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김혜수…왕관 이어받을 다음 '청룡' 여신, 누가 될까 [MD픽]
"모든 순간이 유의미했고 큰 영광" 소감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배우 김혜수가 30년 만에 청룡영화상의 MC에서 당당하게 내려왔다. 왕관을 이어받을 다음 여왕은 누가 될까.
24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제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트로피의 주인공 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MC석이었다. 지난 1993년부터 무려 30년 간 청룡영화상을 지켜왔던 '안방마님' 김혜수가 마지막으로 그 자리에 섰기 때문.
이날 수상자들이 연이어 김혜수를 향한 존경과 애정의 마음을 전한 가운데, 백미는 마지막에 깜짝 등장한 정우성이었다. 그는 "저는 올해 영화 데뷔 30년차를 맞았는데, 지금도 여전히 시상식에 초대받으면 떨리고 긴장되는 마음이 크다. 하지만 청룡영화상은 편안한 마음으로 왔다. 아마도 영화인들을 아우르는 따뜻함과 깊은 공감으로 진행해주는 김혜수란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스러우면서도 슬픈 마음이 크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김혜수를 청룡영화상에서 떠나보내는 건 오랜 연인을 떠나보내는 것과 같은 심정이 느껴진다. 제가 이 자리에 온 이유는 청룡의 연인 김혜수에게 보내는 영화인들의 연서를 전하기 위해서다. 30년이란 시간 동안 청룡영화상을 이끌어온 김혜수란 사람을 어떻게 하나의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김혜수가 영화인들에게 줬던 응원, 영화인들이 김혜수를 통해 얻었던 위로와 지지, 영화와 영화인을 향한 김혜수의 뜨거운 애정이 있었기에 지금 이 자리에 청룡영화상이 있을 수 있었다"며 말 그대로 '청룡영화상' 트로피를 건넸다.
박수 속 무대 중앙으로 향한 김혜수는 "생방송 리허설까지만 해도 우성 씨가 등장하는 줄 몰랐다. 그 어떤 상보다 값지고 의미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혜수는 "일이건 관계건 떠나보낼 때는 미련을 가지지 않는다. 후회없이 충실했다 자부하기 때문"이라며 "청룡영화상과의 인연이 무려 30회, 햇수로는 31년이다. 한 편 한 편 너무나 소중한 우리 영화, 그리고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이 자리가 제게도 배우로서 성장을 확인하는 의미였다. 서른 번의 청룡영화상을 함께 하면서 우리 영화가 얼마나 독자적이고 소중한지, 진정한 영화인의 연대가 무엇인지 알게됐던 것 같다. 진심으로 배우들, 영화 관계자들에 대한 경외심과 존경심을 배웠다"고 인사를 남겼다.
끝으로 김혜수는 "1993년부터 지금까지 저와 늘 함께했던 청룡영화상 그리고 여러분과 함께한 이 모든 순간이 유의미했고 저에겐 큰 영광이었다"며 "여러분 고맙습니다"고 소감을 마무리했다.
자연스럽게 김혜수의 왕관을 이어받을 다음 '청룡의 여왕'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부담스럽지만, 그만큼 영광스러운 자리. '청룡영화상'의 다음 MC는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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