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특급대우...울버햄튼 감독 공개 발언 "재계약 희망적, 중요한 선수"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황희찬을 설득하기 위해 감독이 직접 나섰다.
울버햄튼은 28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풀럼과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13라운드를 치른다. 울버햄튼은 리그 12위, 풀럼은 15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울버햄튼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는 황희찬이다. 영국 '디 애슬래틱'에서 활동하면서 PL 정보 관련 가장 뛰어난 공신력을 자랑하는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는 19일 "울버햄튼이 황희찬과 재계약을 논의 중이다. 황희찬의 기존 계약은 2026년까지 만료되지 않지만 그는 이번 시즌 핵심 선수가 됐다. 구단은 황희찬의 퍼포먼스에 대해 개선된 계약으로 보답하고 싶어한다"고 보도했다.
황희찬이 위기에 빠진 울버햄튼을 구할 에이스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2021-22시즌 황희찬은 RB 라이프치히에서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울버햄튼으로 임대를 떠나기로 결정했다. 황희찬은 임대 직후 반짝 활약하면서 성공적으로 영국 땅에 적응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22년 들어서는 활약상이 썩 좋지 못했다. 햄스트링 부상 후 경기력이 하락했고, 후반기에는 리그 16경기에서 1골 1도움이 전부였다. 그래도 울버햄튼은 황희찬을 완전 영입하기로 선택을 내렸다.
PL에서의 2번째 시즌, 완전 이적한 황희찬은 무언가 확실하게 증명을 해줘야 했지만 입지는 점점 불안해졌다. 리그 첫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쓰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이게 전반기 마지막 공격 포인트였다. 황희찬을 향한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땅은 카타르였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1, 2차전까지 황희찬은 매번 문제를 일으키는 햄스트링 부상 문제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필사적으로 재활을 진행했던 황희찬은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국을 16강으로 진출시키는 기적같은 극장골을 터트리면서 주인공이 됐다.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도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준 황희찬은 이 기세를 울버햄튼에서도 이어가길 바랐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또 햄스트링 부상이 황희찬의 발목을 잡았다. 다행히 3월에 복귀해서 리그에서 3골을 넣으면서 긍정적인 면을 남기고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후 황희찬은 매각설까지 시달렸다. 2022-23시즌 말미, 영국 '익스프레스 앤 스타'는 "많은 잉여 자원이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라울 히메네스, 조니 카스트로, 다니엘 포덴세, 라얀 아잇-누리는 울버햄튼에서의 시간이 끝나가고 있다. 황희찬 같은 선수들도 마찬가지"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팀의 재정적 상황이었다. 울버햄튼은 PL의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 규칙을 준수하기 위해선 수익을 올려야 했다. 이에 울버햄튼은 이적료 수익을 대거 챙기고자 핵심 선수들을 대거 방출했다. 후벵 네베스, 마테우스 누녜스, 나단 콜린스, 코너 코디, 라울 히메네스, 다니엘 포덴세 등 이적료를 벌 수 있는 선수들이라면 대거 매각했다. 디에고 코스타, 주앙 무티뉴 같은 고액 주급자도 모조리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팀에 불만을 품은 훌렌 로페테기 감독은 이별을 결정했고, 울버햄튼이 데려온 인물은 감독 경험이 매우 부족한 게리 오닐 감독이었다. 울버햄튼은 이때까지만 해도 강등권으로 분류됐다.
부정적인 뉴스만 들려온 울버햄튼을 구한 선수가 바로 황희찬이었다. 브라이튼과의 2라운드에서 팀이 1-4로 대패하는 와중에도 황희찬은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팀의 마지막 자존심을 살렸다. 크리스탈 팰리스와 리버풀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황희찬의 연이은 득점포에 오닐 감독도 황희찬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기 시작했다. 황희찬의 기세를 더욱 올려준 건 맨체스터 시티와의 만남이었다. 울버햄튼을 만나기 전 맨시티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시즌 첫 패배를 당하면서 분위기 반전이 반드시 필요했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울버햄튼전을 앞두고 "코리안 가이(황희찬)는 뛰어난 선수"라면서 황희찬 경계령까지 내렸다. 세계 최고 명장인 과르디올라의 경계에도 황희찬은 후반 21분 결승골을 뽑아내면서 팀의 리그 2번째 승리를 만들어냈다.
맨시티전 득점 이후 황희찬은 더욱 폭발하기 시작했고, 5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면서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황희찬은 10월에 미친 활약을 바탕으로 울버햄튼 이적 후 처음으로 팀 이달의 선수상까지 수상했다.
울버햄튼은 지난 14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황희찬이 10월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 그는 10월 3경기에서 모두 공격포인트를 기록했으며 올 시즌 세 번째 이달의 선수(사샤 칼라이지치, 페드로 네투, 황희찬)가 됐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먼저 황희찬은 아스톤 빌라(10월 8일, 8라운드)를 상대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본머스(10월 21일, 9라운드)전에서는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10월 29일, 10라운드)를 상대로 또 한 번 득점에 성공했다. 황희찬은 크레이그 도슨과 네투를 제치고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라며 인상적이었던 한 달 동안 활약상을 설명했다.
오닐 감독도 "황희찬에게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열심히 한 결과다. 열심히 한 공로를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 황희찬은 자신의 일에 전념하고 노력한다.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발전이 얼마나 필요한지 아는 선수다. 황희찬은 더 점점 건강해지고 있다"며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토트넘전에서 공격 포인트 연속 기록은 깨졌지만 페드로 네투가 돌아오기 전까지 울버햄튼은 황희찬을 필두고 공격을 풀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공식전 13경기 만에 7골 2도움을 터트리면서 완전히 잠재력을 터트리고 있는 황희찬을 위해서 재계약 제안을 건넨 것이다.
온스테인 기자는 "황희찬이 몰리뉴 스타디움에 남길 바라는 양측의 바람 덕분에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황희찬은 오닐 울버햄튼 감독 밑에서 뛰는 걸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건이 맞다면 연장 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오닐 감독이 황희찬의 재계약을 원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오닐 감독은 24일 황희찬의 재계약 관련된 질문을 받자 "물론 희망적이다. 실질적으로 업데이트된 것은 없다. 클럽은 분명 차니(황희찬 애칭)와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나는 황희찬의 열렬한 팬이므로 잘 진행되길 바란다"며 현재 협상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를 설명했다.
이어 "내가 부임한 이후 황희찬은 정말 대단했다. 요구했던 모든 부분을 수행하고 득점도 좋았다. 황희찬은 항상 미소를 띠고 있으며 투지와 결단력이 있다. 클럽에 있어 중요한 선수다. 현 계약보다 오랫동안 남을 수 있길 바란다"라며 황희찬이 팀의 핵심 선수라는 걸 분명하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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