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칼럼]동장군과 도로살얼음

유희동 기상청장 2023. 11. 2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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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겨울이다.

겨울철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도로살얼음'이다.

도로살얼음은 겨울철 도로 표면에 얇은 얼음막이 생기는 현상이다.

기상청은 겨울철 침묵의 살인자인 도로살얼음에 의한 대형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도로기상관측망을 구축하고, '도로살얼음 발생 가능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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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겨울이다. 동장군이 다가오고 있다. 동장군은 혹독한 추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데, 이 표현은 재미있는 유래를 지니고 있다. 1812년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이 실패한 원인을 영국 언론에서 ‘제너럴 프로스트(general frost)’라고 표현했다. 나폴레옹의 60만 군대가 러시아의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다 결국 후퇴하면서, 러시아의 추위는 나폴레옹 군대마저 물리치게 된 것이다. 이를 ‘동장군’으로 번역하였고, 이 표현은현재까지 강추위를 이르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시민들이 추위에 떨며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국제신문DB


동장군이 다가올 때면 운전자들이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겨울철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도로살얼음’이다. 도로살얼음은 겨울철 도로 표면에 얇은 얼음막이 생기는 현상이다. 밤사이 기온이 갑자기 내려갈 경우 낮 동안 도로 위에 녹았던 눈이 얇은 빙판으로 얼어붙거나, ‘어는 비’가 내릴 때 액체 상태의 비가 영하의 찬 아스팔트 표면에 닿으면서 얼어붙어 생긴다.


기상학적으로 ‘어는 비’는 따뜻한 공기가 어는 점 이하의 기온을 가진 얇은 찬 공기 위에 올라탄 상태에서 내리는데, 이 현상은 온난전선에서 많이 발생한다. 따뜻한 공기층보다 더 높은 지점에서 내리는 눈은 아래의 따뜻한 공기를 만나 비가 된다. 이 비가 계속 내리다가 지표면과 맞닿은 영하의 공기층을 만나면 과냉각 상태에 도달해 얼면서 떨어지고, 지표에 닿으면 순식간에 도로살얼음이 된다.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는 12월을 기점으로 도로살얼음에 의한 안타까운 교통사고 소식을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 기상청은 겨울철 침묵의 살인자인 도로살얼음에 의한 대형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도로기상관측망을 구축하고, ‘도로살얼음 발생 가능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길안내기(내비게이션) 기반의‘도로살얼음 발생 가능 정보’는 2023년 11월 15일부터 2024년 3월 15일까지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대상으로 티맵과 카카오내비를 통해 제공하고 있으며, 올 겨울철 서해안고속도로로 확대될 예정이다.

부산은 겨울이라도 얼음이 생길 정도의 추위는 잦지 않다. 1월 최저기온 평년값이 영하 0.1도인 부산은 영하 10도를 웃도는 경기도나 강원도에 비해 도로살얼음으로부터 덜 위험해 보인다. 그러나 부산은 고지대와 산복도로가 많은 지형적 특수성 때문에 영상 1~3도 내외의 기온에서도 고지대와 내륙에는 도로살얼음이 생긴다. 부산지방기상청은 물류 수송과 부산 교통의 중심인 부산도시고속도로를 중심으로 기상관측차량을 활용한 겨울철 노면 집중관측을 실시하여 부산시설공단 등 관계기관에 기상관측·분석자료를 제공함으로써 도로살얼음 위험 구간에 대한 사전 조치와 도로교통 안전사고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도로살얼음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상청의 노력과 함께 운전자들도 도로살얼음이 우려되는 지역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앞차와의 거리를 충분하게 유지하는 등 안전 운전에 힘쓰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겨울 철에는 차량 운행에 앞서 운전자 스스로 최신 기상정보를 살펴보는 등의 사전 대비를 통해 올겨울 도로살얼음으로 인한 사고 없이 모두가 안전하게 겨울을 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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