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투자 가뭄에 '단비' 올까…운용사가 짚은 포인트는? [남정민의 붐바이오]
우여곡절 끝에 정부의 K-바이오·백신 펀드가 2600억원 규모로 출발합니다. 처음 계획은 5000억원이었으나 절반 정도로 출발합니다.
중요한 건 일단 출발했다는 점입니다. 바이오 투자 혹한기가 워낙 길어지다보니 어서 ‘단비’ 역할을 해 주기를 업계에서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서울 잠실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지난 24일 ‘K-바이오 투자 컨퍼런스’를 열고 펀드 결성배경 및 향후 운용계획 등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K-바이오·백신 펀드 1호 운영사인 유안타인베스트먼트, 2호 운영사 프리미어파트너스도 참여해 2시간 가량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전세계적 인플레이션 발생에 따른 금리 인상과 제약·바이오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인해 K-바이오·백신 펀드의 결성 과정도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국책은행, 주요 제약기업들의 도움을 통해 올해 2616억 원 규모의 펀드 결성이 가능했습니다.
(중략)
바이오헬스 분야는 개발 주기가 길고 기술 개발의 난이도가 높아 장기적이고 전문적인 투자가 필요한 분야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6000억원 규모의 K-바이오·백신 펀드를 조성하고자 합니다. K-바이오·백신 펀드의 성공적인 조성과 투자가 다른 민간 펀드, 기업의 투자로 이어져 현재 겪고 있는 투자 심리 위축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지난 24일 K-바이오 투자 컨퍼런스 중 정은영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의 개회사
두 펀드 합해 모아진 2616억원 중 40%인 1000억원이 내년에 집중 투자됩니다. 펀드 기간은 투자기간 4년, 회수기간 4년으로 총 8년입니다.
먼저 1호펀드 운영사인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1차 결성금액을 1500억원으로 잡았습니다. 벤처펀드가 아니고 사모펀드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에 등록하는 절차를 밟아 내년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은 기업들이 대상입니다. 그 기업들에 60%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고요, 그중 15%는 백신과 관련된 회사에 투자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에 백신회사가 그렇게 많진 않지만 기반기술을 가진 회사에 투자할 것입니다.
1500억원 중에 40%인 500억~600억원을 첫 해(내년) 투자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회수전략은 첫번째는 코스닥에 상장시켜서 회수하는 것이고요. 다른 또 하나는 사모펀드 핸드오버 형태로 우호지분 형태로넘겨서 엑싯을 생각하고 있고요. 또 하나는 인수합병(M&A)과 같은 형태로 엑싯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영관 유안타 VC부문 대표
정 대표는 투자 검토 기준으로 △법률 제무 산업실사를 모두 통과한 기업 △연구개발 물질의 혁신성 및 신뢰있는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 △경영진의 전문성 및 도덕성 △상업화 가능성이 있는 기업 등을 꼽았습니다. 투자대상 분야로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 △타겟단백질 및 mRNA 분해 기업 △면역질환 △항암제 등을 말했습니다.
이번 펀드를 정부 과제쯤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이건 과제처럼 지원하는 펀드가 아닙니다. 저희가 수익을 못 내면 두번 다시 펀드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정책적인 목적도 달성해야하지만 펀드의 수익성도 고려해야합니다. 저희같은 경우에는 ‘앵글리뷰’라는 과정이 있는데 거기서 대부분 필터링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국 펀드가 끝나는 8년 후까지 엑싯을 못하면 안되는 상황입니다. 그런 관점을 기본으로 해서 검토가 시작될 것입니다.
-정영관 유안타 VC부문 대표
임상에 진입하지 못한 전임상 단계의 기업들은 투자받지 못하냐는 질문도 현장에서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기본적으로는 임상 1~3상에 들어간 기업이 주요 타겟”이라면서도 “어차피 저희 투자기간이 4년이기 때문에 4년안에 임상 1상 승인을 받을 수 있다고 하면 그래도 고려할 생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호 펀드 주관 운용사는 프리미어파트너스입니다.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수익률 20% 이상을 달성한 운용사이기도 합니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미국의 아쉬(Arch)벤처파트너스와 협력관계기도 합니다. 규제도 시장도 다 미국에 있기 때문에 미국 시장을 알아야 국내 투자를 잘할 수 있다는 생각에 협력하게 됐다고 합니다.
1차년도(내년)에 440억원을 투자할 생각입니다. 12월 20일경부터 투자금이 집행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케일업 단계인 국내기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입니다.
우선 사이언스를 딥(deep)하게 볼 것입니다. 두번째는 매출입니다. 그게 기술 수출이든 실제 제품 매출이든 매우 꼼꼼하게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1호와 2호 펀드 둘다 투자받는 것도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 전영관 대표와도 잘 아는 사이입니다.(웃음) 저희는 저희만의 독특한 앵글이 있을거고 유안타는 유안타의 앵글이 있으니까 각자 검토할거고요. 만약 회사가 좋다면 공동으로 투자해서 그 회사가 성장하게끔 하는 것이 저희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현식 프리미어파트너스 상무
프리미어파트너스가 꼽은 투자 분야는 △차세대 치료(희귀질환, 난치성질환, 차세대 백신) △예방 및 관리 영역(예방의학, 유전체분석, 만성질환 관리) △IT와 BT의 융합(반도체 기술을 활용한 BT 등) 입니다.
기존 바이오 펀드랑 얼핏 보면 별로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이전에는 백신,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등은 투자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개발하는 데 너무 오래 걸리고, 수익성도 부족하니까 제약사에서도 잘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팬데믹이 또 오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으니 지금 대상이 된 겁니다. 기존 바이오 펀드와 비교해서 (투자) 영역들이 추가된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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