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희생에 반드시 보상" 원희룡 "국민·당 위해 역할"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혁신위) 위원장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5일 오찬 회동을 했다. 인 위원장은 원 장관에 대해 희생의 뜻을 행동으로 옮겨줘 감사하다는 뜻을 거듭 전했고 원 장관은 자신의 역할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과 원 장관은 이날 정오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약 30분간 만났다. 이날 회동 자리에는 혁신위원으로 활동 중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도 배석했다.
인 위원장은 비공개 전환 전 환담에서 "오늘 장관님을 꼭 뵙고 싶었던 것은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였다"며 "우리 혁신위(가 희생을 요구한 이후) 첫 행동이고 국민들이 표로 보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인천 계양을 지역 출마를) 고민중이라 들었는데 결정만 하면 다들 거기 맞춰서 뒷받침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저는 시간문제라 생각한다"며 "모든 일이 이뤄지고 당과 국가를 위해 애국자가 나오고 희생하는 사람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믿는다. 국민들은 대단하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혁신위는 당의 지도부와 중진, 친윤 핵심 인사들을 향해 '험지 출마' 등 희생을 요구해왔다. 이날 인 위원장이 '첫 행동'이라 언급한 것은 원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를 시사한 점을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1일 원 장관은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계양을에서의 대결이 자신있냐'는 질문을 받고 "특정 지역이나 상대는 총선에서 어떤 역할이 나라를 위해서 필요한지에 대해 저도 더 깊은 고민을 하고 당과 논의를 해야 정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었다.
인 위원장과 만난 원 장관은 "가는 길이 쉬우면 혁신이 아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의 생명줄"이라며 "나부터 뭘 혁신해야 할지 늘 가슴에 새기겠다. 국민과 당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제 역할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혁신위원장께서도 필요한 분들을 더 만나서 대화하시고 또 국민들이 원하는 변화가 무엇인지 보다 더 분명하게 제시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또 "혁신위가 실패하면 안 된다. 많은 국민들이 혁신위가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지 기대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더 많이 대화하고 지금 혁신위에서 이야기했던 통합, 헌신, 미래 (차원에서) 우리 당이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그 점에 대해 전적으로 뜻을 같이한다. 국민의힘이 통합과 헌신과 미래의 정당으로 거듭나야만 국민들이 국정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귀중한 마음의 결정들을 하시리라 믿는다"며 "혁신은 말이 아니라 온 마음과, 온 몸을 실어서 모두 함께 한 발 한 발 일궈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온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변화를 우리가 몸소 실천하고 그 길을 헤쳐나가는 것이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저도 무엇이 되든 간에 기꺼이 참여하고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변화가 무엇인지 그 부분들이 보다 더 분명하고 뚜렷하게 제시될 때 더 많은 참여와 국민들의 성원이 담길 수 있으리라 본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이같은 원 장관의 발언을 모두 들은 뒤 "오늘 첫 단추라 저만 기쁜게 아니라 보고 있는 국민이 기쁠 것 같다"며 "저는 이 자리를 빌려 끝까지 장관님처럼 행동으로 옮기는 분들이 많이 나오리라 믿고 있다. 감사하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원 장관과 오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좋은 대화를 많이 나눴다"며 "우선 큰 틀에서 희생이 있으면 반드시 희생의 가치에 보상이 있다는, 여러 번 강조의 말씀을 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보상이란) 국민이 그 희생을 알아주고 표로 주지 않겠나"라고 했다.
또 앞서 발언한 '첫 단추'에 대해 "혁신의 첫 단추(라는 의미)"라며 "왜냐하면 행동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말을 많이 해서 무엇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이제는 장관이 고민한 것을 표명했기 때문에 행동으로 이어지고, 희생이 되고, 희생에 대한 국민 보답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원 장관도 "저는 말에 책임지는 사람"이라며 "누구보다 더 앞장서겠다는 제 자세와 원칙을 말했다. 저에게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그것이 설사 희생이 따르더라도 도전과 헌신에 대해 누구보다 더 앞장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 장관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항마라는 당내 평가에 대해 "저는 지금 제 행보 자체에 관심이 모이기보다 혁신위가 반드시 성공해야만 우리 당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 본다"고 했다. 또 민주당에서 나오는 총선 대결 러브콜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것은 보시는 분들의 몫"이라며 "때가 되고 구체성이 나오면 그에 맞게 말씀드리겠다. 아직은 아닌 것 같다"며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한편 이날 오찬 회동에 배석한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위원장께서 희생과 관련해 험지 출마 등 관점에서 두 분(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부 장관)께 고맙다고 식사를 하고 싶다 해 오늘 점심과 저녁을 제안했다"며 "원 장관이 된다고 해서 뵙게 됐다. 한 장관은 일정과 다른 사정 때문에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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