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파 "76일 동안 설득해 없앤 부정 밈도 있습니다"

문원빈 기자 2023. 11. 2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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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대응 효과 고무적…늦은 대응 사과하고 향후 지속 개선 약속 전해
- 네오플 던전앤파이터 한국 운영팀 소속 유제헌 파트장

"부정적 인식 알고 있었으나 부끄럽게도 적극 대응하지 않았다"

던전앤파이터가 그동안 쌓여왔던 부정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앞으로도 유저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인식이 굳혀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응을 약속했다.

넥슨 던전앤파이터가 팬들을 위한 축제인 '2023 던파 페스티벌 IS BACK' 2부를 25일 일산 킨텍스 제2 전시장 8홀에서 개최했다. 1부에서는 겨울 업데이트 관련 소식을 전했다면 2부에서는 말 그대로 축제의 장으로 유저들이 즐길 다양한 현장 콘텐츠를 제공했다.

다양한 무대 프로그램들 중 '인터넷에 써 있다면 그건 전부 진짜다'라는 주제의 강연이 눈에 들어왔다. 던파를 바라보는 게이머의 인식은 좋다고 보기 힘들다. 흔히 '정(신병적 사유로 인한) 공(익) 게임'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던파를 즐기는 유저 입장에서 당연히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는 말이다. 소중한 게임이 받는 저급한 취급에 화가 날 때도 있었다.

수년 동안 쌓여왔던 부정 이미지 개선을 위해 네오플이 드디어 칼을 들었다. 아니 칼보다 펜을 들었다는 말이 더 어울린다. 왜 일까? 던파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유제헌 네오플 한국 운영팀 파트장은 던파 인식 개선 활동 소식을 팬들과 공유했다.

현대 시대에서는 인터넷으로 수많은 정보를 마주한다. 그 중에는 사실도 있지만 허위와 거짓도 수두룩하다. 인터넷에는 흔히 밈이라고 불리는 창작물이 있다. 대개 모방 형태로 유저 사이에 전파되는 어떤 생각, 스타일, 행동을 일컫는다. 패러디물 형태로 인터넷에 널리 퍼지는 2차 창작물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다.

밈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트렌드를 만들지만 한 가지 함정이 존재한다. 웃음과 즐거움을 주기 위한 목적만이 아닌 거짓인데도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거짓을 사실로 믿는 사람들이 발생하고 이들로 인해 또 다시 퍼져나간다.

유 파트장은 의자가 파손된 사진을 공개했다. 던파 팬들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장면이다. 그는 "이 사진은 인터넷 내에서 사진 그대로의 의미가 아닌 약간의 사실과 거짓이 가미되어 스토리와 세계관까지 갖춰 나가면서 많은 이에게 확산되고 자리를 잡았다"고 전했다.

유 파트장은 이를 던파 부정 밈이라고 지칭했다. 그가 공유한 던파 부정 밈 탄생 과정은 아래와 같다. 

■ 던파 부정 밈 관련 형성 과정



"던파 페스티벌 보러 왔는데 7인의 마이스터에서 뭐함?"



평범하게 질문할 수 있는 내용이다. 유 파트장도 7인의 마이스터 중 한 명으로 현장에 있었다. 그는 콘텐츠가 재미없었다면 그대로 받아들였을 거라고 전했다. 하지만 사진은 알 수 없는 현상으로 중간 부분이 뿌옇게 찍혔다. 이를 본 누군가가 "X덕들 모여서 그런지 파오운 생겼네"라는 댓글을 올렸다.



사진으로 봤을 때 사람을 찾기 힘들다. 누군가가 재미를 위해 저런 댓글을 남긴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이것이 사실로 전달됐다. 이것이 던전앤파이터 부정 인식의 시작이다.



 



"지난번 던파 페스티벌 때도 그랬다"



누군가가 앞선 사진에 더해 지난 던파 페스티벌 사진을 꺼내며 말했다. 해당 사진은 던파 페스티벌과 아무 관련 없는 내용이었다. 조명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촬영해서 뿌옇게 찍힌 것을 볼 수 있다. 



유 파트장은 "단순히 자신들이 좋아하는 콘텐츠에 참가했을 뿐인데 전혀 관련 없는 던파 페스티벌에 참가해서 파오운이라는 멸칭도 얻었다"고 전했다. 그렇게 한 바탕 소동 이후 잊혀질 거라 판단했지만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조회수만을 위해 그 어떤 거짓 정보도 서슴 없이 꺼내드는 악성 크리에이터즈들이 'X덕들이 모인 게임 행사 특징'이라는 주제로 영상을 업로드하면서 그 여파가 더 확산됐다. 더 이상 게임 커뮤니티에서 웃고 넘길 만한 상황이 아닐 수밖에 없었다.



 



"오타쿠 게임, 정공 게임, 의자 참전 용사" 



2년이 흘렀다. 네오플도 인지하고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유 파트장은 이를 후회했다. 지속적으로 부정 밈이 탄생한 것이다. 약간의 사실에 거짓과 상상력을 더한 정보로 마치 던파가 그 부정 밈의 원조인 것처럼 굳어졌다.



유 파트장은 관람객들에게 물었다. 과연 누가 가장 잘못했는가. 한 유저는 '왜곡된 이야기를 덧붙인 사람', '다른 행사 사진을 활용해서 거짓말한 사람'이 잘못이라고 답했다. 유 파트장 생각은 달랐다. 그는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은 '네오플'이라고 답했다. 대응 미숙으로 부정 이미지가 굳혀졌기 때문이다.

늦었지만 던전앤파이터 운영진은 2022년 9월 기점 부정 밈 관련 대응을 적극적으로 시행했다. 1년이 지난 현재 그 효과는 나름 고무적이었다. 부정 인식이 깨끗하게 지워지지 않았지만 당시 밈을 거짓으로 인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유 파트장은 1년 동안 진행했던 활동 내역과 결과를 공개했다. 그의 자료에 따르면 던파 부정 밈 관련해 19건 정보를 수정 요청했고 모두 완료했다. 최단 기간 조치일은 하루 만에 진행됐으며 최장 기간 조치일은 76일로 기록됐다.

그는 "네오플 대응 활동이 알려지면서 수정 요청을 공식적으로 하기 전에 자체적으로 수정된 사례도 꽤 많았다. 또한 대부분 정중하게 수정을 요청하면 곧장 받아들였다. 무심코 사용했던 던파 부정 밈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거라고 인지하지 못했던 거로 생각된다. 더 빠르게 대응했어야 했다"고 전했다.

던파 부정 밈 활용 콘텐츠 유형으로는 영상이 가장 높았다. 그 외 게시물 2건, 웹소설 3건, 웹툰 3건이 있었다. 영상은 커뮤니티 정보들로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지속성이나 전파력이 다른 콘텐츠보다 높은 만큼 대응 건수가 많았다.

유 파트장은 "그동안 접했던 던파 부정 밈 관련 콘텐츠들은 거의 다 수정됐을 것이다. 덕분에 던파 부정 밈 관련 콘텐츠 업로드도 이전보다 크게 줄었다. 분명 유저들에게 상처를 주는 부정 밈은 올라올 것이다.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최대한 빠르게 대응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그는 어떤 과정으로 대응했는지 설명했다. 유 파트장 설명에 따르면 새로 부임한 디렉터들의 강력한 의지에 힘입어 9월 공지로 던파 부정 밈 관련 대응을 예고했다. 확실한 처리를 위해 이후 공지는 자제했지만 내부에서는 강경하게 대응 중이었다. 운영팀의 대응 과정은 아래와 같다.

■ 던파 부정 밈 관련 대응 과정



정중한 요청 → 협의 → 수정 완료



정중한 요청 → 거절 → 플랫폼 문의 → 플랫폼 규정에 따른 조치 → 수정 완료



정중한 요청 → 거절 → 플랫폼 문의 → 플랫폼 규정에 따른 조치 → 거절 및 무반응 → 법적 조치



유 파트장은 "다수의 유저들이 시원한 법적 조치를 원했을 것이다. 내부에서도 수많은 법적 조치를 고려했다. 대부분 설득으로 해결돼 실제로 법적 조치까지는 이뤄지진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강경 대응만이 답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소통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법적 조치를 진행하면 단기적으로는 기분이 좋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효과가 적기 때문이다. 네오플의 목적은 하나다. 던파 유저를 괴롭히는 행위가 재미 요소로 전락하지 않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기존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다음은 생방송 중에 잘못된 인식으로 던파 유저들에게 상처를 줄 뻔했는데 유저들과 네오플 측의 피드백을 받고 사실을 바로 잡아 오히려 유저들에게 좋은 인상을 새긴 '델로략국'을 언급했다. 

반대로 네오플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다가 유저들의 질타로 사과를 전한 사례도 있다. 유 파트장은 "단순히 사실을 기반으로 회사를 욕했다고 뭐라 하지 않는다. 그건 유저들의 권리다. 그러나 거짓으로 던파를 괴롭힌다면 참을 수 없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그는 지금껏 도와준 사람들을 언급했다. 이들 중에는 당연히 고객센터 직원들, 법무팀 직원들, 운영팀 직원들도 포함되어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사람들은 '모험가' 즉 유저들이라며 감사를 표하며 유 파트장은 "늦었지만 상처가 아물 때까지 대응하겠다"고 약속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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