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명의 가짜 환자가 정신병동에 입원한 사연
유석재 기자 2023. 11. 25. 03:02
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
수재나 캐헐런 지음 | 장호연 옮김 | 북하우스 | 500쪽 | 1만9800원
1969년 2월, 미국의 하버포드 주립병원에 데이비드 루리라는 환청 환자가 찾아왔다. ‘텅 비었고 소음이 난다’는 남자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린다는 것이다. 그에겐 조현병 진단과 정신병동 입원 조치가 내려졌다. 하지만 그의 진짜 이름은 데이비드 루리가 아니었고 환청 같은 것도 없었다. 그는 악명 높은 ‘로젠한 실험’의 첫 번째 환자였다.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자 데이비드 로젠한이 자신을 포함한 여덟 명의 가짜 환자들을 미국 각지의 정신병원으로 보내 의사들이 가려낼 수 있는지 테스트했던 것이다. 모든 병원이 그들을 정신병자로 오진했고 평균 20일 동안 병동에 갇혀 잘못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이 책은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선에 대한 오랜 논쟁거리를 만든 이 충격적인 실험의 이면을 추적한다. 로젠한의 실험엔 날조와 왜곡이 가득했다. 가짜 환자들은 위험에 속절없이 노출됐고, 정신병원에서 오히려 안정을 찾은 사람의 기록은 누락됐다. 그러나 ‘정신이상은 객관적으로 진단되는 것이 아니라 관찰자의 눈에만 드러난다’는 점을 부각시켰고, 사람의 성격과 도덕을 판단하는 정신의학에 과연 우리의 정신을 맡길 수 있는지 질문을 던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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