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써야 친환경···키보드 씻어 쓰는 법[지구용]

신지민 기자 2023. 11. 25.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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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보드, 물티슈만으론 안돼요 유선 키보드로 우선 세척 체험부터 해봤습니다.

맞은편 참가자분은 유선 애플 키보드를 가져오셨습니다.

뽑은 키캡과 키보드는 각각 알코올과 마른 브러쉬로 청소합니다(5번). 이후 재조립하고 컴퓨터에 연결해 테스트하면 끝(6번). "다음에는 혼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음을 지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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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환경연합 키보드·자전거 수리 워크숍의 교훈
유선 키보드는 물세척·무선 제품은 한층 주의해야
자전거 공기 주입, 체형·주행 취향 맞춰 적당량
사진제공=서울환경연합
[서울경제]

※기사 내 링크는 서울경제신문 홈페이지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 ‘수리 3부작(운동화·시계 고쳐쓰는 작가, 아이폰 배터리 교체 후기, 수리권 제도화하는 유럽’ 시리즈를 기억하십니까? 이번에는 짐니 객원에디터가 서울환경연합의 ‘키보드·자전거 수리 워크숍’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는 키보드 분해하고 세척하는 법, 자전거 바퀴에 바람 넣는 법도 배우면서 수리할 권리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왔습니다. 어려울 줄 알았지만 황혁주 리페어 라이프&디자인 대표님과 김윤정 싸이클러블 코리아 대표님의 필살 노하우 덕분에 최악의 똥손도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키보드, 물티슈만으론 안돼요

유선 키보드로 우선 세척 체험부터 해봤습니다. 유선은 전기가 통하지 않으면 플라스틱이나 다름없어서, 물청소를 하고 잘 말리면 된다는 황혁주 대표님의 설명입니다. 곧장 시원하게 씻기고 에어프레셔로(가정에선 드라이기 찬 바람이면 됩니다) 말려줬습니다(1번 사진).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놓아주면 끝. 이때 꼭 한쪽으로 기울여서 세워둬야 잘 마릅니다(2번).

1,3,4번 사진은 서울환경연합 제공

맞은편 참가자분은 유선 애플 키보드를 가져오셨습니다. 오래 전 커피를 흘려 센터에 갔는데 새로 하나 사라고 했다고 합니다. 버리기 아까워서 고이 간직하다가 이번 기회에 고치러 오셨다는데, 말이 끝나기 무섭게 키캡 리무버를 집어 드시더니 순식간에 키보드를 해체하셨습니다(3번).

선물 받은 무선 키보드를 가져온 또 다른 분도 계셨는데요(4번). 무선은 회로가 든 기판이 내부에 있기 때문에 조심히 닦아야 한다고 합니다. 뽑은 키캡과 키보드는 각각 알코올과 마른 브러쉬로 청소합니다(5번). 이후 재조립하고 컴퓨터에 연결해 테스트하면 끝(6번). "다음에는 혼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음을 지으셨습니다.

사진제공=서울환경연합

황 대표님은 "요즘은 키보드를 고쳐쓰기보다 버리는 추세"라며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손쉬운 소비와 폐기를 부추기는 다이소의 5000원짜리 키보드부터 판매 금지해야 한다고 말씀하시기도. 그리고 많이들 좋아하는 애플 제품 말입니다. 요새 나오는 무선 블루투스 키보드는 일체형이라 키캡 분해도 안 된다고 합니다. 기술 발전으로 기판까지 작아지면서 수리 자체가 어렵다고 합니다. 제품 기획 단계부터 수리권을 고려하도록 강제하는 법과 제도가 없으면 물건을 쉽게 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황 대표님은 거듭 강조하셨습니다.

자전거 공기 주입 밸브는 3종

이제 김윤정 대표님과 자전거를 손볼 차례입니다. 김 대표님은 '던롭, 슈레더, 프레스타' 등 세 가지 밸브 타입만 알면 끝이라고 하셨습니다. 던롭은 저가형에 사용되는 타입, 슈레더는 고압에도 견디며 자동차 바퀴로도 쓰이는 범용성 높은 따릉이 바퀴, 프레스타는 고가형에 쓰이는 밸브 타입입니다(아래 사진). 프레스타는 p, 슈레더는 s라고 적혀있어서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사진=신지민기자

던롭의 경우 집게형 펌프로만 공기 주입이 가능합니다. 나머지 2종은 어떤 펌프로도 바람을 넣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규격에 따라 호스 주둥이는 조금씩 달랐습니다. 한 참가자분은 “3종류를 하나로 통일만 해도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의견 주셨습니다. 격하게 동의했습니다.

얼마나 펌프질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도 있었는데요. 김 대표님은 "손으로 눌렀을 때 들어가지 않거나, 앉아도 바퀴가 안 눌리거나, 바퀴에 적힌 최소최대 공기압을 확인해본 후 본인의 체형과 주행 취향에 맞춰 넣으면 된다"면서 "펌프질은 운동도 돼서 좋다"고 하셨습니다.

모든 참가자분들이 바퀴가 터지기 직전까지 최선을 다해 주셨어요. 한 분은 바람을 처음 넣어 봤는데 “신세계가 열린 기분”이라고 하셨습니다. 덩달아 김 대표님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대표님은 주변에 자전거를 타지 않는 이유를 물을 때마다 ‘위험하다’, ‘바람 넣기 귀찮다’는 대답을 많이 들었다고 합니다.

활짝 웃고 계신 김 대표님. /사진=신지민기자

그렇지만 자전거는 자동차보다, 대중교통보다 탄소배출량이 훨씬 적은 친환경 교통수단입니다. Our World in Data의 이 자료에 따르면 1인·1km를 기준으로 자전거의 탄소배출량은 16~50g이라고 합니다. 편차가 있는 이유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의 무게나 뭘 먹었는지(고기를 먹고 자전거를 타면 탄소배출량이 더 많은 것으로 측정됩니다)에 따라 달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버스(79g), 이륜차(114g), 휘발유 자가용(170g)에 비하면 많이 낮은 수치입니다. 김 대표님은 "자전거는 바람 넣는 법만 배워도 이용 빈도를 늘려 탄소 저감에 도움이 된다"면서 자전거 애용을 영업하셨습니다. 김 대표님이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은 "같은 펌프를 10년째 사용 중"이라는 말씀에서 이미 엿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환경연합은 다음 수리 워크숍 품목으로 드라이기, 우산 등을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워크숍 공지는 서울환경연합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뭐 하나라도 수리하는 법을 배워두면 내 물건뿐만 아니라 남의 물건도 고쳐주고 효용이 클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옛날에는 옷도 수선해 입고 선풍기도 동네 수리점에서 고쳐 썼으니까요. 어느새 고장났다 하면 그냥 버리고 새로 사는 문화가 보편화됐을까요? 수리워크숍부터 수리권 법안 제정까지 독자님들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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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민 기자 jmgody@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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