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광우의시네마트랩] 하드 보디의 흔적

2023. 11. 2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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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릭스에 공개된 두 편의 다큐멘터리가 나이든 영화 팬들의 흥미를 끌 만하다.

하나는 실베스터 스탤론의 영화 세계를 다룬 '슬라이'이고 다른 하나는 그와 경쟁 관계에 있었던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인생을 다룬 '아놀드'이다.

그는 판타지 만화를 영화로 만든 '코난'(1983)으로 주목받았고, '터미네이터'에서 기계에 맞서는 미래의 레지스탕스 지도자 존 코너의 어머니 사라 코너를 죽이려는 기계인간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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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릭스에 공개된 두 편의 다큐멘터리가 나이든 영화 팬들의 흥미를 끌 만하다. 하나는 실베스터 스탤론의 영화 세계를 다룬 ‘슬라이’이고 다른 하나는 그와 경쟁 관계에 있었던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인생을 다룬 ‘아놀드’이다. 실베스터 스탤론과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둘 다 1980년대 근육질의 육체를 바탕으로 스타 이미지를 구축했었다. 우선, 실베스터 스탤론은 주로 사회적으로 취약한 남성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1976년에 그가 만든 ‘록키’는 스포츠로 정상에 오르는 미국 하층 계급의 판타지를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고 1982년에 나온 원제가 ‘퍼스트 블러드’인 ‘람보’는 베트남전 종전 후에 귀국해서 민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외상후 장애에 시달리는 참전용사를 다루었다.

그에 비해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감정적인 면을 보여주기보다는 비현실적인 면을 자주 보여주었다. 그는 판타지 만화를 영화로 만든 ‘코난’(1983)으로 주목받았고, ‘터미네이터’에서 기계에 맞서는 미래의 레지스탕스 지도자 존 코너의 어머니 사라 코너를 죽이려는 기계인간으로 나왔다. 어느 쪽이든 현실적이지 않았다.

이 두 다큐멘터리는 그들의 어린 시절과 할리우드에서 성공하게 된 개인적인 성장담과 성공담을 다룬다. 그래서 아메리칸 드림을 다룬 철 지난 작품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 두 인물이 맡은 작품들이 지닌 국제정치와 관련된 측면을 다루지 않는다. 1980년대에 이들이 맡은 인물들은 국제적으로는 미국에 위협이 될 만한 적들을 상대하는 액션 영웅으로 바뀌었다. ‘록키4’와 ‘람보2’ ‘람보3’은 소련과 베트남에 맞서는 영웅을 그렸고, ‘코만도’와 ‘프레데터’의 적들은 중남미와 관련이 있었다. 그래서 미국을 상징하면서 미국의 적들에 맞서는 이들의 신체 이미지는 당시 미국의 군사력을 상징하는 ‘하드 보디’라고 부른다.

1990년대 초 사회주의가 몰락한 후에 미국에 맞설 만한 세력을 설정하기 어려워졌다. 그러자 그들은 이런 정세의 변화와 함께 하드 보디의 이미지를 고수하기 어려워졌고 차츰 액션 영화계의 중심에서 밀려났다. 그 이후 마블로 대표되는 슈퍼 히어로들이 그들의 위치를 차지했다. 이제는 마블 히어로들도 퇴조의 기미를 보이는데 워낙 많은 이들이 주인공으로 나와서 과연 이들도 스탤론과 슈워제네거와 같은 다큐멘터리를 나중에 선보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노광우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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