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감독 경질→김강민 2차 드래프트 파동→단장 좌천…대혼돈의 한 달, 아마추어로 돌아간 SSG

조형래 2023. 11. 25.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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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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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전신이었던 SK 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해도 구단 역사상 이렇게 어수선했던 한 달이 있었을까. SSG 랜더스가 폭풍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SSG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서 ‘김성용 단자에 대한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라면서 ‘SSG는 최근 감독 및 코치 인선과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생긴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을 R&D센터장(구 육성팀장)으로 보직을 변경한다’라고 발표했다.

SSG는 최근 한 달 동안 끊임없이 구설에 올랐다.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감격을 누린 LG 트윈스가 잔치를 벌였다면 SSG는 한 달 동안 구단 안팎의 잡음, 그리고 논란의 상황들을 끊임없이 만들었다. 

우선 지난달 31일, SSG는 지난해 우승 감독이었던 김원형 감독을 경질했다. 2021시즌을 앞두고 SSG와 2년 계약을 맺고 사령탑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해 정규시즌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역대 최초의 사령탑이 됐고 한국시리즈까지 통합 우승, SSG 창단 2년 만에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김원형 감독은 SSG와 3년 재계약을 맺었다. 사실 이 과정부터 썩 매끄럽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도중 김원형 감독의 거취에 대해 루머들이 쏟아졌다. 대부분 김원형 감독이 우승을 해도 자리를 보존하지 못할 것이라는 루머였다. 결국 유례없이 한국시리즈 도중 재계약을 발표하면서 김원형 감독에게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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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 우승은 아니었지만 팀을 정규시즌 3위에 올려 놓으면서 포스트시즌에 꾸준히 진출하는 팀의 기틀을 만든 김원형 감독을 곧바로 경질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3전 전패로 탈락하는 등 가을야구 과정이 좋지 않았지만 재계약한 우승 감독을 1년 만에 경질하는 프로세스를 보여줬다.

구단은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다. 단언컨대 성적으로 인한 계약해지는 절대 아니다”라면서 “포스트시즌 종료 후 내부적으로 냉정한 리뷰를 치열하게 진행했다.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팀을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봤다. 늦는 것 보다는 좀 더 빠르게 결정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단행했다. 처음에는 선수단 구성, 세대교체, 팀 운영 및 경기 운영 전반에 선수 및 코칭스태프 구성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감독 교체까지 진행하게 됐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성적이 이유에서 빠진 감독 경질은 없다. 

이후 후속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후보들이 누설됐다. 이 과정에서 김성용 전 단장은 해당 후보군을 직접 언급하면서 혼란에 빠뜨렸다. 결국 이숭용 감독을 선임했지만 신임 감독 선임 절차가 사실상 외부에 공개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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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성용 단장의 좌천에 결정적인 트리거가 된 것은 지난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였다. SSG의 샐러리캡 문제는 모두가 알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고연봉 베테랑 선수들이 35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었다. 또한 김원형 감독을 내보낼 당시 언급했던 ‘세대교체’도 SSG의 2차 드래프트 테마이기도 했다. 실제로 이러한 근거에 의해서 보호선수 명단이 짜여진 게 알려졌다. 사실 이 대목에서도 SSG는 대외비로 유지해야 할 보호선수 명단을 유출한 우를 범했다. 내부 단속에 실패했고 해당 소속 선수들에게 예의를 지키지 못했다. 

35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졌던 최주환은 키움에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지명을 받고 팀을 떠났다. 모두가 예상했고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4라운드에서 한화가 김강민을 지명했다. 김강민은 2001년 입단해 23년 원클럽맨으로서 SK와 SSG 구단 역사를 관통하는 상징적인 인물이었다.

구단 내부적으로는 김강민의 은퇴 논의가 있었지만 SSG는 보호선수 명단 비고란에 김강민이 은퇴를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을 표기하지 않았다. 고민 중이라는 의미는 결국 현역 연장에 대한 의사가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한화도 이렇게 해석하면서 김강민을 지명했다.

41세로 KBO리그 최고참이지만 여전히 수비력을 갖췄고 타격에서도 완전히 녹슬지 않았다. 외야진이 취약한 한화 입장에서는 김강민은 필요한 전력이었다. 한화는 정당한 지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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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3년 원클럽맨을 유출할 위기였다. 이 과정에서 김성용 단장은 당황하면서 김강민을 타 팀에서 뽑을 줄 몰랐다”라는 말로 논란을 증폭시켰다. 아울러 김강민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과정을 해명하면서 타구단이 지명하지 않은 팀 내 베테랑 선수의 실명을 거론하는 등 실언을 내뱉기도 했다.

결국 SSG는 원클럽맨 김강민을 허무하게 내보냈다는 비판을 무마하기 위해 김강민의 은퇴를 종용해야 했다. 악수에 악수를 거듭했다. 

결국 김강민은 지난 24일 대전 한화 구단 사무실을 찾아서 현역 연장 의사를 밝혔고 한화는 25일 제출하는 보류선수 명단에 김강민을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언급한 일들이 모두 한 달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SSG는 포스트시즌 조기 탈락 이후 유례없는 후폭풍에 휩싸였다. 물론 본인들이 자초한 일이다. 프로답지 못하고 아마추어 같은 일처리로 SSG는 겪지 않아도 될 혼돈의 늪에서 더욱 깊이 빠졌다. 

SSG는 ‘빠른 시간안에 객관적인 인선 기준을 마련해 후보군을 선정한 뒤, 신규 단장을 선임할 계획이다’라면서 ‘한편, 신규 단장이 선임될 때까지 단장 역할은 민경삼 대표를 중심으로 진행하며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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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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