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작품상 4관왕·이병헌·정유미 주연상..30년 MC 김혜수 '안녕'[제44회 청룡영화상][종합]
영화 '밀수'가 제44회 청룡영화상에서 작품상, 남자조연상, 여자신인상, 음악상 등 4관왕으로 최다 부문 수상을 거뒀다. 배우 이병헌과 정유미는 남녀주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제44회 청룡영화상이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홀에서 개최됐다. 김혜수와 유연석이 6년 연속 MC로 나섰다.
이날 청룡영화상 작품상은 류승완 감독의 '밀수'가 차지했다.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는 "올 여름 극장에서 '밀수'를 관람해주신 514만 관객분들 감사하다. 올 여름 쟁쟁한 영화 사이에서 밀수에 큰 상을 주신 심사위원단께 감사하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물에 들어가고 쉽지 않은 것들을 다 만들어주신 위대하신 배우분들, 스태프분들 감사하다"라며 "올 2월에 친정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저나 류승완 감독이 영화를 할지말지 고민하고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살 때 용기 꺾이지 말고 잘해보라고 해주신 엄마가 이제 안 계셔서 그게 제일 마음이 아프지만 엄마가 함께 키워주신 아이들이 있으니 용기 잃지 않고 영화 만들겠다. 외유내강은 항상 관객분들이 기대하고 설렐 수 있는 영화를 만들겠다"라고 덧붙였다.
남녀 주연상은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병헌과 '잠' 정유미가 탔다. 이병헌은 "너무 감사하다. 저는 공중파를 무수히 봤는데도 긴장이 된다. 인생에서 후회되는 순간 중 한 순간이 10여년 전에 부산영화제에서 술이 잔뜩 취해서 박진영 씨를 만나서 춤 배틀을 하자고 한 기억이 있다. 그날 같이 있었던 배우들을 여전히 피해다니고 있다. 박진영 씨가 춤을 추니까 갑자기 생각났다"라고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엄태화 감독님 너무 감사하셨다. 한여름에 고생한 스태프들, 열연한 김선영 씨, 박보영 씨, 박서준 씨를 비롯한 배우분들 너무나 감사드린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병헌은 "영화를 하는 사람이라면 청룡영화상은 한번쯤 받아보고 싶을 거다. 제 손에 트로피가 들린 것을 보니 정말 공정하다는 생각이 든다. 송강호 형 농담이에요"라고 해 모두를 웃게 했다.
이병헌은 "사실 다음 달에 둘째 아이가 나온다. 태명은 왠지 모르게 '버디'라고 지었다. 지금 집에서 지켜보실 이민정 씨, 이준후, 버디 모두와 함께 이 영광을 함께 하겠다. 나이스 버디!"라고 깜짝 발표도 했다.
정유미는 줄곧 떨리는 목소리로 "너무 떨리고 감사한다. '잠'을 극장에 와서 봐주신 관객분들, 응원해주신 분들 감사하다. 시나리오를 저에게 주신 유재선 감독님, 현장에서 많이 배웠고 너무 감사하고 좋았다"라며 "제가 이 상을 받다니! 저희 스태프와 영광을 함께 하고 싶다"라고 기쁨을 전했다.
이어 그는 "마지막으로 고백을 하자면 저에게 영원한 '미스김 선배님' 김혜수 선배님, 10년 전에 선배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제가 배우 일을 할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이 자리에 지금까지 함께 있을 수 있었던 건 선배님 덕분이었다. 지금까지 너무 수고하셨고 언제 어디서든 아름답게 빛을 비춰주셨으면 좋겠다. 선배님과 이 상 함께 나누겠다.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남녀 조연상은 '밀수' 조인성, '거미집' 전여빈에게 돌아갔다.
남녀신인상은 '화란' 홍사빈, '밀수' 고민시가 받았다.
'범죄도시3'는 최다관객상을 받았고, 송중기, 김선호, 박보영, 조인성이 인기스타상을 차지했다.
이날 원밀리언이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고, 뉴진스가 축하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하니가 "혜인이 안 보이는데? Where are u?"라고 묻자 혜인은 "저 지금 여기! 조인성 배우님 옆이에요"라고 문자하며 무대에 올랐다. 뉴진스는 'ETA'와 'Super Shy' 퍼포먼스를 선보였고, 고민시, 조인성, 박정민, 도경수, 정수정이 무대를 즐기는 모습을 전했다. 정유미도 'Super Shy' 춤을 따라추며 영화제를 즐겼다. '밀수' OST에 참여한 장기하도 축하공연을 펼치며 모든 배우를 일으켜세웠고, 김완선, 박진영이 축하공연을 장식했다.
한편 1993년 제1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부터 진행을 맡아 온 김혜수는 이날 제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까지 30년 연속 MC를 맡고 올해를 마지막으로 작별을 알렸다. 시상식 마지막에 정우성이 등장해 "청룡의 여인 김혜수에게 보내는 영화인들의 연설을 전하러 왔다"라며 "30년 넘게 청룡영화상을 이끈 김혜수란 사람을 어떻게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영화인들이 김혜수를 통해 얻었던 위로와 지지, 영화와 영화인을 위한 김혜수의 뜨거운 지지가 있었기에 지금 청룡영화상이 있을 수 있었다. 청룡영화상이 곧 김혜수고 김혜수가 곧 청룡영화상인 시간이었다. 영원한 청룡의 여인 김혜수에게 이 청룡영화상이란 이름이 적힌 트로피를 전한다"라면서 김혜수에게 시상했다.
김혜수는 "1993년부터 2023년까지 청룡영화상이란 글씨가 각인돼 있다. 그 어떤 상보다 값지고 의미가 있는 특별한 상이다. 바로 지금이 그 순간인 것 같다. 일이든 관계든 떠나보낼 때는 미련을 갖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 시간 동안 충실했다고 자부했기 때문이다. 우리 영화인들의 동향을 알고 싶고 지향점을 함께하고 싶어서 시작한 청룡영화상과의 인연이 햇수로 31년이 됐다. 한 편 한 편 너무나 소중한 영화, 영화인들과 한 해를 마무리했다. 서른 번의 청룡영화상을 함께 하면서 우리 영화가 얼마나 독자적이고 소중한지, 진정한 영화인의 연대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 매년 생생하고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들으면서 영화인들에 대한 존경심을 배웠다"라고 말했다.
그는 "배우 김혜수라는 사람의 인생에 청룡영화상이 함께했다는 자부심이 있고 감사하다. 앞으로 영화를 마음껏 사랑하는 시상식이 되길 바란다. 함께 진행해주신 제 파트너들 배려 잊지 않겠다. 마지막을 함께 해주신 유연석 씨 너무 고맙다"라며 "여러분과 함께한 순간이 저에게 유의미했다"라고 전했다. 김혜수는 송중기, 조인성, 박해일, 이병헌, 김완선 등 여러 동료들의 응원과 염정아의 눈물 속에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감독상='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
▲신인감독상='올빼미' 안태진
▲남/여우주연상='콘크리트 유토피아' 이병헌, '잠' 정유미
▲남/여우조연상='밀수' 조인성, '거미집' 전여빈
▲최다관객상='범죄도시3'
▲인기스타상=송중기, 김선호, 박보영, 조인성
▲신인남/여우상='화란' 홍사빈, '밀수' 고민시
▲촬영조명상='올빼미' 김태경, 홍승철
▲각본상='다음 소희' 정주리
▲음악상='밀수' 장기하
▲미술상='거미집' 정이진
▲편집상='올빼미' 김선민
▲기술상='더 문' 진종현
▲단편영화상='과화만사성' 유재인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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