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K-콘텐츠 열풍 타고 ‘동남아 집결’

손봉석 기자 2023. 11. 25.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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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 강자들이 동남아시아 시장 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동남아는 전체 인구의 평균 연령이 낮고 경제 성장세가 뚜렷해 콘텐츠 기업들이 주목하는 요충지다. 특히, 인재풀과 인프라 수준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고, 저렴한 인건비 등 판관비 관리에 이점이 있어 현지 확장도 용이하다.

K-콘텐츠에 대한 호감도 역시 높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2년 해외 한류 실태조사에 따르면, 베트남(68.9), 태국(66.8), 대만(66.4), 인도네시아(63.5) 등 동남아 주요 국가의 수치는 전체 평균치(61.6)를 상회한다. 또한 현지 IP 산업은 성장 초기 단계로, 국내 기업들이 시장 선점 효과를 확보할 수 있는 최적기다. 때문에 최근 IP 비즈니스, 웹툰, 게임, OTT 등 다양한 영역의 콘텐츠 기업들이 동남아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합 콘텐츠 IP 홀딩스 스타트업 디오리진은 글로벌 IP 사업 강화를 위해 동남아 진출에 나섰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동남아 시장 공략을 기점으로 비즈니스 확장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디오리진은 인도네시아 및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3개국을 시작으로 해외 거점을 늘려 나가면서, 강화된 글로벌 역량을 토대로 콘텐츠 IP 유통 채널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디오리진은 인도네시아 사바나(Savana), 오핌(Opim), 도팔라(Dofala), 베트남의 시냅스(Synapse), 펠릭스(Felix), 그레이(Grey) 등 다양한 업체와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외에 북미, 일본, 중국 등 콘텐츠 3대 강국을 포함한 글로벌 중심의 IP 다각화 사업 및 공동 프로젝트도 기획하고 있다.



디오리진은 최원호 CFO, 강지석 IP 사업 본부장 등 풍부한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을 보유한 인력들을 영입하며, K-콘텐츠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동남아시아 제작 파이프라인 확장에도 돌입했다.

CJ ENM의 베트남 법인 CJHK엔터테인먼트가 기획·투자·제작한 ‘냐 바 누’는 올해 초 현지에서 흥행 신기록을 세우며 국민 영화로 떠올랐다. 국내를 넘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한 CJ ENM은 지난 2011년부터 베트남 현지 배급과 로컬 콘텐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영화 ‘퀵’으로 베트남 영화 배급 시장에 진출한 이후 극장, 배급, 제작 사업 등을 아우르며 연간 7~10여편, 지금까지 총 80여편의 한국 영화를 베트남에 꾸준히 소개해왔다.

웨이브는 지난 6월 베트남 현지 최대 미디어그룹 닷비엣VAC와 ‘OTT 등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교류 및 지식재산권(IP) 협력 강화’와 관련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닷비엣VAC는 2021년 기준 베트남 OTT 시장에서 점유율 35.9%를 기록하며 넷플릭스(24%)를 제치고 현지 OTT 1위를 달리고 있다.

K-웹툰 역시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많은 주목을 받으며 K-팝, K-드라마를 잇는 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2014년부터 라인웹툰의 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닷에이아이(data.ai)에 따르면, 라인웹툰은 태국 웹툰 플랫폼 부문에서 매출과 MAU(월간활성이용자수) 1위를 기록 중이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6월 태국 방콕의 대형 쇼핑몰 시암 디스커버리에서 진행한 한국 라면 홍보 팝업스토어 ‘보글보글 K-라면’에 파트너사로 참여해, 태국 오리지널 웹툰 IP로 현장을 꾸몄다. 해당 팝업스토어에는 농심·팔도·오뚜기·삼양의 한국 라면 브랜드 제품 약 7500개가 라면을 즐기는 웹툰 캐릭터와 함께 전시됐다.

카카오웹툰은 지난해 4분기 기준 해외 진출 작품 수가 3700여개에 달할 만큼 IP 개발에 집중 투자해왔다. 특히 태국에서는 현지와 한국의 크리에이터가 서로 협력하거나, 태국 전통 설화 기반의 오리지널 작품을 선보이는 등 IP 개발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태국법인과 넵튠의 자회사인 XR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사 맘모식스가 카카오웹툰 태국 현지 IP 활용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동남아 게임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센서타워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수는 2023년 1분기에 21억건을 돌파해 전세계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의 약 15%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도 동남아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최근 베트남 현지에 동남아 시장 개척을 위한 전진기지로 스마일게이트 베트남을 설립했다. 신흥 시장에서 모멘텀을 찾는다는 포석으로, 베트남 법인을 한국에 이은 핵심 개발센터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넷마블은 신의 탑: 새로운 세계, 그랜드크로스: 에이지오브타이탄, 세븐나이츠 키우기 등 3종을 7월부터 9월까지 순차적으로 동남아 등 글로벌 지역에 동시 출시했다. 그라비티는 지난 4월에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동남아 지역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네오위즈가 인수한 파우게임즈는 모바일 MMORPG ’프리스톤테일M‘을 대만, 홍콩, 마카오 등을 포함한 동남아 지역에 출시한 바 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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