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직장인 개발자 "SW 스킬만큼 `소프트 스킬`이 빛 발하죠"
"직장 내 팀에서 소속돼 개발자로 일하다 보니 코딩 실력만큼 중요한 게 동료들과 소통하고 필요할 때는 그들을 설득하는 '소프트 스킬'이더군요. 그걸 미리 배우고 경험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든 게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작년 7월부터 SK플래닛 웹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일하는 김형태 매니저는 자신이 개발자로 살게 될 거란 걸 알지 못했다. 중학교 때 엄마가 보내준 학원에서 비주얼베이직을 배웠을 때, 대학교 신입생 때 C언어를 배웠을 때 반복문으로 간단한 함수를 작성하는 것도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대학에서 대기과학을 전공했지만 취업은 은행권을 목표로 했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요즘 시중 은행들도 차세대 등 점점 IT로 전환하는 것 같은데 개발 공부를 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때 42서울(이노베이션 아카데미) 2기를 모집할 시기였고 전형도 간단해서 지원했다.
큰 고민 없이 도전한 과정은 처음부터 시련의 연속이었다. 무작정 고난의 길로 밀어 넣고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식이었다.
"42서울 교육생 선발과정인 라피씬 첫 날이 생각납니다. 아이맥에서 한영 전환하는 법도 모르고, 컴퓨터를 켜서 뭘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더라구요. 우여곡절 끝에 과제가 있다는 걸 알았는데 설명서를 읽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죠."
주변을 둘러보니 뭔가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평소였다면 절대 먼저 물어보지 않았을 텐데, 점점 사람들이 그 쪽으로 모이는 걸 보며 김 매니저도 이것저것 도움을 청했다. 그렇게 알게 된 내용을 시도해 보고, 다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서 정보를 얻다 보니 물어보고 알려주는 게 익숙해졌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어떻게 자연스럽게 정보를 공유하고 같이 성장할 수 있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정말 신기해요. 라피씬 때 만난 사람들과 클러스터(교육장)에 나가지 못하는 날에도 모여서 공부하며, 열심히 라피씬을 통과해 42서울 본 과정에 들어갈 수 있었죠. 그리고 그때 함께 한 스터디 원과 본 과정 마지막 과제를 끝까지 함께 했어요."
본 과정에서의 개발 과제는 하나같이 어려웠다. 어려운 만큼 해결하고 나면 성취감이 컸다. 김 매니저는 그중에서도 마지막 과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힌다.
"42서울 과제 대부분은 C/C++로 해결해야 했는데, 마지막 과제는 웹 과제였어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마지막 과제에 들어가기 전에 4명이 팀을 이뤄 웹 프로젝트를 해보기로 했죠."
당시 코로나가 한창이라 화상 채팅을 많이 사용했는데 카메라를 켜기 부담스러워하는 이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한 이들은 얼굴 대신 말하는 입 모양을 따라해주는 귀여운 아바타가 있는 음성 채팅 서비스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42서울 교육생 대상 인터뷰도 하고, 처음 사용해보는 프로그래밍 언어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AWS(아마존웹서비스)를 사용해 배포도 했죠. 처음으로 기획부터 배포까지 4개월 동안 열심히 프로젝트에 몰두했고 외부의 공개 SW 개발자 대회에서 일반부 대상까지 탔죠. 처음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자신감이 붙는 계기가 됐어요."
현재 SK플래닛에서 웹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팀에서 진행하는 B2B, B2C 서비스에 투입돼 일하고 있다. 현업에서 일하다 보니 42서울에서의 경험이 도움이 된다는 걸 매순간 느낀다는 김 매니저는 "42서울에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뉴얼을 꼼꼼히 분석하고 에러가 발생하지 않게 코드를 작성해 동료들에게 작성한 코드를 설명해야 했는데 이게 바로 실무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이었어요.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정리해 준 매뉴얼을 바탕으로 개발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코드를 수정하기 위해 팀 동료들을 설득하는 모든 과정들이 42서울에서 하던 활동 그대로죠"라고 말했다.
"이번 12월에 제가 개발한 서비스가 출시되는데 혹시 궁금하시면 앱스토어, 플레이스토어에 '위주로(Wezuro)'를 검색해 주세요"라는 김 매니저는 "지금 가장 바라는 것은 12월에 출시하는 서비스의 앞단을 완벽하게 개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서 한순간도 불편함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웹 프론트엔드 개발을 잘하는 개발자가 되고 싶어요."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것에서 나아가 프로그래밍이라는 도구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는 김 매니저는 "한가지 언어나 프레임워크에 매몰되지 않고, 제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맞는 도구를 선택하고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먼저 가까운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개발자가 되는 것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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