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 속 미로를 홀로 탈출해야 한다면"…게임 '플로리스 다크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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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게임이란 무엇일까.
유저수가 많은, 매출이 잘 나오는, 인게임 그래픽이 화려한 재밌는 게임일까.
이런 개발 의도를 인정받아 플로리스 다크니스는 이달 15일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굿게임' 상을 수상했다.
스마일게이트의 인디 게임 플랫폼 스토브인디(STOVE)와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STEAM)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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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비장애인도 즐기는 '배리어프리' 게임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좋은' 게임이란 무엇일까. 유저수가 많은, 매출이 잘 나오는, 인게임 그래픽이 화려한 재밌는 게임일까. 사회에 화두를 던지고, 내가 알지 못했던 타인을 이해하게 하는 게임은 불편한 게임일까.
평소 이런 고민이 있었다면 올드아이스(OLDICE)의 '플로리스 다크니스' 플레이를 추천한다.
플로리스 다크니스의 문법은 단순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 미로를 소리에 의존해 탈출하면 된다. 유저는 시작 전 '헤드폰을 쓰고 소리에 집중해 주십시오. 눈을 감거나 가리는 것을 권장합니다'라는 안내 문구만 볼 수 있을 뿐이다.
안내대로 두 눈 대신 두 귀에 의존해 플레이하길 추천한다. 시각적 요소는 배제한 게임인만큼 안내 음성·효과음·배경음으로 구성된 사운드에 집중하는 게 훨씬 몰입감이 크다.
플레이 방법은 간단하다. 미로 속 길이나 위험 요소를 탐지해 한 칸씩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레이더를 활용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칸의 개수가 몇 개인지, 장애물이나 몬스터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다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첫 시도부터 난관에 빠졌다.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소리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은 너무 무섭게 다가왔다.
첫 번째 층 초반 미로에서부터 완전히 길을 잃었다. 미로 내 부는 바람 소리는 스산함을 더했다. 겁이 나기 시작하자 머릿속은 백지가 됐다. 방향 감각을 완전히 잃어 새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엄청난 반응속도가 필요하거나 제한 시간 내 미로를 돌파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두 번째 시도에는 머릿속으로 지도를 그려가며 한 발짝씩 움직였다.
신호발생기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도 중요했다. 미로가 복잡해질수록 외워놓은 길을 잃어버리기 십상인데, 신호발생기를 설치해 두면 해당 길을 다시 지날 때 다른 소리가 난다. 신호발생기가 있어 미로 속 내 위치를 유추할 수 있었다.
게임을 진행할수록 '볼 수 없다'란 네 글자가 주는 무게감이 더욱 깊이 박혔다. 벽에 캐릭터가 부딪힐 때마다 들리는 '억'하는 고통 섞인 소리도 난다.
낯선 공간에 놓인 시각장애인이 어떤 물리적 고통을 겪을지, 그런 상황에 놓일 때 어떤 심경일지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 장벽 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이란 생각도 들었다. 이런 개발 의도를 인정받아 플로리스 다크니스는 이달 15일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굿게임' 상을 수상했다.
박재형 올드아이스 대표는 "혼자 게임을 개발하며 힘들었는데 (수상으로)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며 "장애가 있는 분들이 더 많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세이브 포인트가 부족한 것은 아쉽다. 모든 미로를 클리어해야만 저장된다. 현재 플로리스 다크니스는 얼리엑세스를 진행 중이다. 스마일게이트의 인디 게임 플랫폼 스토브인디(STOVE)와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STEAM)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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