신 선대 회장님이랑 같이 또 아빠가 같이 기운을 몰아넣어 주셔서 이렇게 또 우승을 할 수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앵커]
가장 먼저 그럼 누구한테 연락을 했습니까?
[임찬규/선수 : 일단 가족한테, 엄마랑 누나랑 이제 단체 방이 있는데 거기서 얘기를 했고.
[앵커]
첫마디가 뭐였어요? '엄마 나 봤어, 우승했어'…
[임찬규/선수 : 저는 그렇게 할 줄 알았는데, 그냥 "사랑해 엄마, 사랑해 누나" 이게 나오더라고요. 다른 말보다는 그 말 한마디에 또 가족이 또 다 같이 또 울지 않았나…]
[앵커]
경기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가장 어렵고 긴장했던 경기가 3차전. 상대가 아무래도 좀 까다로웠던 KT였기 때문에, 더 쉽지 않았던 3차전이기도 해요.
[임찬규/선수 : 아무래도 제가 KT 전적도 약했고, 제 공을 던지는 게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거기에다가만 집중을 했는데 하나 딱 생각을 못했어요. 그날 갑자기 날씨가 너무 추워졌어요. 제가 2002년에 이상훈 선배님을 너무 좋아해서, 존경하는 나머지 반팔을 입고 그냥 나갔거든요. 게임을. 너무 춥더라고요. 그래도 다행히 평타로 던진 거 같아서 조금 다행이긴 했지만, 잘 이렇게 팀원들의 도움으로 마무리가 됐던 것 같습니다.]
[앵커]
LG의 우승뿐만 아니라 선수 개인으로서도 최고 시즌을 맞고 있습니다. 임시 선발로 투입됐다가 선발 자리를 차지하면서 14승. 흐뭇하죠, 생각만 해도. 확실히 정말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그 계기가 좀 있었습니까?
[임찬규/선수 : 그 계기라고 하면 사실 작년 시즌의 실패죠. '어떻게 하면 성공할까'라고 생각을 했는데, 결국에 그런 '성공해야겠다'라는 생각, '잘 던져야겠다'라는 생각 자체들을 안 하니까 그 이후로 야구가 잘 되더라고요. 사실 그게 가장 큰 공부의 첫 번째였던 것 같아요. 그냥 그 공 하나 던질 때 집중해서 한 구 한 구, 그렇게 백 구. 한 경기 두 경기 이렇게 나가야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이거든요. 그래서 결국에는 저만의 철학이죠. 그래서 저만의 그게 생긴 것 같아서 좀 좋은 시즌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앵커]
결국에는 다시 본질로 돌아가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최선을 다해보자'라고 결론을 내린 거네요. 어쨌든 그게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임찬규/선수 : 그래서 후배들한테도 많이 얘기를 하고 있고요.]
[앵커]
후배들이 더 들을 수밖에 없겠어요. 선배 이야기를.
[임찬규/선수 : '지금 이때다' 해서 저도 많이 코칭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어떤 조언들을 많이 해줍니까?
[임찬규/선수 : 우선 사실 피지컬적인 부분이라든가, 좋은 공을 던지는 거는 후배들이 훨씬 많아요. 그래서 제가 알려줄 수 있는 건 지금 말했던 것처럼 단순화시켜 주는 거. 공을 잘 던지는 것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그 부분에 대해서 주문을 많이 했습니다.]
[앵커]
후배들한테 어떻게 얘기해 주실지 약간 그 모습이 보여요.
[임찬규/선수 : 네, 자칫 잘못하면 또 듣기 싫은데 길게 얘기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어서 애들한테. 근데 자부하는 거는, 그래도 재미있게 많이 풀어나가는 것 같아요. 저도 그 상대의 눈을 보면서 대화하기 때문에, 듣기 싫으면 다 알거든요. (웃음) 뭔가 피곤한데 막 억지로 "네네" 하는 것 같으면 바로 그냥…]
[앵커]
기계적인 영혼 없는 답변을 할 때.
[임찬규/선수 : 그럼 바로 "이따 얘기하자" 해서.]
[앵커]
센스 있게 또, 그렇군요. 올해 FA 행보에 대해서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지금 기량이 뛰어나기 때문에. 염경엽 감독님께서는 "의리를 지킬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잔류를 희망하셨습니다.
[임찬규/선수 : 올해 이렇게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를 하게 된 것도 감독님의 도움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감독님의 의리는 지켜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임찬규 선수가 했던 얘기 중에 이제 "뜨거운 투수로 남고 싶다" 이 말이 참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임찬규/선수 : 이게 제가 이상훈 현재 위원님, 이상훈 위원님을 되게 존경한다고 표현을 한 게 지금도 그때 당시에 그 분께서 던지는 영상을 보거나 경기를 보면 뜨거워요. 정말 가슴이 뜨거워요. 정말 그 머리 휘날리면서 나왔던 그 모습 자체가 저한테 너무 뜨겁더라고요. 그래서 감히 뭐 야생마에 도전을 하겠다는 게 아니지만, 그래도 정말 뜨거운 투수로 남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앵커]
머리 휘날리려면 좀 머리 스타일에 변화를 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임찬규/선수 : 그런데 또 얼굴이 저는 이상하더라고요, 기르면… (웃음)]
[앵커]
아, 생각은 해보셨군요.
[임찬규/선수 : 네, 그래서 저는 그냥 조랑말 컨셉으로 (웃음) 그분께서는 야생마지만 저는 그래도 조랑말로 좀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습니다.]
[앵커]
하지만 그와 못지않게 뜨거운 투수로, 뜨거운 공을 던지는.
[임찬규/선수 : 네, 그게 제 꿈이자 은퇴까지의 목표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앞으로의 활약이 더 기대되는 임찬규 선수와 인터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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