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화끈, 툭하면 욱…갱년기 우리 엄마, '호르몬 치료' 받아야 할까

박정렬 기자 2023. 11. 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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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 (124) 여성 갱년기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100세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 팁을 전달하겠습니다.

여인지 대림성모병원 산부인과 과장
외부 기고자 - 여인지 대림성모병원 산부인과 과장

흔히 "중2병보다 무섭다는 것이 갱년기"라고 한다. 갱년기는 여자라면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기간이다. 월경주기의 규칙성이 사라지는 시기부터 폐경이 되는 시점인 최종 월경일까지를 폐경 이행기라 하는데, 이를 거치며 난소의 기능은 점차 저하돼 배란이 불규칙해지고 마지막에는 여성의 생식기능이 완전히 정지되는 폐경에 이르게 된다.

갱년기는 가임기에서 폐경 이행기를 거쳐 폐경에 이르는 기간을 말한다. 모든 여성이 거치는 과정으로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폐경 나이는 50세다. 폐경 나이는 인종이나 영양상태보다 유전적인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폐경 이행기의 기간은 수개월에서 3년까지 지속될 수 있으며 개인차가 있다.

갱년기 여성이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은 혈관운동 증상이다. 열성 홍조와 발한이 대표적이다. 얼굴, 목, 머리 혹은 가슴 부위에서 불쾌한 열감이 시작되어 여러 방향 혹은 전신으로 전파되고, 이와 함께 얼굴이 붉어지며 발한이 나타나는 증세를 말한다. 열성 홍조의 빈도는 개인차가 커서 한 달에 수회 나타나는 정도에서, 한 시간에 수회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증상의 지속시간도 수초에서 한 시간 정도로 폭넓게 나타난다.

열성 홍조와 발한은 체내 에스트로겐의 감소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에스트로겐의 저하가 가장 급격한 폐경 초기에 잘 발생한다. 폐경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게 하는 가장 주된 증상으로 그만큼 치료 효과도 크다. 갱년기 증상으로 열성 홍조 외에 열감, 관절통, 두통, 불면증, 두근거림도 나타날 수 있다. 또 질이 건조한 느낌, 빈뇨, 요실금, 성욕 저하를 비롯해 심리적으로는 피로, 초조, 피로감, 불안, 우울감을 호소한다.

40세 이후 월경주기가 점점 불규칙해지고 전반적으로 길어지면서 갱년기 증상들이 동반되면 갱년기를 의심할 수 있다. 병원에서 간단한 혈액검사로 혈중 여성 호르몬 및 난포자극호르몬 검사 수치를 확인하면 진단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난포자극호르몬이 30-40 이상이면 폐경으로 진단한다. 절대적인 기준이라기보다 진단 시 참고 수치로 사용된다.

갱년기는 별다른 치료 없이도 자연스럽게 좋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갱년기 증상은 폐경 후 약 1~2년 정도면 대체로 호전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갱년기 증상이 심한 경우라면 치료를 통해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특히 폐경 후 호르몬 요법이 혈관운동 증상 치료에 가장 효과적이다. 이외에도 관절통, 우울증, 근육통, 수면장애 등 폐경 증상도 호르몬요법으로 개선될 수 있다. 대부분의 호르몬 치료는 경구약으로 복용하며 몸 상태에 따라 6개월~1년 간격으로 병원에 내원해 필요한 검사를 받게 된다.

호르몬 치료하면 체중이 증가한다고 여기지만, 이는 맞지 않는 것으로 오히려 폐경 이행기의 복부지방 축적을 개선할 수 있다. 폐경 후 호르몬요법과 유방암과의 연관성은 예전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다. 연구 대상, 방법, 연구 지역 등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보인다. 호르몬제를 5~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사용한 경우 유방암의 위험도가 경미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1년에 한 번 정기적인 유방 X선과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

최근 폐경이라는 단어는 여성으로서 기능이 끝났다는 부정적 의미를 지녀 폐경이라는 용어로 대체되고 있다. 새로운 전환점이 된다는 의미다. 갱년기는 여성의 삶에서 중요한 단계다.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사, 안정된 체중 유지, 스트레스 관리, 흡연과 음주 자제,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하면 갱년기 증상이 더 완화될 수 있다. 또 정서적으로 지지받을 수 있는 가족, 친구 등의 교류도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며 이 시기를 긍정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이길 바란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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