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남자 넷이 농사 짓는 '콩콩팥팥', 왜 재밌나?[M-scope]

정승민 기자 2023. 11. 2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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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금요 예능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사진=tvN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MHN스포츠 정승민 기자) 그저 남자 넷이 농사짓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에 호평이 잇따르며 시청률 상승효과를 누리고 있다.

지난 24일 방송한 tvN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이하 '콩콩팥팥') 7회에서는 잡초 제거를 걸고 벌이는 제작진과의 대결을 비롯해 깜짝 등장한 차태현과 함께 벌이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이날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6.1%, 최고 7.1%, 전국 가구 기준 평균 4.8%, 최고 5.5%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케이블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 닐슨코리아 제공)

첫 화 3.2%로 시작한 '콩콩팥팥'은 농사에 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시작해 멤버들이 점차 땅을 일구고, 작물이 자라는 기쁨을 맛보며 시청률 우상향 곡선을 기록해 24일 방송한 7회까지 약 1.6% 시청률을 끌어올렸다.

특히 OTT 서비스 'TVING'(티빙)에서는 방송 다음 날인 25일 '오늘의 TOP 20'에서 2위를 차지하며 실시간 방송 후에도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고 있음을 입증했다.

'콩콩팥팥'은 예능 장인 나영석 PD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지만, 전작인 '서진이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약한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시청률과 무색하게 '콩콩팥팥'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줄곧 호평을 얻고 있다. '콩콩팥팥'이 호평을 받는 요인은 무엇일까.

나영석 PD 표 '식당', '세끼' 시리즈와 다르다

사진=tvN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콩콩팥팥'은 나영석 PD의 주 연출작으로 꼽히는 '윤식당' '삼시세끼' '서진이네' 등과 비슷한 결을 가졌으면서도 다르다. 이들은 모두 '매출' 혹은 '작물 수확'이라는 목표를 갖고 시작하지만, 그 과정에서 시청자의 흥미가 얼마나 지속되는지는 다르다.

비록 식당을 운영하며 판매하는 메뉴에 변화를 주긴 하지만, 기조에 변화를 준다는 느낌은 받기 어렵다. 하지만 '콩콩팥팥'을 통해 작물의 성장을 함께 지켜보는 건 늘 새롭다.

작게 자라나 냄새로 깻잎임을 알아차렸던 지난날과 다르게 가슴 높이까지 자라난 깻잎. 특히 멤버들끼리 각자 얼굴에 뱉으며 주워 담은 뒤 심은 수박씨가 점점 커지며 형태를 갖춰갈 때, 이를 목도한 멤버들의 고함을 들으면 네 사람의 농사 실황을 지켜보기만 했던 시청자들도 뿌듯함과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즉, '식당' 시리즈는 약간의 변화를 줘도 큰 차이를 못 느끼며 점점 지쳐가는 반면 '콩콩팥팥'은 점점 커지는 수박처럼 시청자의 기대감과 흥미가 함께 커진다.

현지 일반인들과 녹아드는 멤버들

사진=tvN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콩콩팥팥' 방송에서 호평을 받았던 점 중 하나는 현지 일반인들과의 케미다. '농사의 신'으로 불리는 동근 아버님과 정식 아버님을 비롯해 인맥, 도구까지 '만능 해결사' 입지를 다지는 망치 회장님은 어느새 시청자들과 '내적 친밀감'을 형성했다.

매회 찾아볼 수 있는 이들은 적재적소에 등장해 멤버들에게 도움을 준 뒤 사라지는데, 이제는 게임 NPC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멤버들에게도, 방송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품앗이, 두레 등으로 이전부터 한국 문화에 자리 잡았던 농촌 공동체 문화를 '콩콩팥팥'을 통해 들여다보면서 개인주의가 만연한 현대 사회에 따뜻한 울림을 전한 게 아닐까.

멤버들의 찐친 케미

사진=이광수, 김기방, 도경수, 김우빈 ⓒ MHN스포츠 DB

김기방, 이광수, 김우빈, 도경수 네 사람의 합은 유독 잘 맞는다. 식사나 내기가 걸렸을 때 어김없이 휴대전화 스톱워치를 손에 든 뒤 숫자 두 개로 일희일비를 가리는 이들의 모습은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특히 '찐친'에게만 보이는 물고 뜯는 케미는 즐거움을 더한다. 늘 보이던 사람만 보이는 기존 예능에 이들을 게스트로 투입한다면, 어색함 속 격식과 예의를 갖추느라 한껏 더 발휘될 수 있는 예능감도 상대적으로 약하게 드러날 수 있다.

비슷한 연대의 '찐친'끼리 등장하는 예능은 최근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수학 없는 수학여행' '혜미리예채파'를 비롯해 '콩콩팥팥'은 찐친들의 티격태격 케미를 통해 늘 나오던 스타만 출연하는 기존 예능계의 답습을 벗어던지며 신선한 재미를 안겼다.

점점 호평이 잇따르며 시청률에도 힘을 얻고 있는 '콩콩팥팥'처럼 멤버들이 모여 김장한다는 소식만으로도 화제를 모은 프로그램이 또 있을까.

이렇듯 '콩콩팥팥'에 매료된 시청자들이 멤버들처럼 작물의 성장을 함께 지켜보며 응원하는 CCTV가 된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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