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북한 선거 비밀투표 가능할까
◀ 김필국 앵커 ▶
북한의 선거라고 하면 통상 노동당이 낙점한 사람이 단독 입후보하고 찬성표를 몰아주는 방식이 연상되곤 하죠?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이젠 좀 달라졌다고 합니다.
기존에는 없던 후보 경선과 일종의 유세도 펼쳐진다고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경쟁제도를 도입한 선거가 북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도 주목되는데요.
김윤미 기자, 하나씩 살펴볼까요.
◀ 기자 ▶
네, 북한에선 내일 우리 지방의회에 해당하는 지방인민회의 대의원을 뽑는 선거가 치러지는데요.
◀ 리포트 ▶
이달 초부터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구호와 포스터가 게시됐고 동원된 선전차량과 선전대가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지방인민회의 선거 보도/11월 21일] "저는 처음으로 공민이 되어 선거에 참가하게 됩니다. 그래서 하루하루 선거의 날이 기다려지고‥"
이번 선거는 과거 후보자 1명에 대해 찬반 투표를 진행하던 것과는 달리 예비후보 2명 중에서 1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는데 예비선거 투표 결과도 즉시 공개했습니다.
[김철무/대의원 후보자] "많은 사람들이 저를 지지해 주셨습니다. 진짜 이런 크나큰 믿음을 받아 안고 보니까 나라를 위해서 저를 지지해준 사람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또 주민들이 최종 후보자의 면면을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유세와 비슷한 상봉모임도 진행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동안 북한에선 누가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알 수 있었다고 하던데요.
이번엔 비밀투표가 보장되나요?
◀ 기자 ▶
북한의 기존 선거법은 찬성하면 그대로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반대하면 볼펜으로 후보자의 이름을 가로 긋도록 했었는데요.
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대담하게 당이 낙점한 후보에게 볼펜을 집어들 사람은 거의 없겠죠?
심지어 김정은 위원장이 누구를 뽑았는지도 알 수 있었는데요.
[2019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보도]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후보자인 홍서헌 동지에게 투표하셨습니다.“
이번엔 찬성과 반대 투표함을 따로 마련해서 주민들이 반대 표시가 가능하다는 걸 알게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투표실에 누가 들어가거나 볼 수 있다면 실제 반대표를 던지는 사람이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11월 10일] "일부 제도의 변경은 있으나 실질적 선거권 보장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를 드리겠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민주적 선거제도에는 못미치지만 북한 입장에선 큰 변화 같은데요.
이런 변화를 시도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 기자 ▶
이번 선거는 지난 8월 30일 최고인민회의 전원회의에서 개정된 선거법이 처음 적용된 건데요.
제한적이긴 하지만 선거에 경쟁 체제를 도입하는 건 시민의 정치 참여권와 투표권을 부각함으로써 정상국가 이미지를 대내외에 선전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또 이번 선거에서는 유난히 추천된 후보군들이 평범한 근로자라는 점을 강조하는데요.
[김정순/노동자] "이번에 우리 작업반장 동지가 평양시 인민회의 대의원 후보자로 또 다시 추천되었습니다. 우리와 같은 평범한 노동자를 인민회의 대의원으로 내세워주는 고마운 사회주의 제도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하자고‥"
인민들이 직접 뽑은 후보를 통해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또 다른 차원의 대중동원 방식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정은미/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대중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사람이 대의원이 되고 그 대의원이 솔선수범해서 경제 발전 목표를 끌어나가자고 호소하면 훨씬 더 따라오기가, 대중 동원이 좋잖아요."
북한은 자본주의에서 선거는 당리당략을 추구하는 반인민적 통치수단에 불과하다면서, 자신들의 방식이 인민의 자주적 요구와 이익을 옹호하는 가장 우월한 선거제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윤미 기자(yo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47091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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