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해도 집값 안 오른다고?…“좋은 시절 다 갔다” 무슨 일 [역세권 돈세권]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신도림역을 나와 구로 방면 바라보면 이곳이 공장지대였다는 사실을 잊게 됩니다. 백화점·호텔이 들어선 디큐브시티의 야외공원에 전시된 연탄 제조기계들만 “한때 신도림이 제조업으로 번성했던 공장지대였어”라고 말해주는 듯합니다.
그런데 도림천 너머 문래동은 분위기가 다릅니다. 문래역과 문래근린공원 주변은 자이아파트 등 주거 밀집지역으로 변한 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도림천과 경인로에 접한 곳은 여전히 소규모 공장들이 빼곡히 들어선 준공업지역입니다. 낮시간에는 흥겨운 음악을 틀어놓고 바쁘게 일하는 모습을 여전히 볼 수 있습니다.
이곳 문래동 준공업지역에서 오랜 상징과 같은 건물이 남성아파트입니다. 진주맨션(160가구), 국회맨션(270가구)과 함께 문래동을 대표하는 소규모 재건축 단지이기도 합니다.

2021년 말부터 6번의 시도 끝에 최근 시공사를 선정했습니다.
5차례에 걸쳐 진행된 입찰 참여 건설사를 보면 삼성물산을 비롯해 롯데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DL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호반건설, 쌍용건설 등 쟁쟁한 건설사 10여 곳에 달합니다.
거듭된 유찰 끝에 조합은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한화 건설부문을 시공사로 선정해 ‘포레나’로 거듭나게 됐습니다
그동안 시공사 선정을 둘러싸고 조합 내 갈등이 참 많았나 봅니다. 조합장도 총회가 끝나고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지난날의 오해와 갈등 툭툭 털어버리고, 이해와 포용으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자”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시공사로 선정된 한화 건설부문은 총공사비 1441억원, 3.3㎡(평당)당 720만원을 제안했습니다. 아쉬운 점은 시공사 선정이 늦어지면서 그새 공사비가 크게 오르고 사업성이 떨어진 것입니다.
지난 2021년 7월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11월 처음 시공사 선정에 나섰을 때만 해도 평당 공사비가 525만원 수준에 제안됐습니다. 그새 물가상승으로 당초보다 평당 195만원 증가한 720만원으로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총공사비로 계산하면 당초 1041억원 수준에서 1441억원으로 400억원이나 늘어난 게 됩니다.
공사비는 증가는 곧 재건축의 사업성을 판별하는 ‘비례율’ 하락으로 연결됩니다.
비례율은 분양수익을 포함한 총수입에서 공사비와 같은 사업비를 뺀 금액을 종전 조합원 총 감정평가액으로 나눈 값입니다.
이 값이 100보다 높을수록 사업성도 커저 조합원 분담금은 줄게 됩니다. 반면 100 이하일 때는 사업성이 떨어져 분담금도 늘어나게 됩니다.
남성아파트의 경우 당초 102~103% 수준이던 비례율이 지금은 90%대 초중반까지 낮아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조합원당 추가 분담금은 2억원 안팎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2023년 말 현재 1년전에 비해 1.5배 가량 공사비가 늘었다고 건설업계는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부동산 시세 하락과 고금리로 인한 금융비용 증가로 정비사업의 환경이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심지어 조합원 분담금 증가로 일반분양가와 역전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통상 조합원 분양가는 일반분양가의 80~85% 수준입니다. 그래야 조합원 메리트가 있어 사업을 추진하게 되죠.
서울 저층 노후 단지는 대부분 재건축이 진행돼 남은 것은 15층 이상 중층 뿐입니다. 최근 1대1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추진단지가 크게 늘어난 것도 재건축의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나오는 현상입니다.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 용적률 완화나 기부채납률 하향과 같은 서울시의 규제 완화책이 나올 지도 모르겠습니다.
조합원이나 투자자들은 이 점에 주의해서 정비사업을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15층 이상 중층’ 노후 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더이상 예전과 같은 재산 증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참, 문래동 남성아파트는 입지적으로는 우수합니다. 신도림·문래역이 인접해 있고 디큐브시티의 현대백화점이나 문래동의 이마트·홈플러스도 걸어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신도림동의 신도림중, 신도림고도 도보 통학 거리입니다. 재건축이 마무리될 때쯤이면 문래동 소규모 공장지대도 재개발 움직임이 있을 지도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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