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활활’…불쏘시개 된 ‘드라이비트’ 주상복합
[KBS 대전] [앵커]
오늘 새벽, 대전의 한 주상복합 건물 1층 분리수거장에서 불이나 주민 수십 명이 연기를 마시고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불은 순식간에 14층 꼭대기까지 번졌는데 이번에도 불에 잘 타는 마감재, 드라이비트가 문제였습니다.
곽동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주상복합 건물 1층이 시뻘건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시커먼 연기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고, 소방대원들이 물을 계속 뿌려보지만 불길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습니다.
불이 난 건 오늘 새벽 4시 10분쯤.
대전 봉명동의 한 14층짜리 주상복합 건물 1층 분리수거장에서 시작됐습니다.
건물 앞에 주차돼 있던 차량 2대로 옮겨 붙었고, 외벽을 타고 빠르게 번져 옆 오피스텔까지 태웠습니다.
불은 한 시간 만에 꺼졌지만 외벽을 타고 옥상까지 순식간에 번졌습니다.
이 불로 주상복합 건물 입주민 20여 명이 대피했고 이 과정에서 17명이 연기를 들이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김서준/입주민 : "일단 그냥 살아야겠다 생각하고 나왔던 것 같아요. 어지럼증을 느껴서 한번 병원을 가보는 게 좋을 것 같았고…."]
불이 난 건물은 스티로폼에 시멘트를 발라 외벽 단열재를 만드는, 이른바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지어졌습니다.
앞서 2015년 15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도시형 생활주택 화재, 2017년, 29명이 숨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역시 같은 공법이 피해를 키웠습니다.
2015년 9월부터 6층 이상 신축 건물에는 드라이비트 사용이 금지됐지만, 이번에 불이 난 건물은 그 전인 2014년에 지어져 규제를 피했습니다.
[인세진/소방안전 전문가 : "앞으로 리모델링을 한다든가 또는 새롭게 짓는 건축물에는 가연성이 아닌 불연성 또는 준불연성의 재료를 사용해서 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소방당국은 정밀감식을 통해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밝힐 예정입니다.
KBS 뉴스 곽동화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곽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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