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개인의 시대…21세기 사람들의 연결 고리는 ‘팬덤’[책과 삶]
팬덤의 시대
마이클 본드 지음 | 강동혁 옮김
어크로스 | 312쪽 | 1만8000원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은 다가올 미래가 ‘핵개인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더 이상 쪼개질 수 없는 최소 단위인 줄 알았던 ‘핵가족’이 분열하고, 개인이 각자의 역량과 생존을 고민하며 홀로서기하는 때가 온다는 것이다.
영국의 유명 저널리스트 마이클 본드는 이런 전망에 반기를 든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팬덤’이다. 다양한 팬덤이 현대사회를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21세기가 ‘고립된 개인의 시대’라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말한다. <팬덤의 시대>는 이런 그의 주장을 담은 책이다.
본드는 21세기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로 팬덤과 소속감을 꼽는다. 인간의 집단주의적 성향을 고려하면 인간은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고, 집단 정체성을 가질 때 비로소 내가 될 수 있다고 그는 본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등장으로 즉각적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열정을 공유하는 사람들 간의 유대감은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세졌다.
저자는 미국 중간 선거를 좌우한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들부터 마이클 잭슨의 아동 성범죄 무죄 주장 캠페인을 벌이는 그의 팬들, 1999년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기 난사범 팬덤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팬덤의 명과 암을 들여다본다. 이어 진보와 퇴보를 동시에 부르는 강력한 힘이자 무기인 팬덤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고민한다.
주요 사례로 K팝 팬덤이 등장한다. 2020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질식사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K팝 팬 수만명은 시위 감시 애플리케이션(앱)을 차단하고 인종차별적 트위터 캠페인을 중단시켰으며 ‘블랙라이브스매터’(BLM) 운동 기금을 모았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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