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 받은 미국작가는 왜 이탈리아어로만 글쓰나

백수진 기자 2023. 11. 2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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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타인을 번역한다는 것

줌파 라히리 지음|이승민 옮김|마음산책|276쪽|1만7000원

데뷔작 ‘축복받은 집’으로 퓰리처상을 받았던 줌파 라히리는 2012년 돌연 영어 대신 이탈리아어로만 글을 쓰겠다고 선언한다. 그는 아무런 연고가 없던 로마로 이주해 제2의 언어로 소설을 출간하고 이탈리아 작품들을 번역하기 시작했다. ‘왜 이탈리어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언어든 사람이든 나라든, 모든 것은 오직 타자와의 접촉, 친밀, 교류를 통해서만 새로워진다. (…) 이를테면 나는 작가이자 한 개인으로서 새로운 품종의 나를 길러내려 애쓰는 중이다.”

저자가 2015년부터 번역에 관해 쓴 에세이와 직접 번역한 작품의 서문 등을 엮었다. 인도계 미국인인 그는 벵골어와 영어를 동시에 구사하며 어렸을 때부터 두 언어를 끊임없이 번역해왔다고 털어놓는다. 작가이기 전부터 번역가였다는 그는 “텍스트에 대한 사랑을 충족시키기에 번역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고 말한다. 낱말 하나하나를 파고들어야 하는 번역 작업의 고통과 언어를 통해 또 다른 세계로 건너가는 기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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