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비정규직 소송…대법원 3년째 묶여
[KBS 창원] [앵커]
창원공장 등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법 파견을 인정하고 정규직으로 채용해 달라는 소송이 9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만 3년 넘게 결론을 내지 못해, 노동자 백여 명이 다시 혹독한 겨울을 나게 됐습니다.
김효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국지엠 창원공장 정문 앞, 불법 파견 인정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줄지어 걸려 있습니다.
자동차 외형을 만들던 김경학 씨는 2017년 12월 해고 뒤 복직 투쟁에 나섰습니다.
벌써 5년째입니다.
[김경학/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장 : "(조합원들하고) 전화통화를 하면서 조금만 버텨달라는 지회장의 요청, 요구, 부탁 같은 것들도 요즘 많이 하고 있고요."]
한국지엠 불법파견 문제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 문제를 인정한 뒤, 2013년 창원공장 비정규직 5명이 회사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해, 이듬해 12월, 1심에서 승소했습니다.
이후 창원과 부평 공장에서 각각 78명과 114명이 소송에 나섰고, 2020년 항소심 법원까지 모두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한국지엠 측은 대법원의 판단을 요청했습니다.
3년 넘게 최종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소송에 참여한 노동자는 190여 명에서 102명으로 줄었습니다.
한국지엠 측이 해고 노동자 천7백여 명 가운데 소송 취하와 합의를 조건으로 650여 명을 '발탁 채용'한 것입니다.
주심 대법관 1명도 다음 달 임기를 마치게 돼, 재판부 변경 등을 이유로 판결이 다시 해를 넘기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대법원 판결이 더 늦어져서는 안 된다며, 최근 상복을 입고 시위에 나섰습니다.
[김경학/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장 : "저희가 대법원에 올라간 기간만 3년이거든요. 담당 대법관이 3년 동안 사건을 쥐고 있을 이유가 무엇이냐 묻고 싶었던 (거고요.)"]
대법원 사법연감에는 상고심에서 민사 사건 10건 가운데 9건은 2년 안에 판결이 나왔고, 평균 처리 기간은 349.5일로 1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박민재/그래픽:백진영
김효경 기자 (tell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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