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군조크루, 90's 댄스가요 화신들이 보여줄 '뉴 레트로'

최보란 2023. 11. 2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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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조크루가 4인조 혼성그룹의 전성기를 다시 연다.

지난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MBN 댄스 음악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쇼킹나이트'의 최종 우승자인 군조크루가, 룰라 쿨 영턱스 클럽 등을 이어 댄스 가수 황금기를 다시 소환할 후계자로 주목받고 있다.

군조크루는 '쇼킹나이트' 예선전인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모든 무대에서 1위를 차지한데 이어, 결승전에서도 결국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박빙의 승부가 오디션의 백미라고 하지만, 군조크루의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 앞에서 평가는 뒷전이고 공연을 관람하듯 즐기는 시청자들이 대다수였다.

무엇보다 90년대 가요계를 지배했던 혼성그룹 음악에 향수를 지닌 시청자라면 이들의 등장이 더욱 반가웠을 것. 독보적인 레트로 감성을 지닌 군조크루는 그 시절의 추억을 자극하지만, 요즘 스타일과 현대적인 그루브까지 놓치지 않아 방송 내내 세대를 막론하고 다양한 시청층의 사랑을 받았다.

'쇼킹나이트'는 막을 내렸지지만 공연과 방송, 음반 준비 등을 병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군조크루. 영광의 오디션 무대를 뒤로하고 이제는 군조크루만의 색깔을 보여줄 때라며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4인방 군조(43), 선엘(35), 변지혜(26), 배찬일(24) 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쇼킹 나이트' 우승 상금 1억 원은 받았나?

변지혜(이하 지혜) : 아직 받진 못했는데, 저축을 좀 해놓고 나머지는 활동비로, 쇼핑하고 옷도 좀 사고 싶다.

선엘 : 저희 아버지가 항암 치료 중이시다. 오디션 준비하면서 다른 일을 못해서 수입이 없었다. 상금으로도 충당되진 않겠지만 아버지 병원비에 보태려 한다.

배찬일(이하 찬일) : 부모님께 절반 정도드리고 나머지는 생활비로 사용할 거 같다.

군조 : 저는 아이가 있으니까 양육 등 생활비로 쓰고, 음악 활동에 필요한 장비 같은 것을 사지 않을까 싶다.

Q. 군조 씨는 뒤꿈치뼈 골절에도 부상 투혼을 펼쳤는데, 상태가 호전됐나?

군조 : 더 심해졌다. 계속 콘서트도 하고 있고, 방송에서도 공연을 하다 보니... 저는 뒤꿈치가 없다고 보시면 된다.(웃음)

Q.군조크루 결성은 어떻게?

군조 : 원래 제가 다 알고 지내던 동생들이었다. '쇼킹나이트' 때문에 '어벤져스'들을 찾아 뭉치게 됐다.

지혜 : 90년대 음악 오디션에 나간다고 했을 때 좋아했다.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90년대 음악을 좋아하고 많이 들려주셔서, 나이치곤 많이 알고 있었다.

찬일 : 저는 90년대 음악은 유명한 것들만 알았는데, 이번 오디션에서 저희 크루와 색깔이 비슷한 곡 위주로 무대를 해서 해서 부담 없이 재밌게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Q.요즘 보기 드문 혼성 그룹인데.

군조 : 혼성그룹이 귀한 시대인데, 저희가 나이대도 다양하고 각자의 개성이 강해서 보여줄 것들이 많은 거 같다. 90년대에는 댄서가 가수로 데뷔하는 경우도 많았잖나. 룰라도 그렇고, 문라이트에서 춤으로 유명한 친구들이 발탁돼 가수로 데뷔한 경우가 많았다. 그대로 댄서 두 친구한테도 걱정하지 말라고 했고, 결과적으로 그게 오히려 강점이 됐다. 선엘도 워낙 호흡이 잘 맞고. 개개인의 강점이 잘 조화돼 팀이 살아난 것 같다.

Q.세대 차이로 인한 불편함은 없나? 서로 추구하는 스타일에 차이가 있다거나?

군조 : 있긴 있다. 저희가 20대, 30대, 40대가 다 있기 때문. 근데 다들 잘 따라준다. 그리고 저도 안 어울리는 곡은 무리하게 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팀 색깔을 잘 찾아서 하려고 한다. 근데 3라운드쯤 한 번 위기가 있었다. 디스코 콘셉트를 한 적이 있는데 막내 찬일이가 뼛속까지 힙합이다. 그때 현타가 와서 '형, 진짜 안될 거 같다'라고 힘들어했는데, 제가 잘 설득해서 나팔바지 핏을 2cm 정도만 넓게 하는 걸로 합의를 봤다.

찬일 : 농담이 아니라 진짜 나팔바지는 용납이 안 되기 때문에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렸던 거 같다.(웃음) 그런데 해보니 정말 재미있었고 '안 했으면 어쩔 뻔했나' 싶었다.

Q.매 무대가 다채로웠는데, 선곡 기준?

군조 : 경연이니까 일반 무대랑은 다르다고 생각했다. 굉장히 자극적이어야 하고 짧은 순간에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 선곡을 할 때 어떤 강점을 보여줄 수 있나, 춤이면 춤 보컬이면 보컬 포인트를 잡아서, 그걸 어필할 수 있는 곡 위주로 했던 거 같다. 듣기 좋은 노래보다는 보여줄 수 있는 곡을 택했다.

Q.무대가 한정돼 있어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곡이 있다면?

지혜 : 서태지와 아이들 '하여가'도 후보곡에 있었는데,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었다. 아쉬움이 남더라. 저희 색깔로 해봤으면 어땠을까라는.

선엘 : 저도 '하여가'를 저희 식으로 해보고 싶다.

찬일 : 되게 딥(Deep)한 것도 해보고 싶다. '컴백홈', '전사의 후예' 같이 무거운 것도 해보고 싶긴 했다. 방송에서는 저희의 색깔로 풀어내는 게 어려우니까 못 했는데, 아쉬움이 있다.

Q.선엘 씨는 "어디 있나 이제 나타났나"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보컬로 주목을 받았다. 이전 그룹 활동도?

선엘 : 한 8년 전에 그룹 활동을 했었다. 당시 공황장애가 심하게 와서, 회사에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심적으로 힘들어서 3년 간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만 있었다. 이후 2년 정도 개인적으로 앨범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군조 오빠가 같이 하자고 해서 다 접고 크루에 합류했다. 녹음만 남겨두고 있었데, 오빠랑 같이 하고 싶어서 믿고 합류했다. 결과적으로는 합류하길 잘했다 싶다. 군조 오빠랑은 예전에 같이 음악활동 할 때도 즐거웠고, 서로 '척하면 척' 합이 진짜 잘 맞는다.

Q.변지혜 씨, 배찬일 씨는 댄서 출신인데 이번에 노래와 병행하는 퍼포먼스 어땠는지?

지혜 : 사실 처음엔 두려웠다. 노래를 전문적으로 하지 않았기에 걱정했는데 안 했으면 후회할 뻔했다. 배우는 게 많았고, 상상으로만 했던 일이 실제로 펼쳐지는 느낌이었다. 경연 무대에서 뭔가 벅차올랐다.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있었지만 크루 활동하면서 후회 없이 정말 행복했다.

찬일 : 저도 한번 해보자 하고 들어오긴 했는데 랩이나 노래를 할 때 어색한 느낌을 떨쳐 내는 데 오래 걸렸다. 춤은 하던 거니까 자신이 있었는데 안 하던 노래를 하려고 하니 위축됐다. 그래도 노래 듣는 걸 좋아해서, 진입과정은 좀 힘들었지만 조금씩 나아진 거 같다.

Q.매 라운드 1위를 맡아두다시피 했는데, 연습을 얼마나 한건가?

군조 : 한 무대에 연습을 2주 반~3주 정도. 선곡하고 한 10일 정도 시간이 있다. 하루에 단체 연습만 6시간을 하고 따로 개별적으로도 연습을 했다. 거의 한 달을 한 곡에만 매진했다. 의상도 스타일리스트가 준비해 준 라운드도 있었지만, 거의 저희가 직접 제작하고 리폼까지 했다. 자는 시간 빼고는 일상 자체가 연습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Q.이미 유명한 곡을 재해석한다는 것에 대한 어려움도 있었을 거 같다.

군조 : 90년대 바이브 유지하면서 새로움을 보여줘야 했다. 너무 새로우면 그때 느낌이 없어지니까 딱 좋은 적정선을 찾으려 애썼다. 그래서 스타일리스트가 준비한 의상을 그대로 입지 않고 디테일한 옛날의 감성까지 살리기 위해 계속 고민했다. 클론 선배님들 '난' 무대도 제작진이 예전 무대를 재연하는 식으로 제안을 주셨는데, 요즘 시대에 맞게 업그레이드를 한 부분이 있다.

Q.많은 분들이 '난'을 인상적이라고 꼽는데,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무대는?

지혜 : 다 좋은데 3라운드가 가장 기억이 난다. 듀크의 'Party tonight' 무대였는데 관객 호응도 엄청 좋았고, 무대도 이전 라운드보다 넓어져서 분위기를 휩쓴다는 느낌이 들었다. 등장할 때부터 저희 노래가 나오면서 에너지를 받으며 뭔가 짜릿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선엘 : '난' 무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춤추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까 안무가 너무 어려웠다. 엄청 힘들게 연습을 했다. 모든 라운드를 즐기면서 했는데 '난'은 많이 울었던 거 같다. 힘들면서도 좋았던 무대다.

찬일 : 저는 결승전 무대. 경연곡이 아닌 걸로 우승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관리를 열심히 해서 결승전에서 복근을 보여주자고 던진 말이 현실이 돼서, 6주 정도 다이어트를 열심히 하면서 먹고 싶은 것도 참고 고생했다. 결승까지 끝나고 메모장에 먹고 싶은 거 다 적었다. 결승에서 최종 우승을 하기도 했고, 마침내 다이어트가 끝났다는 행복함까지 더해져 기억에 많이 남는다.

멤버들 : 콘서트 때 또 복근 공개 하자는 얘기가 있는데?

찬일 : 안 된다. 더 이상은 못한다. (복근) 파업했다. 하하.

Q.기억에 남는 심사평, 혹은 시청자 반응?

군조 : 탁재훈 씨가 '당신들 마음대로 하세요. 내버려두면 잘한다. 뭔 얘기를 하냐'라고 했는데, 진심이라고 생각됐다. 저희를 믿어주시는 거 같았다. 평가하는 게 아니라 그냥 무대를 즐기는 마음으로 느껴졌다.

지혜 : 저는 '난' 무대 때 현장을 찍은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관객 한 분이 "미쳤다! 씨 X!"이라고 욕을 하다시피 하면서 엄청 격한 반응을 보이시더라. 이렇게 좋아해 주셨구나 싶고 벅차서 계속 영상을 돌려봤다.

선엘 : 결승에 이특 씨가 저희 노래를 들으면서 행복하고 감사했다고 하신 게 기억에 남는다. 저희가 '우승해야지!' 하는 마음이 아니라 행복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 룰라 '3! 4!' 가사에 담긴 의미와 저희의 기분과 에너지를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는데 그걸 알아봐 주셔서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찬일 : 결승전 즈음이 이상민 씨가 생일이었는데 '올해 최고의 생일선물'이라고 해주셨다. 아무래도 원작자에게 그런 평을 받아 기분이 좋았다.

Q.앞서 '난' 퍼포먼스 등이 강렬해선지, 결승전 선곡이 의외였다는 반응도 있었다.

군조 : 솔직히 '잘하면 우승할 수도 있겠다', '확률이 있겠다' 생각은 했다. 결승전에서 '3! 4! 를 할 때도 '이미 우승한 마음처럼 무대를 하자'라고 했다. 계속 힘을 줬으니까 마지막까지 발버둥 치지 않고, '우리는 1등 못해도 마음은 1등이라고 생각하고 하자'라고 준비한 무대였다. 제작진이랑 회사에서는 선곡이 약간 의외라고 생각하시긴 했다. 파이널인데 좀 더 강렬한 무대를 기대하셨던 거 같았다. 하지만 100% 저희 뜻으로 모든 무대를 했고 제작진도 존중해 줬다.

Q.'슈퍼스타K' 때 울랄라세션이 우승했는데, 당시 군조 씨는 개인사정으로 불참했다. 이번에 오디션의 한을 풀었을 것 같다.

군조 : 개인사정도 있었지만, 스스로 경연이나 오디션에 안 맞다고 생각했었다. 이번 '쇼킹나이트'는 느낌이 달랐다. 경연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고, 공고를 보는 순간 잘할 수 있겠다, 뭔가 보여줄 수 있겠다. 진짜 즐길 수 있겠다 싶었다.

Q.이제 경연도 끝났고, 군조크루만의 색깔은 어떨지 궁금하다.

군조 : 저희가 오디션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건 보여줬다고 생각하고 이제는 저희 음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레트로의 느낌을 계속 가지고는 갈 거 같다. 그걸 살리면서 저희 만의 스타일을 찾으려 한다. 좋은 시기를 맞춰서 음반을 내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

Q.크루 활동을 하면서 행복했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

지혜 : '쇼킹나이트' 우승했던 게 가장 행복했고, 힘들었던 적이 없다. 너무 행복하고 재밌었었다. 앞으로 해나가야 할 부분에 대한 부담감은 있었지만 그런 것들 빼고는 크게 힘들다는 생각은 없었다.

찬일 : 5라운드 할 때 가장 힘들고도 행복했다. 결과가 다행히 좋았지만, 우승 안 했으면 (너무 힘들어서) 혀 깨물었을 거다.

선엘 : 경연 준비하면서 단 하루도 쉬어 본 적이 없었다. 경연하고 다음날 간병하고, 그러면서 연습하고... 모든 상황이 힘들었다. 그럼에도 매 라운드 행복해서 견딘 거 같다. 아버지도 우승 소식에 무척 좋아하셨다.

Q.앞으로의 계획? 목표하는 바가 있다면?

군조 : 음악! 오로지 음악이다. 결국은 음악으로 이야기하고 증명해야 하니까 군조 크루의 음악으로 찾아뵙고 사랑받는 것이 최종 목표다.

찬일 : 저는 리더님을 잘 따라가겠다. 지옥 간다면 지옥 가고. 목적지는 몰라도 따라가고 보겠다.

군조 : 가스라이팅이 제대로 통했다.(웃음)

지혜 : 저희가 매주 일요일 MBN '신곡 떴다!' 예능도 출연하고 있다. 거기서도 저희 무대가 많이 나오니까 좀 더 다양한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다. 또 열심히 음악 활동 준비도 하고 있으니까 기대해 주시면 좋겠다.

선엘 : 저희가 무대를 정말 잘하는 팀이다. 실제로 보면 훨씬 멋있으니, 남은 12월 23일 창원 공연도 기대해 달라.

Q.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군조 : 제가 결승 무대 때 경황이 없어서 가족들 얘기를 못했다. 아들들 와이프도 공연장에 와있었는데 현장에서 말을 못 해서 이 자리를 빌려서 고맙다고 하고 싶다. 또 하늘에 있는 윤택이도 고맙다. 회사 식구들-대표님, 이사님, 스태프들 모두 감사한다고 꼭 전하고 싶다.

[사진 = MBN 제공, 군조크루 인스타그램]

YTN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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