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티브 잉글리시] K-만능시대
K-를 붙여 표현하는 것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영어로 잘 번역되지 않을뿐더러 의도하는 바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물론 순수 브랜딩 관점에서 보면 K-는 특정 대상을 소위 ‘한국적인 것’으로 바로 인식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쿠웨이트, 카자흐스탄, 케냐와 같이 영문 국가명이 K로 시작하는 나라들이 불평할지도 모르지만, 한국은 K라는 글자로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K-를 모든 단어 앞에 붙이면 해당 단어의 의미를 크게 단순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영어 원어민들에게 Korean pop, Korean food의 Korean 대신 K-라는 한 글자만 사용하게 되면 정확한 의미가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K-가 다른 명사 앞에 붙을 때마다 그 단어가 나타낼 수 있는 의미의 가장 좁은 의미로 단순화된다는 뜻이다. 또한, 다른 영어 단어에서는 볼 수 없고 K-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영어 원어민들에게는 친근하게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Korean music(한국 음악)은 모든 것을 아우르지만 K-pop은 팬이 아닌 일반 사람들에게는 방탄소년단(BTS)이나 블랙핑크와 같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부 가수만을 의미할 수 있다. K-food는 한국 음식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한국 바비큐나 찌개를 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한국에는 이밖에도 수많은 음식이 있다. K-beauty는 한국의 비비크림이나 획일화된 메이크업 스타일을 떠올리게 할 수 있다. Korean beauty로 쓰면 훨씬 더 포괄적인 개념이 된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뷰티 스타일은 매우 다양해졌다.
어떤 단어 앞에 K-를 붙일 때마다 한국에 대해 더 잘 알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쩌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전 세계가 한국에 대해 더 단순한 관점으로 바라보도록 유도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K- 표현은 한국을 더 강력한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어 유명하게 만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표면적이고 획일화된 이미지를 해외에 전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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