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국의 소신발언 "한국 MMORPG를 폄하하지 마라"…왜?
국내 주요 게임사 성장시킨 K-MMORPG 배경엔 유저들의 자발적 선택 있어
탈 MMORPG 강조되는 추세 속에 '역편향' 경고
치우침 없는 다양한 게임 포트폴리오 개발의 중요성 강조
[편집자주] 남녀노소 즐기는 게임, 이를 지탱하는 국내외 시장환경과 뒷이야기들을 다룹니다
모바일 위주로 재편된 국내 게임 시장 속에서 글로벌 유저들을 보다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선 콘솔과 PC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또 천편일률적인 MMORPG 위주의 라인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는 콘솔과 PC를 기반으로 3인칭 액션RPG를 지향하는 'P의 거짓'이 6관왕을 차지하며 최고의 게임으로 등극했다.
이에 대해 장 대표의 반론은 다음과 같았다.
"시장에는 다양한 게임이 있어야 다양한 유저들이 자기 취향에 맞는 게임을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다. 그게 산업 전체 생태계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문제가 있는데, 이쪽(MMORPG)으로 치우치면 문제고, 저쪽(비 MMORPG)으로 치우치면 문제가 아닌 것은 아니다. 한국식, K-MMORPG의 문법이 있지 않은가. 그게 부끄러워할 일인가. 타파해야 할 대상인가. 혁신의 대상이며 버려야 할 대상인가. 그렇게 게임 만들면 안되는 건가."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data.ai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모바일 게임의 소비자 지출 순위는 전 세계적으로는 배틀전략, MMORPG, 팀배틀RPG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한국 시장에서는 MMORPG, 팈배틀RPG, 배틀전략 순으로 지출이 많았다. 글로벌 트렌드에 비해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MMORPG에 돈을 쓰는 유저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리니지가 선도적으로 보여준 BM은 삽시간에 다른 MMORPG들로 퍼져나갔고, 한국식 MMORPG는 이른바 '리니지라이크'로 불리게 됐다. 문제는 끊임 없이 캐릭터를 '유료로' 강화하는 BM이 자연스레 P2W(Pay to Win) 시스템을 만들고, 신규 유저들에 대한 진입 장벽을 끝없이 쌓아올렸다는 점이다.
이미 지스타 전부터 MMORPG '명가'로 불리는 게임사들은 이 같은 트렌드를 감지하고 변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었다. 리니지를 만들어 한국 MMORPG의 교본을 제시한 엔씨소프트 조차 7년 만에 참여한 이번 지스타에서는 비 MMORPG 위주의 라인업을 들고나왔다. 수집형 RPG를 들고나온 게임사도 여럿이었다.
로버트 던컨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교수가 1976년 제시한 '양손잡이 전략'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양손잡이 전략은 기존 사업에 대한 극대화된 '활용'과 신사업에 대한 끊임없는 '탐색'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2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양손잡이' 전략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진 경영환경의 대안적 경영전략이다.
이를 게임업계에 대입해본다면 기존 한국식 MMORPG 팬덤이 만들어가는 생태계는 꾸준히 유지 보수하면서, 새로운 장르와 플랫폼 시장에 대한 탐색을 지속해나가는 전략이 가능하다. 그 어느 쪽이든 한 장르 또는 개별 시장에 치우쳐 '몰빵'하는 전략으로는 더 이상 다양해지는 유저들의 요구를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신사업에 대한 CEO의 '판단'이 아닌, '탐색'이다. 경영진이 신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섣불리 타진해보지 말고, 끊임없이 게이머들과 소통하며 시장을 탐색해나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게임 제작의 실마리를 찾아야 MMORPG 편식을 벗어나 균형잡힌, 건강한 게임사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이혼 소송만 2번 이지현 "양육비 못 받은 지 10년"…왜? - 머니투데이
- '이선균 협박' 女실장 마약 공급책은 정다은?…넉달전 이미 구속 - 머니투데이
- '나는 솔로' PD가 밝힌 16기 인센티브…"300만원 이상, 차등 둬" - 머니투데이
- '박지윤과 이혼' 최동석 "지하까지 꺼지는 고통"…또 의미심장 글 - 머니투데이
- '청룡 조연상' 조인성, 김혜수와 뜨거운 포옹…감동 소감 뭐길래 - 머니투데이
- '166만 유튜버' 히밥 자산 50억…"유튜브 수익만 월 1억이상" - 머니투데이
- 겹치기 출연 최재림, 공연중단 사태 터졌다…"첫곡부터 불안" - 머니투데이
- 초4 금쪽이, 엄마에 손가락 욕…창문 열고 뛰어내리려는 위협까지 - 머니투데이
- "자리 잡게 도와줬는데…" 이경규, 유재석에 불만 폭발 이유는 - 머니투데이
- 윤은혜 '왕따설'? 사실 아니었네…14년만에 뭉친 베이비복스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