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불꺼진 파주 용주골 폐쇄 눈앞…남은 업소도 찬바람만 '쌩쌩'

양희문 기자 2023. 11. 2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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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성매매 집결지라는 달갑지 않은 지명도 그 수명을 다해가고 있었다.

24일 0시께 경기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에 위치한 성매매업소 집결지 '용주골'은 한적함을 넘어 을씨년스러웠다.

전국적으로 성매매 집결지가 쇠락의 길을 걷는 상황에서 용주골도 그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손님들의 발길이 거의 끊긴지 오래다.

그러면서 "완전 폐쇄와 더불어 용주골 여성들이 타지역 성매매 집결지로 이동하는 걸 막기 위해 집결지가 있는 동두천시와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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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용주골 업소들에 '임대문의' 딱지 다닥다닥 붙여져 있어
파주시 폐쇄 적극 나서…22일엔 법규위반 건축물 강제철거
24일 오전 0시께 찾은 경기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에 위치한 성매매 업소 집결지 '용주골'. 오랫동안 방치된 탓인지 한 업소가 폐허처럼 변해 있었다.2023.11.24./뉴스1 양희문 기자

(파주=뉴스1) 양희문 기자 = 국내 최대 성매매 집결지라는 달갑지 않은 지명도 그 수명을 다해가고 있었다. 붉은 빛을 쏟아내던 거리는 어둠으로 가득했다.

24일 0시께 경기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에 위치한 성매매업소 집결지 '용주골'은 한적함을 넘어 을씨년스러웠다.

차량통행이 용이한 큰 골목에서 몇몇 가게만 영업할 뿐 많은 업소 유리창엔 '임대문의' 딱지가 붙어 있었다.

골목 사이로 들어가면 유리창이 깨지고 슬레이트 패널지붕이 내려앉아 있는, 그야말로 폐허가 된 업소가 수두룩했다. 흐릿한 창 너머로 보이는 TV, 의자, 난로에 수북이 쌓인 먼지는 현재 용주골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물론 일부 업소는 폐허가 된 건물들 사이에서 여전히 홍등을 켜고 행인들을 유혹했다. 일부 남성들은 이곳저곳을 배회하다가 마음에 든 여성이 있는 업소 안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전국적으로 성매매 집결지가 쇠락의 길을 걷는 상황에서 용주골도 그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손님들의 발길이 거의 끊긴지 오래다.

간혹 2~3명씩 돌아다니는 행인들이 보였지만 용주골 전체는 찬바람만 가득했다. 차량 수십 대는 족히 세워둘 수 있는 주차공간은 텅 비어있었다.

24일 오전 0시께 찾은 경기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에 위치한 성매매 업소 집결지 '용주골'. 집결지 맞은 편 건물에 '성구매, 알선은 범죄'라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져 있다.2023.11.24./뉴스1 양희문 기자

한 건물에 걸린 '성구매, 알선은 범죄'라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이 이곳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창 너머 여성들은 최근 경찰과 행정당국의 잇단 단속과 제재에 호객행위를 자제하며 조심하는 분위기였다. 남성들이 업소 앞을 지나가도 눈빛만 보낼 뿐 "놀다 가"라는 손짓이나 말은 거의 하지 않았다.

이곳을 생계로 해온 택시기사들도 어려움을 겪는 건 마찬가지였다.

고양은 물론 의정부와 서울에서 용주골까지 손님들을 실어 나르느라 정신이 없던 시절은 옛말이 된 지 오래였다. 택시들은 정류장에 줄지어 빨간 '빈차' 표시등을 켠 채 오지 않는 손님을 하염없이 기다릴 뿐이었다.

20년 경력의 베테랑 택시기사 A씨는 "10년 전만 해도 전국 각지에서 오던 사람으로 붐볐다"며 "그런데 요즘엔 이곳을 찾는 사람이 없어 한가하다. 어젯밤 단속도 있었는데 그러니까 사람들이 더 안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파주시는 올해 초 성매매집결지정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파주경찰서와 협력해 용주골 폐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일환으로 지난 22일엔 시청 직원과 용역회사 직원 등 300여명을 동원해 용주골 법규 위반 건축물에 대한 강제철거 작업을 벌였다.

24일 오전 0시께 경기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에 위치한 성매매 집결지 용주골. 과거 붉던 거리는 온데간데 없고 어둠만이 가득하다. 2023.11.24../뉴스1 양희문 기자

파주시의 적극적인 폐쇄정책으로 용주골은 사실상 폐쇄수순을 밟고 있다.

용주골은 현재 40여개 업소에서 100여명이 종사하고 있는데, 이는 1년 전과 견줘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시 관계자는 "행정집행 외에도 성매매 여성을 위한 정책도 마련했다"며 "대표적인 게 여성 1인당 최대 4420만원을 지원하는 조례안인데, 현재 3명의 여성이 해당 지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완전 폐쇄와 더불어 용주골 여성들이 타지역 성매매 집결지로 이동하는 걸 막기 위해 집결지가 있는 동두천시와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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