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공항버스, 이제 외국어로 예약 가능
불교문화에 심취해 있는 프랑스인 필립. 그는 휴가를 맞아 서울을 거쳐 신라 불교 문화의 성지인 경주를 방문할 계획을 세웠다. 철도와 고속버스는 한국인 친구가 예약해 무사히 경주역까지 왔다. 이제 우버로 택시를 호출하려 했는데… 아뿔싸! 한국에는 우버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 필립은 일반 택시를 어렵게 잡았지만 목적지 설명에 난처해진다.
이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한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에서 운영하는 관광불편신고센터에서 최근 수년간 접수된 신고내용을 보면, 철도·고속버스·택시 등을 예약할 때 외국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거나 본인인증 및 해외 카드 결제가 불가하여 불만을 토로하는 내용을 다수 발견할 수 있다.
■ 외국인 관광객 천만명 시대
엔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 ‘천만명 시대’가 왔다. 관광공사와 교통업계는 지난 5월31일 총 8개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철도, 고속버스, 택시, 공항버스, 렌터카 등 교통수단을 외국어로 예약하고 해외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오고 있다.
먼저 (주)SR은 SRT 외국어 예약·결제 시스템을, 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과 (주)티머니는 글로벌 OTA ‘클룩’과 손잡고 고속버스 예약·결제 서비스를 구축했다. 티맵모빌리티(주)는 전국 공항버스 예약 서비스(국문)에 이어 외국어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며, 롯데렌탈(주)은 외국어사이트를 통해 렌터카 할인 등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주)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호출의 경우, 글로벌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 ‘스플리트(Splyt) 기술을 적용하여 별도 앱 설치 및 가입 인증 절차 없이 외국인이 자기 나라에서 사용하던 앱으로 카카오T 택시를 호출할 수 있다. 비자코리아는 공항리무진을 대상으로 비접촉 시스템을 도입했고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관광 공사는 교통서비스 개선과 함께 내년에는 공사 해외지사를 통해 해외 주요 박람회, 메가 소비자 이벤트 등과 연계한 현장 홍보, 해외 항공사·여행사 등과 협업한 홍보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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