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전 찍고 울산 간 한동훈…‘총선 리허설’ 비판 도마에
현대중 찾아 “선각자 정주영”
민주당 겨냥 “멍청아” 발언도
일주일 사이 지역현장만 3곳
가는 곳마다 ‘정치적 언행’
민주당 “사전선거운동” 지적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4일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을 방문했다. 지난 17일 대구, 21일 대전에 이어 일주일 사이 정책현장 방문만 3번째였다. 한 장관은 가는 도시마다 정치 참여를 준비하는 듯한 언행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직 법무부 장관이 전국을 투어하며 총선 리허설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는 인력난에 시달리는 조선업에 외국인 노동자 수급을 늘리겠다는 정책을 들고 울산을 찾았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1973년 조선소 공사를 위해 지프 몰고 가다 울산 바다에 추락해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일화를 언급하며 “정주영 같은 선각자의 용기”와 “젊음을 바친 울산 시민들”을 추켜세웠다.
한 장관은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설치는 암컷’과 같은 표현을 허용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취지로 글(It’s Democracy, stupid. 이게 민주주의다, 멍청아)을 남긴 데 대해 “인종·여성 혐오 발언을 구사하는 사람이나 집단은 공론의 장에서 퇴출당하는 것이 세계적인 룰”이라며 “이게 민주당이다. 멍청아. 이렇게 하는 게 국민들이 더 잘 이해하실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말이 빨라 죄송하다.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서울 살면서 말이 빨라진 거지 전에 지방(에) 살 때는 충청도 살면서 사투리 느리게 썼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에서도 “태어난 곳은 춘천이고 어릴 적 자란 곳은 청주”라고 했다. 지역 기반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총선 출마 지역으로 춘천이나 청주를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한 장관은 지난 17일 대구를 찾아 “산업화를 시작한 대구시민을 존경한다”고 말하고, 기차 시간을 3시간 미루며 시민들과 사진을 찍었다. 지난 21일 대전에선 “과학기술 발전의 상징과 희망이 된 곳”이라고 했다. “여의도 300명만 쓰는 사투리가 아니라 5000만이 쓰는 언어를 쓰겠다”고도 했다. 정책현장 방문이 기존에 두 달에 한 번꼴이었던 것에 비하면 최근 행보는 이례적이다.
민주당에서는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란 지적이 나왔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22일 MBC 라디오에서 “대구에서 기차 시간 연장하면서 사진 찍는데 장관, 국무위원이 할 일이 아니다”라며 “사전선거운동 하는 것이다. 공무원법 위반”이라고 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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