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시작되자 위험한 귀향길 오른 팔레스타인 주민들... “이스라엘군이 총격”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일시 휴전에 들어간 24일(현지 시각)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임시 거처에 머물던 피란민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한 여성이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를 안고 있다./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의 경고로 자신이 살던 집을 버리고 가자지구 남부로 피난갔었던 북부 주민들이 24일(현지 시각)부터 시작된 나흘간의 휴전기간 동안 귀향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스라엘군의 방해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일부 가자지구 남부의 피난민들은 남기고 온 집과 친척들이 멀쩡한지, 혹시 묻어줘야 하는 사람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귀향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이들을 향해 발포했고 이 때문에 귀향을 포기해야 했다. 이스라엘군의 발포장면은 현지 주민 및 이집트 정부 관리 등에 의해 목격됐다.

이 과정에서 실제 사상자도 다수 발생했다. 자신이 직접 북부로 이동하려다가 다리에 총을 맞았다고 NYT에 밝힌 카림 알나시르(30)는 “휴전이라고 했는데 이게 무슨 휴전이냐”며 “우리가 지나가려고 하자 그들은 우리를 향해 총을 쏴 사람들을 다치고 죽게 했다”고 말했다.

귀향하는 주민들에게 총을 쏴 사망하게 한 것이 맞느냐는 NYT의 질문에 이스라엘군은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이들은 휴전 합의에 따라 “지정된 휴전선을 따라 (군인이) 주둔하고 있다”고만 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휴전을 앞두고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며 주민들이 남부에서 북부로 이동하는 것을 금지했는데, 이런 지침에 따른 것이란 취지로 읽힌다.

이처럼 휴전 상황에서도 총격 등 위협이 계속되면서 아예 발을 떼지 못하는 피난민들도 여전히 많다. 남부 도시 칸 유니스의 피난민 모하마드 알마스리는 NYT에 “아무도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내 주변에는 집에 돌아가겠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가 두려워하고 있고, 어떤 작은 움직임으로도 휴전은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NYT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피난 생활이 이어지자 자신이 살던 집에 영영 돌아갈 수 없다는 두려움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오마르 샤키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담당 국장은 “가자지구 민간인 일부의 이주는 민간인의 안전이나 긴급한 군사적 이유로 필요한 경우에만 허용된다”며 “민간인들은 가능한 한 빨리 돌아올 수 있어야 한다. 영구적인 이주는 전쟁 범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