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도서관] 때론 참지 않고 떼 써도 괜찮아 그래야 멋진 어른으로 자란단다
맨날맨날 착하기 싫어
장아영 지음·그림 | 위즈덤하우스 | 40쪽 | 1만6000원
“참 착하구나.”
엄마가 그렇게 말한 날, 찬이 등에 날개가 돋기 시작했다. “양보도 잘하네, 참 얌전하구나”. 칭찬받을 때마다 날개가 자꾸만 커졌다. “형이 이렇게 의젓하니 동생도 보고 배우지” “얼마나 듬직한지 몰라”….
찬이도 동생처럼 엄마 아빠 팔에 매달려 그네를 타고 싶다. 동생이 책을 읽어달라고 보채면 “내 책 먼저 읽겠다”고, 동생이 피운 말썽으로 부모님이 자기를 야단칠 때는 “저도 몰랐어요”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커져버린 날개가 찬이의 입을 막았다. 찬이는 화가 나도 소리칠 수 없게 됐다. 날개는 찬이의 반짝이던 눈빛도, 명랑한 웃음도 가려버린다.
인정받고 칭찬받고 싶은 마음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자연스러운 욕구다. 하지만 아이라면 때론 말썽도 피우고 떼도 쓰는 게 자연스러운 모습일 것이다. 아이가 ‘나는 착해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이건 전혀 다른 문제가 된다.
기다리던 생일날, 동생이 찬이보다 먼저 케이크 촛불을 끄고 생일 선물 포장까지 뜯어버리자 마침내 찬이가 폭발한다. “내 거야, 내가 할 거라고!” 한바탕 울음을 터뜨리고 났을 때, 그 크던 찬이의 칭찬 날개가 떨어져 나간다. 가족들은 찬이를 꼭 안아준다. 아이다운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것이야말로 부모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일지도 모른다.
책 말미에 실린 해설에서 26년 경력 아동 심리 치료사는 “착함을 연기해야 하는 갈등 속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자기주장과 감정 표현을 어려워하며 타인의 의견에 순응하는 삶을 살게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아이 키우는 부모들이 마음에 새겨둘 만한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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