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억 원이나 걷었는데…국회사무처, ‘유엔해비타트 한국위’ 설립 취소
[앵커]
유엔 산하단체인 것처럼 선전해 기업으로부터 44억 원의 기부금을 받은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에 대해 국회 사무처가 설립 취소를 의결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던 박수현 전 의원이 이 단체의 초대 회장을 맡았습니다.
추재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도시의 미래를 위하여!"]
도시화 문제 해결을 목표로 내건 한 단체의 출범식,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축전까지 보냈습니다.
이 단체의 초대 회장은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일 국회 사무처가 이 단체의 법인 설립 허가 취소를 의결했습니다.
로고와 명칭을 사용하는 데에 유엔해비타트 본부의 승인이 없었고, 본부와 협약을 체결하라는 시정 요구에도 불응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광재/국회사무총장/지난 8일 : "처음에 허가해 줄 때 저의 오류가 있었다는 점은 분명히 저희가 사과를 드리고…."]
이 단체에 출범 직후부터 3년 사이에 은행과 기업 등으로부터 모인 기부금은 44억여 원입니다.
여당은 국회 사무처가 애초에 설립을 허가해 준 주무 관청인 만큼 즉시 한국위를 고발하라고 압박했습니다.
[이양수/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 "4년여간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는 UN·공익·청와대 수석이라는 포장을 하고 국민들을 우롱해 온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위 측은 '사칭'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공식 문서를 주고받을 때에도 유엔해비타트 측이 명칭이나 로고 사용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박수현 전 대변인도 한국위는 본부와 처음부터 긴밀히 협의해 설립됐고, 설립을 인정받았다고 반박한 바 있습니다.
한국위 측이 행정 소송을 준비 중인 가운데 국회 사무처는 법률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꾸려 고발이나 수사 의뢰를 정식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입니다.
KBS 뉴스 추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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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재훈 기자 (mr.ch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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