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 연합뉴스 기고문
"포스트 코로나 시대 3국 협력 나아갈 바 건설적 의견 교환"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김효정 기자 =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연합뉴스에 보낸 기고문에서 오는 26일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일한중 협력이 나아갈 바에 대해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부산에서 열리는 3국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25∼26일 방한한다. 그의 방한은 지난 9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다음은 가미카와 외무상의 기고문 전문이다.
『이번에, 2019년 8월 이후 약 4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되는 일한중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의 제2 도시인 부산을 방문합니다. 제게는 외무대신으로 취임한 이후 첫 한국 방문이기도 하고, 젊은 시절 일한의원연맹에 소속되어 한국의 의원분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했기에 이번 방문을 매우 고대해 왔습니다. 한국에서 일한중 외교장관회의가 개최되는 것은 2015년 3월 이래 처음입니다. 개최를 위해 애쓰신 박진 외교부 장관님을 비롯해, 의장국인 한국 정부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며, 저를 따뜻하게 맞아 주실 부산 시민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웃인 일한중 3국은 예로부터 한자와 유교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를 교류하며 많은 사람이 끊임없이 왕래해 왔습니다. 일한중 협력이 시작된 1999년부터 2019년까지 20년 동안, 한국 및 중국의 방일 관광객 수가 약 12배로 증가하는 등, 우여곡절 속에서도 그 흐름은 큰 강의 물줄기처럼 넓고 강해졌습니다.
제각각 큰 존재감을 가진 일한중 3국이 이제는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큰 책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3국이 지혜를 모아 글로벌 과제에 대응하는 일도 시급해졌습니다. 이러한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일한중 3국은, 2007년 한국의 제주에서 독자적인 첫 3국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한 이후 지금까지 총 9회의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해 왔습니다. 또, 일한중 정상회담도 2008년 이후 총 8회를 개최해 왔습니다. 이 15년간, 3국의 외교장관 및 정상은, 금융위기 대응을 비롯한 환경·기후변화, 방재, 자원·에너지, 무역·투자 등, 그때그때의 과제와 3국 협력, 나아가 지역·국제 정세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실무적인 협력을 추진해 왔습니다.
큰 강처럼 힘찬 일한중 3국의 민간 차원의 인적 교류와 청소년 교류는,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인 행동을 추진하기 위한 중요한 밑거름입니다. 이번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정부 간 관계가 어려움에 처했던 시기에도 이러한 교류가 지금까지 꾸준히 추진되어 왔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일한중 협력이 나아갈 바에 대해 건설적인 의견을 교환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번 외교장관회의가 차후 일한중 정상회의 개최로 이어지도록 앞으로도 의장국인 한국의 노력을 확고히 지지해 가겠습니다.
제가 외무대신에 취임한 지 3개월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이번에 의장을 맡으신 박 장관님과 벌써 3번째 대면하게 됩니다.
한국은 국제 사회의 다양한 과제에 대응함에 있어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이웃이라고 지금까지 저는 누누이 말씀드렸습니다. 국제 사회가 역사적 전환점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일한의 긴밀한 협력이 지금보다 더 필요한 때는 없었습니다. 내년에 일본과 한국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을 맡게 됩니다. 일한 양국 관계의 진전뿐만 아니라 글로벌 과제에 대해서도 협력을 더욱 강화해 가겠습니다.
기시다 총리와 윤 대통령이, 일한 '셔틀 외교'를 재개하여 올해에만 7차례의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을 힘차게 견인하고 있습니다. 외교 당국의 수장인 저도 박 장관님과 탄탄한 신뢰 관계를 다지며 소통하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번 회의가, 일한 관계와 일한중 관계가 더 높이 도약하는 그 시발점이었다고 후세에 전해지도록 적극적으로 임하겠습니다.
2023년 11월 22일 일본국 외무대신 가미카와 요코』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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