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지성처럼 연결된 나무에게서 상생을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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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의해 대량 채벌되며 숲이 사라져가고 있다.
그런데 훼손된 삼림을 살리겠다고 나무가 잘려나간 자리에 무작정 어린 묘목을 심는 것이 오히려 산불과 산사태를 야기하고 삼림 생물의 다양성을 훼손하며 탄소 흡수율 제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캐나다 벌목공 집안에서 자라며 산림생태학자가 돼 이런 현실을 눈으로 경험한 저자는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탐구해 그 답을 찾았다.
그들은 인간이 아이들을 기르는 것과 똑같이 어린나무에 음식과 물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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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나무를 찾아서/수잔 시마드/김다히 옮김/사이언스북스/2만5000원
인간에 의해 대량 채벌되며 숲이 사라져가고 있다. 그 한편에서는 벌목된 자리에 새로운 숲을 조성하려는 노력도 적지 않다.
책에 따르면 진균 네트워크는 숲 바닥을 온통 뒤덮으며 모든 나무를 별차리처럼 연결한다. 어린나무를 되살려내는 진균 연결 고리의 원천은 저자가 “어머니 나무”라고 칭한 가장 크고 오래된 나무들이다. 이 나무들은 어린나무는 물론이고, 늙은 나무와도 이어져 있으며 축삭, 시냅스, 마디 등으로 구성된 정글에서 중추적 고리 역할을 한다. 어머니 나무는 어떤 묘목이 자신의 친족인지 아닌지 구별할 줄도 안다. 그들은 인간이 아이들을 기르는 것과 똑같이 어린나무에 음식과 물을 제공한다. 아울러 어린 나무에 견줘 탄소도 더 많이 저장할 뿐 아니라 화재와 서리 피해를 줄이고 숲의 자연적 재생도 촉진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런 나무들 사이에 존재하는 연결 네트워크를 촘촘하게 연결된 인터넷망을 뜻하는 ‘월드 와이드 웹’에 빗대 ‘우드 와이드 웹(The Wood-Wide-Web)’이라고 부른다. 1997년 삼림 생명 다양성에 영향을 미치는 나무의 연결성과 소통에 관한 저자의 연구 논문을 실은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사용한 표현이다.
저자는 “나무와 식물은 인지하고 관계를 맺고 소통한다. 협동하고 결정하고 배우고 기억한다. 이는 우리가 보통 통찰력, 지혜, 지능의 결과로 간주하는 특징들”이라며 “인간이 아닌 모든 생물 종이 이런 주체성을 가진다는 것에 주목하면 그들도 우리가 스스로 부여한 만큼의 존중을 받을 자격이 있음을 받아들이게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인간이 나무를 살릴 수 있는가에 대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나무가 어떻게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가에 대한 책”이라고 강조한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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