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어디야?” 동남아 여행지인 줄 알았는데…울릉도 바다가 망가졌다 [지구, 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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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물고기가 떼 지어 다니는 울릉도 바다."
지난 9월 울릉도 연안 해역에서 촬영된 모습이다.
울릉도 연안에서 파랑돔이 10배 이상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를 포함, 울릉도 연안 어류 중 절반 이상이 열대·아열대성 어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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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파란 물고기가 떼 지어 다니는 울릉도 바다.”
지난 9월 울릉도 연안 해역에서 촬영된 모습이다. 파란색의 물고기는 한눈에 보기에도 낯설다. 마치 동남아 바닷속 스노쿨링에서나 봄 직한 물고기 떼. 바로 파랑돔이다.
파랑돔(Pomacentrus coelestis)은 열대성 어류다.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에 주로 서식한다. 울릉도 연안에서 파랑돔이 10배 이상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를 포함, 울릉도 연안 어류 중 절반 이상이 열대·아열대성 어류였다. 이유는 명확하다. 수온상승의 여파다.
바다가 따뜻해지면서 이미 한반도 주변 물고기의 서식지는 대이동 중이다. 방어가 제주도에서 강원도로 올라왔고, 이내 더 북상,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 방어가 사라질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있다.
울릉도까지 찾아온 화려한 물고기들, 이들의 방문이 즐겁지만은 않은 이유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울릉도 연안 어류의 종다양성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올해 10월을 기준으로 울릉도의 어류는 작년 154종에서 20종이 증가한 174종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 어종의 분포 기후대. 174종 중 수중조사에서 직접 관찰된 어종은 131종인데, 131종 중 가장 비중이 큰 게 열대성 어류였다. 37.7%에 달했다. 아열대성 어류(20.8%)까지 더하면 절반 이상(58.5%)을 차지하고 있다. 온대성 어류(36.1%)보다 1.5배 이상 많았다.
가장 눈에 띄게 증가한 건 파랑돔이다. 울릉도 연안 일부 지점에선 파랑돔이 100개체 이상까지 관찰되기도 했다. 10배 이상 증가했다는 게 국립생물자원관 측의 설명이다.
가막베도라치, 가시망둑 등 온대성 어류와 용치놀래기, 놀래기 등 열대·아열대성 어류가 주로 관찰됐으며, 여름 이후엔 동한난류에 실려 연무자리돔 등 남방계 어린 물고기도 새롭게 확인됐다. 동한난류는 대한해협에서 시작해 동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하는 따뜻한 해류를 뜻한다.
연구진은 “해수 온도 상승에 따라 열대·아열대성 어류의 분포가 동해 연안으로 확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독도와 동해 중부 연안 해역까지 조사지역을 확대해 지속적으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온상승에 따른 어종의 변화는 이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수온상승에 따라 북상하는 어종은 전갱이, 정어리, 살오징어, 삼치, 방어 등이다.
특히 방어가 빠르게 북상하는 중이다. 과거 방어는 여름철에는 동해나 서해로 북상하다가 10월께 남하하기 시작해 11~2월 제주 주변 해역에서 겨울을 나곤 했다.
하지만 최근엔 제주도에서 강원도로 주요 어장이 북상한 상태다. 강원도도 대표 어종이 오징어에서 방어로 변했다.
양식업은 수온상승에 더 심각하다. 적조발생, 고수온, 급격한 수온변화 등으로 집단 폐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2100년 우리나라 주변해역의 표층 수온은 현재보다 약 3도에서 6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동해 북부지역의 수온상승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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