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야권 단일화 ‘무산’…내년 1월 총통 선거 ‘3파전’
집권 여당 민진당과 혼전 예고
결과 따라 양안관계 향방 촉각
내년 1월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에서 최대 변수로 떠올랐던 야권 후보 단일화가 무산됐다.
대만 중앙통신사 등은 전날까지 단일화 협상을 벌였던 제1야당 중국국민당 허우유이 후보와 제2야당인 대만민중당 커원저 후보가 후보 등록 마감일인 24일 오전 각각 부총통 후보를 지명하고 후보 등록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대만 총통 선거는 정·부 후보가 함께 출마하는 러닝메이트제로 치러진다. 친중 성향인 국민당과 민중당은 정권교체를 위한 후보 단일화 추진에 합의해 각각 부총통 후보를 지명하지 않은 채 단일화 협상을 벌여왔으나 합의에 실패함에 따라 양당이 정·부 후보를 확정해 각각 선거를 치르기로 한 것이다.
두 야당이 이날 각각 부총통 후보를 지명해 후보 등록을 마침으로써 총통 선거는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무소속 출마를 준비해온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는 이날 후보 등록을 하지 않고 “정권교체를 위해 희생하겠다”며 출마를 포기했다.
집권여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은 앞서 라이칭더 현 부총통과 샤오메이친 주미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부 대표를 정·부 총통 후보로 후보 등록을 마쳤다. 야권 후보 단일화가 결렬되고 세 후보 진영 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됨에 따라 선거는 막판까지 혼전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야권 분열은 여당에 유리한 구도다. 민진당 라이 후보는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우위에 있었지만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야권 후보들에 열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후보 단일화는 무산됐지만 민진당도 안심할 수 없는 입장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라이 후보와 야권 후보들 간 지지율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후보 등록이 시작된 지난 20~21일 대만 인터넷 매체 마이포모사(미려도전자보)가 조사기관을 통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세 후보 지지율 격차가 모두 오차범위(±3%포인트) 안에 있기도 했다. 이 같은 지지율 변화 추이가 야권 단일화 무산 배경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국민당과 민중당 모두 단일화를 하지 않더라도 민진당과 싸워볼 만하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다.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이번 대만 총통 선거는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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