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성과급’ 은행서 “비정규직은 10분 일찍 출근하라” 황당 갑질

노기섭 기자 2023. 11. 25.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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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근로자의 출근 시간만 영업 10분 전으로 못 박은 시중은행이 적발됐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24일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비정규직 근로자 차별 해소를 위한 금융업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런 내용이 담긴 은행·증권·보험회사 등 금융기관 14곳에 대한 기획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A 은행은 계약직 운용지침에 기간제·단시간 근로자만 출근 시간을 영업시간 10분 전으로 규정해 놓은 사실이 드러나 지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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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금융기관 14곳 대상 기획감독…법 위반 62건 적발
임신한 근로자에 시간외 근로·연차휴가 미 사용수당도 지급 안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비정규직 근로자 차별해소를 위한 금융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계약직 근로자의 출근 시간만 영업 10분 전으로 못 박은 시중은행이 적발됐다. 정부는 "비정규직 차별"이라며 시정할 것을 명령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24일 오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비정규직 근로자 차별 해소를 위한 금융업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런 내용이 담긴 은행·증권·보험회사 등 금융기관 14곳에 대한 기획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독은 제1금융권 은행 5곳, 증권 5곳, 생명보험 3곳, 손해보험 1곳을 대상으로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전국 6개 고용노동청에서 실시됐다. 감독 결과에 따르면 14곳 중 12곳에서 법 위반 사항 62건이 적발됐다. 이 중 7건은 기간제 및 단기·파견 근로자 등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에 해당했다.

A 은행은 계약직 운용지침에 기간제·단시간 근로자만 출근 시간을 영업시간 10분 전으로 규정해 놓은 사실이 드러나 지탄을 받았다. 이 은행은 직접 고용한 운전직 근로자에게 통상임금의 100%에 해당하는 특별상여금을 지급할 때, 파견근로자에게는 정액 40만 원만 지급하기도 했다. B 은행은 기간제 중 1일 8시간을 일하는 근로자에게는 월 20만 원의 중식비와 10만 원의 교통보조비를 지급하면서, 7시간 30분 일하는 단시간 근로자에게는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

C 증권은 정규직 근로자에게 추석 명절귀성비로 60만 원을 지급하면서 육아휴직 대체근로자 등 1일 6~7시간을 일하는 단시간 근로자에게는 이를 미지급했고, D 증권은 정규직 근로자에게 기본 700%의 상여급을 지급하면서 유사업무를 하는 기간제 근로자에게는 연봉액의 24.5~27.3%만 지급했다.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사례도 4곳에서 적발됐는데, 금액이 총 4억 원에 달했다.

B 은행은 퇴직근로자 103명분 연차휴가 미 사용수당 4412만 원, 재직근로자 96명분 6845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1일 7시간 30분을 근무하는 단시간 근로자에게 올해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하지 않고 금품을 지급하기도 했다. C 증권도 72명에 대해 1억9000만 원 상당의 연차휴가 미 사용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이 밖에도 B 은행은 임신한 근로자에게 시간 외 근로를 시킨 것으로 조사됐고, 산후 1년 미만 근로자에게도 법정 시간 외 근로 한도를 초과해 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법령에서 정한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보다 짧은 기간을 주거나 유산·사산휴가도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간보다 짧은 기간을 준 경우도 있었다. C 증권도 법령에서 정한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보다 짧은 기간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부는 적발된 12곳에 즉시 시정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와 같은 법령 위반 사항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다음 달 8일 차별 시정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감독대상 기업의 절반이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하고 있었다"며 "금융업의 경우 지속해서 감독을 했음에도 불합리한 차별과 노동법 위반사항이 계속되는 현실에 우리 모두가 반성하고 개선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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