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N수학] 우주를 향한 인류의 호기심이 현실이 되려면

김상돈 스타버스트 한국 지사장,조가현 기자 2023. 11.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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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향한 인류의 호기심.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편집자 주=스타버스트는 미국에 기반을 둔 우주 항공 분야의 스타트업을 전문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하는 기업이다. 2012년 설립돼 현재까지 120여 개의 우주 항공 기업에 투자했다. 이런 스타버스트가 2020년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투자할 한국 스타트업을 찾고 있다. 그런데 그곳의 수장인 김상돈 스타버스트 한국 지사장은 우주 산업에서 ‘수학’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 지사장이 매달 소개하는 우주 기술에서 그 이유를 엿볼 수 있다. 

규모를 막론하고 모든 기업이 인재상으로 꼽는 것 중 하나가 지적 호기심이다. 지적 호기심이 강한 기업일수록 창의적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순수한 지적 호기심이 먼저인가 아니면 실리적인 사업이 먼저인가 하는 논쟁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데 조금 더 큰 틀에서 보면 다소 의미 없는 것이기도 하다. 명예를 얻고 돈을 벌기 위한 노력의 과정에서 위대한 학문적 발전이 이뤄진 사례는 수없이 많다. 

반면 지적 호기심 자체에 몰두해 평생을 가난에 시달리며 빠듯하게 연구하다가 그 학문적 업적을 마침내 인정받아 경제적으로 큰 보상을 받은 사례도 있다.

지적 호기심은 역사적 사실 생명 본질에 관한 고찰 등 여러 방면에서 나타날 수 있다. 그중 끝판왕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우주에 관한 지적 호기심’이다. 우주는 기업 활동의 무대로도 중요하지만 고대로부터 인간의 지적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공간이었다.

우주에 관한 지적 호기심 추구에는 반드시 ‘수학과 물리’에 관한 기본 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수학과 물리의 기초가 없이 우주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추구한다면 그건 단지 상상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인류는 수학과 물리를 토대로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가설에 따르면  빅뱅이 있었고 이후 별이 태어났다. 핵융합이나 별의 죽음 과정에서 더 무거운 다양한 원소가 만들어져 우주 공간에 흩뿌려진 뒤 또 하나의 별(태양)과 지구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지구에서 생명이 나타나 진화를 거쳐 지금의 인류가 태어났다.  

인류는 더 심오한 질문에 대한 답도 찾고 있다. 우주는 도대체 왜 태어났는가, 외계 생명체 나아가 인류와는 다른 지적 존재가 과연 존재하는가다. 우주의 기원 즉, 빅뱅에 더 근접해서 보기 위해 다른 생명의 흔적을 찾기 위해 여러 종류의 관측 기기가 지상과 우주에서 가동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지적 호기심이 STEM으로 연결돼야! 

물리는 수학의 뒷받침을 요구하고 여러 첨단 관측 도구를 만들려면 공학과 기술이 필요하다. 공학과 기술은 물리가 발전하면서 더 첨단화 되며 수학은 컴퓨터 공학과 기술의 힘을 빌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대용량 수치 해석을 해냈다.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그리고 수학(Mathematics)을 융합해 부르는 STEM은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해 이제는 기업도 지적 호기심과 더불어 STEM 지식을 갖춘 인재를 찾고 있다. 각 분야의 전문가도 중요하지만 과학, 기술, 공학, 수학을 통합적으로 사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최고로 치는 것이다.

기업이나 개인의 통합적 STEM 능력이 가장 위력적으로 발휘되는 분야 중 하나도 우주다. 머지않은 미래에 인류가 우주 공간에 거주하기 위해서 펼치는 모든 사업에 STEM은 필수 불가결하다.

이 때문에 많은 우주 기업에서는 STEM 교육을 확산하고 우주 산업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를 넓히는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미국에서는 24개 우주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모여 2030년까지 힘을 모아 우주 인재를 양성하자는 ‘스페이스 워크포스 2030’을 선언했는데 여기에도 그 내용이 담겨 있다. 현재 30개 기업에서 뜻을 함께하며 1년에 2회 정기적으로 만나 각 회사의 인재 유치 비결을 공유하고 청소년 대상 STEM 교육 프로그램, 대학생 인턴십 등 여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항공우주 분야 기술을 갖춘 미래 STEM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일찌감치 STEM 교육을 강조한 콘텐츠를 만들고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그 자료를 미국 교육부에도 꾸준히 제공했었는데 지난 5월 두 기관이 STEM 교육 협력을 맺으면서 앞으로 미국 교육부가 NASA의 STEM 콘텐츠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유럽우주국(ESA)도 ESA 아카데미를 통해 초중고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STEM 교육 프로그램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우주 개발에 있어 STEM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방침에 따라 장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인 ‘우주 교육 2030’을 진행하고 있다.

과학 논쟁을 통해 양자역학을 발전시킨 닐스 보어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위키피디아 제공

지적 호기심과 STEM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의사소통 능력도 대단히 중요하다. 100년 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닐스 보어가 치열한 논쟁을 통해 양자역학을 발전시킨 바 있다. 아인슈타인은 그 자신이 양자역학에 크게 기여한 과학자 중 한 명이면서도 양자역학적 현상에 대한 해석은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적 해석을 반박하기 위해 여러 사고 실험을 고안했고 보어가 이를 다시 과학적인 근거로 반박하는 과정에서 양자역학이 더욱 발전했다. 중요한 것은 이 둘이 실제로는 친분이 두터웠으며 서로 논쟁을 하면서도 감정싸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인간은 로켓을 만들어 우주로 진출했고 달에 사람을 보냈으며 머나먼 토성의 위성에 무인탐사선을 착륙시켰다. 물리와 수학의 후예들은 여러 우주 관련 연구기관, 주요 기업 그리고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스타트업에서 활동 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우주 산업에 관한 관심이 다소 뒤늦게 시작됐고 STEM 분야의 공부는 날이 갈수록 입시를 위한 도구로만 여겨져 걱정된다. 우주에 관한 유명한 영화인 ‘인터스텔라’의 명대사를 통해 이 우려를 씻고 싶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단, 지적 호기심을 잊어버리지 않는다면….)

김상돈 스타버스트 한국 지사장

※필자소개 

김상돈 스타버스트 한국 지사장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공기역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KAI에서 12년 동안 항공기 개발과 국제 마케팅 업무를 했고 이후 프랑스로 건너가 모바일 기기용 통신 회사 ‘VMTS’를 운영했다. 2010년부터는 7년 동안 롤스로이스 한국 지사에서 항공 및 함정의 가스터빈 사업을 개발했다. 2021년부터 글로벌 우주 항공 액셀러레이터 및 투자사인 스타버스트 한국 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관련기사
수학동아 11월, [Space Math] 우주를 향한 인류의 호기심이 현실이 되려면?
 

[김상돈 스타버스트 한국 지사장,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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