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혁신위원들 "김경진 '시간끌기' 발언 조치 보고 사퇴 결정할 것"

인요한 위원장과 점심 자리서 요구사항 전달
"자유로운 토론할 수 있는 환경 조성해달라"
김경진 대변인직 사퇴에 "적절한 조치하리라 봐"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10차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23.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국민의힘 혁신위원들은 24일 '시간끌기'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경진 혁신위원에 대한 대변인직 사퇴 등 혁신위 차원의 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조치 강도 등을 보고 다음주 예정된 혁신위 회의 참석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임장미·박소연·이젬마 혁신위원은 이날 오후 SBS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을 둘러싼 '사퇴설'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박 혁신위원은 "(전날 회의에서) 한 혁신위원이 혁신위는 시간끌기용이라는 표현을 써서 거기에서 힘듦과 무력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임 혁신위원은 "흐름상 '비정치권에서 잘 모르는 무언가가 있으니 이쪽 세계를 좀 이해해달라', '너무 순수한 것 같다'라는 얘기가 나와서 거기에서 한 번 더 실망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정치권 위원) 3명이 먼저 납득해야 민심을 잡을 수 있고 진정어린 정치가 될 수 있을 텐데, '너희는 모르는 일이야', '그런 게 있어'라고 넘어갈 문제는 아니라고 봤다. 그래서 무력감을 느낀 부분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 혁신위원은 "'우리가 시간 때우기 용이었고, 선출직이 아니라 임명직이야' 이런 말들이 계속 쌓이면서 박 위원 눈물이 터지기도 했다"며 "가슴이 굉장히 아팠고 우리가 지금 뭐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사퇴를 결정하지는 않았다는 게 이 혁신위원들의 입장이다. 대신 이날 점심 자리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했고, 결과를 보고 자신들의 거취를 정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박 혁신위원은 "(인 위원장에게) 어제 불미스러운 표현들을 했던 김경진 혁신위원에 대한 사과를 요청했고, 그 부분에 대해 인 위원장이 충분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고 했다.

이 혁신위원은 "자유로운 토론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하니, 위원장도 알아들었다"며 "예전처럼 국민이 원하는 안을 만들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혁신위원의 대변인직 사퇴에 관해서는 "위원장이 적절한 조치를 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임 혁신위원은 "(인 위원장으로부터) 다음주 목요일 회의를 참석해달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들었고, 어떤 조치를 취하느냐에 따라서 정하겠다고 답변을 드렸다"며 "대변인을 바꾸는 등 여러 고민을 할텐데 어떤 식으로 될지에 따라 목요일 회의 참석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 일각에서는 이 혁신위원들의 사퇴설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내년 총선 등을 염두에 두고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들은 내년 총선 출마에 대해서는 "그런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혁신위원은 "어차피 (기한이) 60일이고, 생업이 있고, (혁신위원이) 큰 타이틀도 아니다"며 "혁신위 활동을 하면서 총선에 사심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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