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쏙 과학쏙] '침묵의 살인자' 일산화탄소…차량보다 텐트가 더 위험한 이유?

임하경 2023. 11. 2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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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궁금했던 날씨와 과학 현상을 알기 쉽게 전달해 드리는 날씨쏙 과학쏙입니다.

캠핑의 계절 가을이죠.

날이 춥다 보니 캠핑하면서 난방기기 사용하는 분들 많은데요.

요즘 캠핑하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산화탄소는 무색, 무취의 기체입니다.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석탄이나 석유 등 연료가 탈 때 발생하는데요.

우리 몸의 혈액 속에는 '헤모글로빈'이라는 산소를 운반하는 단백질이 존재합니다.

산소 공급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일산화탄소는 폐에 들어오면, 산소를 제치고 헤모글로빈과 결합합니다.

일산화탄소가 헤모글로빈과의 친화력이 산소보다 200배 더 강력하기 때문인데요.

결국 우리 몸의 산소 공급을 막아,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면 무기력과 약한 두통, 어지럼증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생명을 잃을 수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공기에 있는 일산화탄소의 적정 농도는 30ppm입니다.

만약 800ppm 이상 노출되면 2시간 내 실신하고, 1,600ppm일 경우 2시간 이내 사망할 수 있습니다.

치명적인 수준인 6,400ppm에 이르면 10~15분 이내에, 12,800ppm에 이르면 1~3분 안에 목숨을 잃을 수 있는데요.

한국가스안전공사 실험을 볼까요.

내부 크기가 비슷한 차량과 텐트를 두고 1분당 0.83g의 부탄가스를 소모해 봤습니다.

텐트는 50분이 지났을 때부터 일산화탄소 발생이 급격히 증가했고요.

차량은 2시간이 지났을 때부터 증가세를 보였는데요.

일산화탄소는 농도 15% 정도, 약간의 산소가 있을 때 잘 만들어집니다.

산소가 아예 없으면 불이 꺼지기 때문인데요.

텐트에서는 완전히 밀폐된 차량과 달리 미세하게 산소가 유입됩니다.

이 때문에 일산화탄소가 잘 만들어지는 조건이 오래 유지되고, 방출도 장시간 이뤄집니다.

반면 밀폐성이 높아 산소가 유입되지 않는 차량의 경우 일산화탄소가 발생하긴 하지만, 나중에는 산소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오게 되는데요.

결론적으로 밀폐된 상태에서 불을 피우는 건 텐트와 차량 모두에서 위험하지만, 텐트 쪽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입니다.

<김대식 / 한국가스안전공사 재난안전처 사고조사부장> "산소 농도가 14% 이하에서는 자연 소화가 됩니다. 실내에 14% 이상의 산소가 분포돼 있어야만 연소가 가능하기 때문에 (산소 농도가) 14.5%까지 지속적으로 도달하는 경우에 일산화탄소 농도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고 보시면, 텐트에서 훨씬 더 일산화탄소 농도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캠핑할 땐 불이 나는 난방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게 가장 안전하고요.

대신 침낭이나 따뜻한 물주머니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텐트 안에서 가스레인지나 램프를 사용한다면 꼭 1~2시간에 한번씩은 환기를 해야 하고요.

천장에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설치하는 것도 안전 캠핑을 위한 방법입니다.

지금까지 날씨쏙 과학쏙이었습니다.

임하경 기자 (limhak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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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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